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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리브라운 Sep 21. 2020

'호날도형 인간' vs. '매시형 인간'

팀장의 팀원 관리 노하우 (9)



Question


대기업 팀장입니다. 요즘 저희 팀원 한 명 때문에 고민입니다. 학력도 좋고 머리도 좋은 것 같은데 문제는 일을 열심히 안 한다는 것이죠. 출근 시간에 겨우 맞춰서 출근하고. 출근 후 처음 20분은 커피 마시면서 시간 다 보내고. 일도 항상 설렁설렁 해서 실수가 잦고. 자기 일을 마쳤건 마치지 못했건 관계없이 퇴근 시간 되면 칼 같이 퇴근하고.


이런 사람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리더십이 부족한가요? 어떻게 해야 하죠?




Answer


아, 골치 아프시겠어요. 그 기분 저도 잘 알죠. 저도 그런 팀원들이랑 일 많이 해봤거든요. 진짜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팀장님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장님 리더십에 문제가 없더라고 팀 내에는 그런 빵꼴라 팀원이 한두 명쯤은 있을 수 있습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팀원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질문하셨는데요. 그보다 앞서 먼저 하셔야 할 질문은 "그런 팀원을 동기부여하는 게 과연 맞는가?"입니다. 팀원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거든요. 아주 극단적인 두 부류로 '호날도형 인간'과 '매시형 인간'이 있습니다. 



'호날도형 인간' vs. '매시형 인간'


호날도는 '혼알도'를 빨리 읽은 것입니다. '혼알도'는 '자서도 아서 맡아 하는'의 준말이죠. 반면 '매시'는 그냥 '매시'입니다. '사에 켜야만 하는'의 준말이죠. 


죄송합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쏘커 플레이야'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호날도(혼알도)형 인간: 혼자서도 알아서 도맡아 하는 사람
매시형 인간: 매사에 시켜야만 하는 사람


호날도형 인간은 가만 놔둬도 혼자서 자기가 할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입니다. 일을 안 시키고 며칠 두면 아마 이런 질문을 하겠죠. "제가 A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요?" 아니면 "제가 B를 한번 해봤는데 이런 효과가 있더라고요."


매시형 인간은 가만 놔두면 그냥 가만있습니다. 특별히 일을 찾을 생각도 안 하고, 일을 찾으려고 해도 찾지 못하죠. 일을 찾아서 할 만큼의 의지도 실력도 없으니까요. 


한 마디로 동사무소에 딱 적합한 사람이죠. 오늘날 주민센터가 아니라 옛날 동사무소 말씀입니다. 제가 동사무소에서 한 1년 반 동안 복무한 적이 있었거든요. 저는 동사무소 복무 당시 처음에는 호날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를 다들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부담스럽다고. 그래서 재빨리 매시로 변신했죠.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한글 떼기 전인 아주 까마득한 옛날 옛적 얘기일 겁니다. 오늘날 주민센터에 계시는 분들 중에서는 저 같은 불행한 매시가 또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날 주민센터는 옛날 동사무소와는 다르게 매우 바쁘... 겠죠?


어쨌든...


그런데 팀원의 유형을 왜 이런 식으로 구분해야 할까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팀원의 성향이 '호날도형'이냐 '매시형'이냐에 따라 대응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업무를 지시하는 방식, 동기부여하는 방식, 보고 받는 방식 모두 팀원의 성향이 둘 중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호날도와 매시에 대한 대응방법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호날도'와 '매시'의 대응방법


(1) 업무를 어떻게 지시해야 하는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호날도는 가만 놔둬도 알아서 일을 하기 때문에 가만 놔둬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매시는 가만 놔두면 안 됩니다. 시키는 일 아니면 아예 하지를 않으니까요. 따라서 매시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마이크로 매니지 해야 합니다. 


매시에게는 해야 할 일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안 합니다. 아니, 못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언제까지 끝마쳐야 하는 지도 확실하게 지시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일을 하기는 하지만 마냥 질질 끌게 되죠. 이건 안 하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죠. 그리고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그 진도를 체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진도가 안 빠집니다.


우리는 흔히 마이크로 매니징이 나쁘다고 하잖아요. 부작용이 크니까요. 맞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은 받는 사람은 물론 하는 사람까지 모두 피곤하게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시는 마이크로 매니징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일이 아예 안 돌아가니까요. 물론 일이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지시한 업무만 돌아가고 그 외 업무는 돌아가지 않겠죠.


반면 호날도는 마이크로 매니징하면 큰 일 납니다. 먼저 호날도 자신이 너무 답답해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고요. 또 호날도의 특징은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인데 그런 호날도에게 업무 범위를 정해주고 그 범위 내에서만 일을 하라고 하면 호날도의 장점을 충분히 못 살리겠죠.  


부연 설명드리자면 호날도는 혼자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때로는 팀장이 시키지 않은 일도 스스로 찾아내서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팀장이 미처 생각하지 못해 놓치고 있던 업무를 발견할 수도 있고요. 또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업무를 기꺼이 도맡기도 하고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팀에 기여를 하죠. 그런데 만약 호날도에게 정해준 업무 외에는 하지 말라고 하면? 호날도의 가치를 십분 활용하지 못하겠죠.


따라서 호날도는 큰 목표만 설정해 주고 알아서 일을 하도록 하는 게 상책입니다. 스케줄 관리도 너무 타이트하게 하지 마세요. 한번 믿고 맡겨 보세요. 외부 미팅 다녀오겠다고 하면 자유롭게 다녀오게 하고요. 재택하고 싶다면 믿고 재택 시키세요. 



(2) 업무량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호날도의 경우는 가급적 일을 덜어주십시오. 호날도는 일이 너무 많으면 호날도로서의 기능을 다 발휘하지 못합니다. 호날도는 오히려 일이 적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하죠. 손이 비어 있어야 머리를 더 많이 쓰고, 또 새로운 업무를 찾아서 맡으려고 할 테니까요. 


그러면 호날도의 업무를 덜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매시에게 주세요.


매시는 시키는 일 외에는 하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자꾸 일을 시켜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자꾸 일을 안 하려고 할 테니까요.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 있잖아요? 매시가 아무리 게으르고 머리가 나쁘다고 한들 서당개만 못하겠어요? 일을 하다 보면 달인의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요령을 하나둘씩 터득하다 보면 업무 효율이 아주 약간은 높아지겠죠. 그러면 일을 끝마치는 시간도 앞당겨지고요. 


그런데 매시는 업무를 일찍 마치고 시간이 남아돌아도 절대로 다른 일을 찾아서 하지 않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으면요. 그러니까 매시는 자꾸 일을 시켜야죠. 그냥 이 일 저 일 계속 시키세요. 그것이 매시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호날도로부터 업무를 덜어서 매시에게 던지십시오.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호날도의 업무량은 줄여주시고 매시의 업무량을 최대한으로 늘려주세요. 그래도 결국에는 호날도의 업무량이 더 많아질 수 있습니다. 호날도는 스스로 계속 일을 찾아서 하니까요.



(3) 동기부여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앞서 호날도는 마이크로 매니징도 하지 말고 업무도 계속 줄여주시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방치하라는 말씀은 아닙니다. 일을 열심히 하도록 어느 정도는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동기부여를 하면 좋을까요? '믿는다'는 사인을 아주 가끔씩 주십시오. "이 대리는 내가 특별히 얘기하지 않아도 혼자서 일을 찾아서 잘하니까 얼마나 믿음직스러운 지 몰라", "이 대리, 내가 이 대리만 믿는 거 알지?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뭐 이런 류의 약간은 낯간지럽지만 그래도 듣는 이대리는 좋아할 만한 코멘트 있잖아요. 그런 코멘트를 계속 날리면 됩니다. 표현은 각자 말투에 따라 하시고요. 그래야지 어색한 티가 나지 않으니까요. 요지는 '나는 널 믿으니까 내가 특별히 지시하지 않아도 네가 혼자서 다 알아서 해야 된다'입니다.


매시는 ... 하~아... 아직 동기부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동기부여하지 마세요. 아무 효과 없습니다. 가끔씩 혼내고, 또 가끔씩은 칭찬하고 하면서 어르고 달래줘야 합니다. 단, 혼내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감이 오지 않는다고요? 학창 시절 공부 안 하고 맨날 까불대던 녀석들 생각하면 됩니다. 선생님께서 이런 애들한테 "나는 너만 믿는다"라는 말씀을 하신다고 해서 얘네들이 갑자기 개과천선하고 주경야독 할까요? 천만의 말씀. 선생님의 믿음을 야멸차게 배신한 채 계속 까불겠죠. 이런 애들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게끔 동기부여를 한다? 꿈같은 얘기죠. 빨리 꿈에서 깨십시오.


내 중학교 동창 중에서 까불던 애들은 다들 지금 어디서 뭐 하나? 뭐 하긴 뭐하겠어요. 어디서 '매시'하고 있겠죠.


호날도의 경우 혼내고 칭찬하는 것을 남발하면 안 됩니다. 너무 자주 반복적으로 혼내면 반감이 생길 수 있죠. 가끔씩 칭찬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또 너무 크게 우쭈쭈 해주면 사방에 오지랖을 펼치고 다닐 소지가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엉뚱한 짓을 할 수도 있고요. 이것이 지나칠 경우 잘못하면 대형 사고로까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역량을 뛰어넘는 무모한 시도를 하다가 큰 사고를 치는 경우도 여럿 봤습니다.


이런 애들이 동기부여한다고 과연 열심히 공부를 할까요? 아휴~! 그냥 뒤룩뒤룩 살만 쪄갖고는... [사진 출처: 영화 '바람']


(4) 보고를 잘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보고를 하라는 지시는 매시나 호날도 모두에게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팀장 보고를 즐기는 팀원은 아마 이 세상에 없지 않을까요? 이것은 설사 호날도가 아니라 호날도 할애비라고 해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래서 보고를 하라는 지시는 매시나 호날도 모두에게 꼭 해야 합니다. 단, 지시하는 방법은 서로 다르게 해야죠.


먼저 호날도에게는 가끔가다 한 번씩만 지시하면 됩니다. 보고 방식이나 보고서 양식 등에 대해서는 너무 구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것보다는 본인이 보고하고 싶은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리웨이(leeway)를 많이 주는 게 더 좋겠죠. 


그리고 가급적 일대일 미팅보다는 전체 회의 때에 보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호날도의 주요 동기부여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타인에 의한 인정'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본인의 성과를 마음껏 과시하고 뽐낼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면 매시에게는 매번 지시를 해야 합니다. 지시를 하지 않으면 아마 아무 보고도 안 할 걸요? 전체 회의를 할 때에도 매시는 말할 기회를 주기 전에는 아무 말도 안 할 겁니다. 극단적인 매시의 경우에는 콕 집어서 의견을 내도록 강제하기 전에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발언을 하더라도 "특별한 이슈 없습니다" 또는 "잘 되고 있습니다" 류의 의례적인 말만 할 가능성이 높고요.


따라서 매시에게는 보고하라는 지시를 매번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엇을 어떤 식으로 어떻게 보고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보고 방식까지도 일일이 정해줘야 합니다. "너무 시시콜콜하게 가이드라인을 주면 딱 그것만 하고 말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매시들은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주지 않으면 그마저도 안 합니다. 그냥 시키는 내용만 보고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매시의 경우에는 시키신 내용만 보고 받아도 아주 선방하신 겁니다.


Yay! 매시가 시킨 내용을 전부 다 보고했다! 맞습니다. 축하할 만한 일이죠. 축배를 드십시오. [사진 출처: 미드 'The Office']



(5) 둘 중 누구를 먼저 승진시켜야 하는가?


이건 너무 어비어스(obvious) 하죠. 당연히 호날도를 먼저 승진시켜야죠.


일단 혼자서도 일을 잘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업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는 얘기죠. 적어도 우리 조직이 지금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은 갖추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분의 경우 내공을 조금만 더 갖추면 다른 팀원들에게 어떤 일을 시키면 좋을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팀원들 관리 감독도 잘할 수 있고요. 


반면 매시는 호날도보다 늦게 승진하는 게 맞습니다. 아니, 아예 승진을 시키지 않는 게 더 좋습니다. 본인 일도 스스로 찾아서 못하는데 다른 팀원들 업무까지 제대로 챙길 수 있겠어요? 아마 임원이 지시한 내용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치겠죠. 설상가상으로 임원이 시키는 일을 전부 다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서 팀원들을 업무의 홍수에 빠뜨리겠죠. 


매시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매시는 그냥 만년 팀원으로 남는 게 회사는 물론 본인에게도 좋습니다. 매시도 팀장 역할을 피하고 싶을 거예요. 골치 아프니까요. 개중 팀장 타이틀을 탐내는 분이 있을 수는 있지만 팀장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분은 아마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타이틀은 원하지만 책임지기는 싫은 거죠. 매시는 원래 습성이 그렇거든요. 누가 시켜서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굳이 하려고 하지 않죠.


초극단적인 매시 Stanley 아저씨. 나이는 대땅 많은데 아직도 평사원 [사진 출처: 미드 'The Office']



호날도와 매시 중 승자는 누구인가?


지금까지 호날도와 매시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한 가지. 둘 중 회사에서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대기업으로 치면 임원의 별을 다는 분은 누구일까요? 이건 앞의 질문처럼 그렇게 어비어스 하지는 않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호날도가 성공하는 게 맞죠. 그리고 실제로 많은 경우 혼자서도 알아서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이 매사에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의외로 매시가 성공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보수적인 대기업일수록 더 많겠지요.


호날도에게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호날도의 장점이 호날도의 최대 약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혼자서 일을 도맡아서 하는 분들이 가장 흔히 받는 비판 중 하나가 바로 '주제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일을 찾아서 도맡는 행위는 자신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 '나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팀원 중 누군가가 새로운 업무를 제안하거나 회사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팀장님께서 늘 하시는 말씀 있죠? "일 좀 그만 벌이고 시키는 일이나 잘하지!" 호날도 역시 이런 말을 종종 듣지 않을까 합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회사일수록 더 그렇겠죠. 


그리고 정말 꽁하고 실력 없는 임원이나 팀장님 입장에서는 호날도의 이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가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소극적인 상사 입장에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조금은 드세 보일 수도 있는 호날도가 팀원으로서 결코 편하지만은 않겠죠. 이런 이유로 호날도는 일은 일대로 하지만 승진에서는 맨날 물먹는 '직장의 봉'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시가 승진할 가능성이 높냐 하면 그건 또 아니죠. 시키는 일 외에는 도무지 하지를 않는 분에게 팀원 관리를 어떻게 맡기겠어요?


하지만 매시가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추게 되면 얘기가 완전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 역량은 다름 아닌... 글쎄요, 이것을 역량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역량은 다름 아닌 많은 분들이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알량한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결국은 갖추는데 실패하는 '아부의 능력'입니다. 


매시가 아부의 능력을 갖추게 되면 호날도 저리 가라 할 파워를 갖게 됩니다. 물론 웬만한 수준의 '아부력'으로는 안 되겠죠. 업무 역량을 방까이 하고도 남을 만큼의 충분한 수준이 아니면 힘들겠죠.


매시의 경우 일단 시키는 일은 잘하죠. 그런데 일을 하면서 상사의 비위를 싹싹 맞춰주기까지 하면 상사 입장에서는 '왔다'죠. 일단 팀원으로서 부리는 맛이 납니다. 그리고 그런 팀원은 대하기도 편하죠. 일이 적다고 불평을 해, 아니면, 쓸데없는 일을 벌이기를 만들기를 해. 배우자감으로 치면 절대 순종형이죠. 어떤 불합리한 지시에도 절대 순종만 하는 순둥이 바부.


물론 제대로 된 임원이나 팀장이라면 이게 참말인지 아부인지 판단해서 구별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임원이나 팀장만 있는 건 아니죠. 그리고 이러한 제대로 돼먹지 못한 임원이나 팀장들이 있는 조직에서는 아부 잘하는 매시가 호날도를 제치고 승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씁쓸하지만 어쩌겠어요. 그게 현실인데요. 받아들여야죠. 아니면, 나 또한 자존심을 굽히고 아부력을 키우거나. 아니면, 조직을 옮기거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퇴사하거나.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샌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어쨌든 팀원을 대할 때에는 그가 어떤 타입인지에 따라 달리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두 부류로 호날도와 매시를 들 수 있는데 호날도인지 매시인지에 따라 업무를 지시하는 방법, 동기부여하는 방법, 보고를 받는 방법도 다 달리해야 합니다.


네? 호날도 매시보다 손흥민 선수가 짱이라고요? 손흥민 선수가 키도 크고 달리기도 더 빠르다고요?


지금까지 제 말씀 안 듣고 뭐하신 거예요?


축구는 손흥민!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팀원의 성향이 '호날도형' 이냐 아니면 '매시형'이냐에 따라 그를 대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2. 호날도는 '혼자서도 알아서 도맡아 하는 사람'을, 매시는 '매사에 시켜야만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3. 이론상으로는 호날도가 성공하는 게 맞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매시가 아부력을 갖추면 오히려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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