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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워케이션? 한달살이의 시작과 폭망의 서막

부푼 꿈을 꾸고 간 워케이션은 폭망에 가까웠다

by 포코아

퇴사한 지 6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하루에 4시간만 일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일할 줄만 알았지 쉬는 방법은 전혀 몰랐던 나는 야근 대신 침대 위에서까지 새벽작업을 이어갔고,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5시에 기상하는 모닝기상 챌린지(혼자 한 거다)까지 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노트북만 바라보다 보니 눈은 퀭하고 허리는 아작이 나기 직전이었다.


일하면서는 휴가를 내고 피곤에 쩔어 집에서 쉬기 바빴던 내가, 돌아보니 내 20대 후반에는 제대로 된 여행 한번 가본 적이 없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뭐 그렇게 열심히 했을까 싶다. 월급 이상으로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도 그때는 사명감과 책임감이라는 게 있었지.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일종의 병이었던 것 같다.

해외로 훌쩍 떠나볼까 생각도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주도가 차선책으로 떠올랐다. 너무 재미없게 살았던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그때만큼은 혼자서라도 어딘가 떠나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런데 휴가를 낼 필요도 없으니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잖아? 그랬는데도 문제는 내 엉덩이가 너무 무겁다는 거지.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잔뜩 했지만 현실은 집에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친구가 갑자기 이러는 거다. "표를 당장 끊어!"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친구가 말하는 앞에서, 정말 그 자리에서 제주도로 가는 티켓을 바로 끊었다.


짐을 이것저것 챙기며 나름 목표를 세웠다. "한 달 살이를 해보자!" 그래도 마음 한구석엔 이런 생각도 있었다. "아니야, 5일 안에 돌아올 수도 있어. 너무 기대하지 말자." 그래서 짐도 적당히 챙기고, 노트북 하나만 들고 떠나기로 했다. 일도 하면서 제주도에서 머물 수 있다니, 그 자체가 엄청 설레더라. 대단히 멋지고 신나는 일 같았다.


그리고 이왕 가는 김에 꼭 해보고 싶었던 도전 하나. 브이로그를 찍어보자! 생각만 하던 걸 이제는 실행해볼 때라고 느꼈다. 지금도 유튜브에 몇 개는 올라가 있지만, 아직 파일 속에서 빛을 보지 못한 영상도 있다. 언젠간 다 정리해야겠지? 어쨌든, 내 생각은 이랬다. "한 달 살이 겸 워케이션을 하러 제주도로 간다!"


그런데 실제로 어땠냐고? 폭망했다. 진짜 제대로 폭망. 왜 폭망했는지 궁금하죠? 그 이야기는 다음에 꼭 들려줄게요. 제주도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대해도 좋아요.



포코아 제주도 브이로그 보러가기

https://youtu.be/qeDQWWXFwhs?si=ThOyIWaGTWDlfunx

포코아 유튜브 썸네일.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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