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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맨디 Sep 09. 2021

여정이 (일단) 끝났다.

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은 일단락됐다.


집 열쇠를 건네받던 날, 부동산은 축하의 의미로 와인 한 병과 상자 하나를 건넸다. 꽤 큼직한 상자였다. 서류를 교환하고 몇 가지 잔여 사항들을 확인하는 동안 그 상자 안이 꽤나 궁금했다. 현관문에 놓인 택배 상자처럼 당장 뜯어내 내용물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어른스러운 척하느라 꾹 참았다. 마지막까지 난 우아하고 싶었다.


부동산을 나와 모퉁이를 돌자마자, 신이 나서 상자부터 열었다. 그 안에는 세 가지 버전의 고급 초콜릿과 모노폴리가 들어 있었다. 멜버른 지역 명으로 된 모노폴리. 세상에 모노폴리라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드게임'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모노폴리는 사실 간단한 룰에 많은 세상의 이치를 담고 있다.

-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땅에 머무는 동안만 살 수 있다: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만 한다.

- 가능한 많은 땅을 살수록 승률이 높아진다: 다양한 투자가 승산을 높이는 법이지, 암.

- 고오- 급 건물을 많이 지을수록 한방에 효율적으로 이길 수 있다. 한 번만 걸려도 제! 대!로! 상대방 재산을 탕진시킬 수 있다: 아무도 안 걸리면 꽝이 되지만, 일단 누구 하나 걸리면 빵 터트린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 황금 열쇠는 좋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거저 얻어지는 행운들은 대체로 동전의 양면 같은 모습이었다.


부동산이 선물로 준 모노폴리를 손에 쥐자, 이제 겨우 주사위를 굴리고 굴려 판을 한 바퀴 돌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우. 게임이 끝나려면 적어도 대여섯 바퀴는 더 경기장을 돌아야 할 테고, 그러다 보면 몇 번이나 더 비싼 땅에  통행료를 내겠지. 마치 이번에 호텔까지 지어진 코로나라는 칸에 걸린 것처럼. 하지만 가끔은 간절히 바라던 땅을 살 수 있는 행운의 주사위 수가 나오기도 할 것이다.


모노폴리에 담긴 삶의 이야기들을 곱씹었다  

'게임에 인생이 담겼다'라.

오 꽤나 철학적인데?


하다가, '아니지! 아니지!' 곧 정신을 차렸다.

고작 상자 하나로 담기는 게임 안에는 그 서론조차 담지 못할 만큼 은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일단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같은 돈을 가지고 출발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 정도의 공평함은 게임에서나 가능한 가정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 다른 서사와 다른 배경을 가졌기에, 다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누군가 파산한다고 해서 내가 승자가 될 리도 없다. (현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다른 이의 불행을 바라는 그 마음이야 말로 지옥일 테니, 잘 될 리 없다. 아무렴.

결정적으로 부동산 게임인 모노폴리가 염두에 두지 않은 가장 큰 가정이 하나 있다.


"집은 부동산[House]이기 이전에 살아가는 공간[Home]이라는 점"

집은 경기 말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게임은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부동산[House]을 위한 주사위 던지기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살아가는 집[Home]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굳이 주제를 환기시키려 하지 않아도, 인테리어가 시작되자 자연스레 관점이 옮겨갔다.


이야기의 호흡도 좀 느려질 예정이다.

여태 5년간의 이야기를 압축하기 바빴다면, 이제부터는 지난 몇 달간의 이야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집을 살만하게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내 아이의 커가는 추억에 내내 배경이 될 '우리 집'이다.



이야기를 이어가기에 앞서,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호주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짚고 넘어가려 한다. 모든 정보는 2021년의 빅토리아 주 (Victoria state)에 기본을 둔 점을 분명히 한다.


1. 외국인도 집을 살 수 있을까?

- 살 수는 있다. 현금뭉치를 들고 와서 사는 중국인들이 허다하다. 하지만 세금을 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외국인들이 호주 내에 자산(Asset)을 취득하려고 하면 the 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 (FIRB)에 신고하고 확답을 받아야 한다.


2. 호주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우선순위는 어떤 게 있을까?

- 부동산 에이젼트들이 꼽았던 첫 번째 조건은 '학군'이었다. 사립학교를 보낸다면 상관없지만, 공립을 보낸다면 지역별로 정해진 학교에 등록해야 한다. 물론 지역 밖에서도 지원할 수는 있지만 인기 있는 학교들은 정원 이상으로 아이들을 더 받아주지 않는다. 집 주소를 넣으면 보낼 수 있는 공립학교를 검색해주는 사이트가 있어, 집을 보러 가기 전에 늘 학교가 어딘지 확인했었다. (https://www.findmyschool.vic.gov.au/) 놀랍게도 저 초록선 하나에 평균 집값이 몇천만 원씩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사립학교는 학비가 연에 4천만 원이 넘는다. 여기에 특별활동 비용, 교복, 책값 등이 추가로 더 들어간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비가 비싸져서 secondary school을 졸업할 즈음에는 대학 등록금보다 더 비싼 학비를 내야 한다. 그래서 감당 안 되는 사립학교 대신, 우수한 공립학교라도 보내겠다는 부모님들의 절박함이 집값에 녹아들었다.

다음으로는 쇼핑센터나 공원 등 인프라, 그다음으로는 대중교통을 꼽았다. "걸어서 (혹은 뛰듯 걸어서) 지하철 역까지 단 10분!"이라고 대중교통이 언제나 우선순위였던 우리나와 달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 대중교통에 기대감이 낮고, 어지간하면 운전해서 다니는 호주 사람들의 특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3. 매매의 형태가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

- 경매를 통해서 대체로 집을 사고파는 게 우리나라와 큰 차이점이다. 우리나라처럼 분양을 받는 경우 (Off the plan), 부동산에 연락해 오퍼를 주고 사는 경우 (Private sale), 빈 땅을 사 건물을 짓는 경우(House and land package)가 더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형태 중 하나인, 분양(Off the plan)은 집값이 대체로 실 매매 가격보다 조금씩 비싸게 책정된 경우가 많다. 대신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집값의 5%만 내고도 처음 매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당장 현금이 부족한 경우에 많이 택하는 방법이다. 잔금은 공사가 진행되는 사이 천천히 나눠 갚는다.


4. 집 사고팔 때, 돈 많이 들까?

- 상상 이상으로 많이 드는 편이다.


집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 stamp duty(인지세)이다. 집값이 비싸질수록 stamp duty가 커지는데, 10억짜리 집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약 5천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밖에 저당권 설정 비용 (Mortgage registration), 명의 변경 비(Transfer fee), 토지세(Land tax) 비용 정도가 집값이 결정되면서 자동으로 나오는 고정비이다. 여기에 부동산 양도 전문 변호사(conveyancer)를 선임해 꼭 문서를 검토받는데, 이 비용이 백만 원 내외로 들어간다.


집을 팔려고 치면 부동산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매매 금액에 2% 내외를 순수한 부동산 에이젼트 비용으로 요구한다. 집을 팔 때 부동산 에이젼트들이 자꾸만 더 비싸게 집을 팔려고 애쓰는 이유는 그 금액에 따라 그들의 커미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는 비용, 집 사진 찍는 비용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 대체로 매매가 완료되면 알아서 자기들 비용을 빼고 남은 돈을 판매자에게 입금해준다.

물론 집을 팔 때도 이윤이 났다면 세금이 나온다. (Capital gain tax)


5. 집을 보러 가면 뭘 확인해야 할까? (하우스)

- 하우스의 경우, 부동산 사이트 (realestate.com 혹은 domain.com)에 기본적인 정보는 모두 제공한다. 주소와 예상 가격, 집 사진들, 그리고 평면도까지는 거의 예외 없이 공개된다.


지어진 연도를 확인해야 한다. 호주는 워낙 오래된 집이 많다. 100년도 더 된 집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몇 년도에 지어진 집인지 확인하는 편이 좋은데, 난 주로 부동산에 직접 묻거나 http://propertyvalue.com.au/ 이란 사이트를 통해서 검색했다. 이 사이트는 좋은 점이 부동산 매매 이력도 알려주는데 '몇 년도에 얼마에 팔렸다' 혹은 '몇 년도부터 얼마에 월세를 줬다'하는 식의 정보까지 함께 알 수 있다.


1990년대 이전에 지어진 집은 특히 조심하는 게 좋다. 석면 (Asbestos) 사용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던 마지막 해가 1989년도였다. 즉, 발암 물질인 석면이 사용됐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석면이 집에 있는지 검사를 받는 것만도 비싸지만, 일단 석면이 검출됐다 하면 일이 복잡해진다. 꼭 전문 제거 업체를 사용해서 제거해야 하는데, 몇 주 전부터 이웃들에 '석면 제거 작업'에 대한 공지를 한다. 당일날은 방진복에 방독면을 쓴 업자들이 집에 찾아와 아주 본격적으로 제거 작업을 벌인다.


Section 32라고 부르는 Vendor's statement를 제공받는 게 일반적이다. 부동산에 요청하면 메일로 보내준다. 안에는 담보 상황, 도면, 판매자가 특별하게 요구하는 특이사항들이 적혀있다. 보통 부동산 매매 전문 변호사에게 보내 사전에 검토를 받는다.


집이 기울어졌는지, 북향이어서 해가 잘 드는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하는 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추가적인 정보는 어지간하면 Council (시의회? 정도의 느낌이다. 남편과 카운실을 도청으로 봐야 할지, 시청으로 봐야 할지 한참 논의했는데, 결론이 안 났다. 지역구 크기로 보면 군청이나 동사무소인데, 권한은 시의회를 뛰어넘는다. 내 땅인데도 집을 지을 때는 꼭 카운실에 상세 도면을 내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카운실마다 선호하는 집의 형태나 외관이 있는 편이다.)에 문의하면 받을 수 있다. 친절하게 수도나 하수도가 어디에서 연결되어 어디로 꽂히는지, 도면까지 모두 제공해준다. 요청 절차가 복잡해, 딱히 공사를 위한 게 아니라면 보통 그렇게까지 확인하진 않는다.  


집을 사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 미리 빌딩 인스펙션과 해충 검사를 하기도 한다. 50만 원 정도가 소요되며, 집이 기울어졌다던가, 기둥이 썩었다던가 하는 기본 사항들을 알려준다. 호주집들은 기둥을 모두 나무로 짓는다. 나무를 갉아먹는 흰개미가 들었을 경우, 그 집은 포기하는 편이 낫다.


6. 아파트를 사려면 확인해야 할까?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아파트는 하우스와 봐야 하는 포인트들이 정말 달랐다.

일단 건설사마다 특징이 강해서 어느 회사가 지은 건물인지 확인하는 게 좋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 Owner's cooperation이라고 아파트를 관리해주는 관리 회사가 따로 있다. Owner's cooperation certificate를 받아서 제때 관리비를 내며 아파트를 관리받고 있었는지 확인하는 게 보통이다.


동일하게 Section 32가 제공된다. 받자마자 변호사에게 전송해 내용을 확인받는다.


아파트 매매에서는 Cladding issue를 확인해야 한다. 외장재로 많이 쓰이던 물질인데, 화재 시 불이 쉽게 옮겨 붙어 더 이상 사용이 금지됐다. 지은 지 5년 이상 된 아파트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어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지, 택배를 받아 줄 수 있는지, 주차장은 있는지, 혹시 없다면 어떤 방식으로 얼마에 대여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면 좋다.

관리비는 기본적인 하수도에 대한 비용, Owner's cooperation fee, 공공시설 수리비를 포함해 연에 5백만 원 정도가 멜버른의 평균이다. 집이 오래될수록 비용이 비싸지는 편이며, 전기세, 수도세는 사용양에 따라 별도로 청구된다.


여담으로 살면서 주의해야 할 점을 일러두자면, 아파트는 화재 알람에 대해 특히 더 유의해야 한다. 예민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 삼겹살 굽다 알람이 울려 소방차가 출동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만약 진짜 불이 난 게 아닌데 소방차가 출동하면, 거주자의 실책으로 벌금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소방차는 두 대가 출동하는데, 이럴 경우 벌금이 3백에서 5백만 원 정도가 나온다. 요리를 하다 연기가 나서 알람이 울리면 일단 환기시켜서 알람을 끄는 게 중요하다. 이때 절대! 절대! 절대! 복도로 나 있는 현관문을 열면 안 된다. 내 집 알람은 환기시켜서 끌 수 있지만, 복도 알람은 일단 울리는 순간 소방차가 출동한다. 돌이킬 수가 없다. 이 동네에서는 '지옥문을 여는 것'이라고도 부른다.


7. 월세가 엄청 비싼데 다른 주거 형태는 없을까? 전세라던가.

- 없다. 안타깝게도 비싼 월세가 전부이다. 그래서 호주에 오래 산 이들은 대체로 영주권이 나오자마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게 된다. 까닥하다가는 다른 사람 은행 이자를 갚아주며 돈을 못 모으기 십상이다.


월세를 조금이라도 아껴보려 여럿이서 집을 셰어 하는 셰어하우스가 흔하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함께 또 따로 사는' 우아한 셰어하우스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한 방에 세명씩 몰아넣는 닭장 셰어부터, 한 침대를 낮과 밤으로 나눠 쓰는 경우, 화장실에서 쪽잠을 자는 화장실 셰어까지. 살인적인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갖은 방법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코로나로 워킹홀리데이를 온 20대들과 유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모두 옛말이 됐다.


8. 집을 살 때 은행 대출은 어떻게 받나?

- 세금을 내고 일을 한다면 시중 은행에 가서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다. LTV가 보통 80%이므로 은행이 평가하는 집 가치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30년에 나눠서 그 집값의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간다.

첫 집 구매 혜택의 일환으로 일부 사람들에게 95%까지 대출을 허용하면서 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가능한 투자로 집을 사들이는 것보다는, 젊은 사회 초년생들에게 본인이 살기 위한 집을 사게 하기 위해 혜택을 만들어 두었다. 'First home buyer'란 이름으로 6억까지는 100% 7억 5천까지는 비율로 stamp duty(인지세)를 면제해 주거나, regional areas (외곽지역)에 집을 살 경우 현금으로 만불(약 천만 원)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9. 경매에서 집을 샀다가 취소할 수 있을까?

- Private sale(부동산을 통해 경매 없이)로 집을 산 경우, cooling off 기간이 3일에서 2주간 주어진다. 그 기간 동안은 단순 변심으로 인한 취소가 가능하다. 오퍼 (Offer 구매의향서)를 넣을 때 조건을 넣을 수도 있다. '나는 은행에서 대출이 제대로 나오면 이 집을 살게' 하고 subject to finance를 넣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경매로 산 경우, 환불이 대체로 불가능하다. 경매를 진행하는 부동산 에이젼트가 "7억 7천7백만 원!", 다시 "7억 7천7백만 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7억 7천7백만 원!"하고 불러 버렸다면 이미 무를 수 없다. 경매가 끝나면 바로 백지수표를 들고 가, 산 금액의 10%를 보증금으로 넣어야만 한다. 계약을 무르려면 위약금을 이 보증금에서 떼이게 된다.

부동산 에이젼트나 판매자가 집의 결정적인 하자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상식적이지 않은 거짓말을 더해 매물을 판매한 게 아니라면 위약금을 내야 취소가 가능하다.


10.  지역이 중요할까요?

- 정말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단순히 집값이 오르고 덜 오르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웃의 인종이 달라질 수 있다.  

푸츠크레이에는 쌀국수 맛집, 반미 맛집, 사탕수수 맛집이 모두 모여있다. 호주라고는 믿기지 않는 동남아의 전경이지만, 물가만큼은 호주임을 실감 나게 해 준다.

영연방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민자들로 이뤄진 호주는 워낙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산다. 그리고 그들은 특정 지역에 모여 살면서 각자의 문화를 어느 정도 구현해내면서 살아간다. 베트남 전쟁 당시 넘어온 베트남 인들은 시내 바로 서쪽에 위치한 푸츠크레이 (Footscray)란 지역에 터를 잡았고, 그리스 사람들은 오클리(Oakleigh)에 모여 산다. 북쪽 어느 지역에는 은행 직원을 뽑을 때, 아랍어 필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제법 동네마다 다른 분위기를 풍겨 여행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사는 지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누군가 내게 "너희 딸 친구들이 특정 나라 사람들로 정해진다고 생각해봐."하고 물었다. 그게 어느 나라든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은 문화에서 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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