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3 댓글 1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인간이란, 결국 뭘 해도 후회하게 돼있다

by 갓진주 Feb 13. 2025
아래로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실패한 사람을 조롱하거나, 우유부단한 누군가의 등을 떠밀 때 주로 사용하는 문장이다.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면?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극작가이자 비평가였던 그는 유머와 재치로 유명했다. 그리고 그가 죽음을 맞이하며 남긴 마지막 문장은 이랬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충분히 오래 살았으니, 죽음을 맞이하는 건 당연하다.


이 문장의 진짜 의미는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다”가 아닌, ‘살다 보면 어떤 일이든 벌어지기 마련이다’였다.

후회도, 망설임도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을 인정하는 담담한 태도가 담겨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 태도가 요즘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뭐라도 해보기 좋은 시대?

조지 버나드 쇼는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라는 것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편을 택하곤 한다.

배울 것도, 도전할 것도 넘쳐난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틱톡 …

하지만 오히려 그 '넘쳐남'이 우리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못하거나 안 하는 상태로 가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결과’라는 것도 없다.


정보가 많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해 단군 이래 “뭐라도” 해보기 좋은 시대?

많은 사람들에게 오히려 너무 많은 선택지 때문에 실행이 더 어려워진 시대가 되었다.


한 번 생각해 보자. 다음 중 어느 쪽에 답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는가?  


"갈래, 말래?"

"A, B, C, D… 중 어디 갈래?"


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수록 더 자유로워질 것이라 믿지만, 사실은 더 불안하고 더 후회하게 된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점점 더 분석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어떤 선택이든 나쁜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결정 회피(Decision Avoidance)”에 이르게 된다고.


만약 재고 따지느라 어떤 액션도 못하고 있는가?
특약 처방은.. 정보의 인풋을 줄이는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퓨쳐 쇼크(Future Shock)에서 "정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자.



결국, 더 좋은 방법을 찾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럴 때야말로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모먼트라 할 수 있겠다.)



가보지 않은 길

2년 전, 한 친구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데 방법을 고민이라 했다.
우연히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여전히 고민 중이었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까?"
"너무 유명해지면 피곤하지 않을까?"
"악플이 달리면 어쩌지?"


그럴 만하다. 충분히 동의한다. 세상이 전과 같지 않아 미쳐 돌아가고, 우리 주변에 멀쩡하게 생긴 또라이는 많다. 하지만 겁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해보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만 남긴 채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뮬레이션이란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과한 시뮬레이션은 두려움만 키울 뿐이다.

현실적으로 가보지 않은 길을 미리 결정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걸어보면서 방향을 정하는 것이 최선 아닐까.




한 발짝만 내디뎌봐도

완벽한 계획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머릿속에서만 바쁘지 말고, 하찮아 보이는 실행이라도 해보는 게 중요하다.

누적되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테니.


머릿속에서 무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대신, 일단 가볍게 던져보자.
계속 나아가든 멈추든, 방향을 바꾸든, 그때 다시 조정하면 될 일이다.

시도해 본 것 자체가 결국 미래에 나를 도울 것이다.


혹시 나댄다고 욕먹을까 봐 걱정되는가?

그들도 사실 다 부러워서 그런다.
세상 사람 좋은 미소를 날려주고, 뒤돌아 내 할 일을 하자.



내 묘비에는...

조지 버나드 쇼처럼 담담하고도 유머 있는 태도로 인생을 받아들이려면, 망설이는 시간을 줄이고, 한 발짝이라도 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후회할까 봐” 떠밀려하는 거 말고. 그냥 즐기듯 해보자.


인간은 뭘 해도 결국 후회한다.
해본 후회는 경험이 되고, 안 해본 후회는 평생 미련이 된다.


나는 기왕이면 ‘뭐라도 해본 사람’으로 남고 싶다.

아니, 이왕이면 “인생을 놀이동산 마냥 즐기다 간 사람"이면 더할 나위 없겠다.


길은 잃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어린아이가 가벼운 나들이를 즐기듯 살겠다.

즐겁게 뛰어놀다 넘어져 다치면 뭐 어때. 즐거웠음 됐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처음엔 다 서툴다. 하지만 꾸준하면 결국 이긴다.
스스로 좋아하는 건, 누가 안 시켜도 꾸준히 하게 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정보를 혼자만 알고 있으면 병이 났다.
입이 근질근질해서 다 떠벌려야 직성이 풀렸다.

그리고 지금은?
좋은 정보 잘 떠벌려서, 그걸로 먹고 산다.
(완전 럭키비키 ><)
이전 05화 29년차 배우는 왜 신인상을 받으며 울었을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