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있을 만큼의 분주함이 좋긴 한데요
견딜 수 있으니까 뭐든 좋은 거겠죠
분주함이 좋은 건 아니니까
분노함으로 언제 바뀔지도 모르고
내가 좀 더 귀여워져야
남도 좀 더 귀여워 보이겠구나
같은 이상하고 미친 생각을 하다가
과거의 시도들이 다시
거절로 반송된 결과들을 보고
실성한 것처럼 속으로 웃기도 하고
비가 와서 조금 춥고
지금 입은 옷은 긴팔인데
목이 너무 많이 파였어요
이렇게 장시간 정지 상태로 산 게 언제였나
쳇바퀴 속의 하얀 쥐도 전신을 움직일 텐데
나는 이러다 갑자기 생명이 끝나도
아무 그림자 남지 않고 소리도 색도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적막한 낮과 짧게 행복한 밤을 보내요
보고 싶은 어떤 사람들은
보고 싶은 채로 거기서 나오지 않고
거기서 나오지 않은 건 그들이 아니었고
시 공모전에 당선되지 않았고
동화 공모전에 응모했고
이러다 커다란 좋은 뉴스가
사과가 쿵 떨어지듯 떨어지면 좋을 텐데
바라는 일이 바로 온 적은 없죠
적당히 잊고 좋은 것만 남긴 채
조금 덜 부패하며 살고 싶어요
아무도 가지 않은 미래는 없고
가고 싶은 곳은 있지만
거긴 아무도 없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