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엄마가 일을 하시다보니 늘 애정이 모자랐던 나는
엄마가 어디 가실라치면 나도 따라가겠다고 다리를 붙잡고 떼를 쓰곤했다.
엄마는 곤란해하며 달래도보고 협박도 하시다가 결국은 나를 데리고 나가셨다.
어느 날 밤, 느즈막한 시간이었는데
엄마가 잠깐 볼일이 있다며 다시 나가시려 했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나도 갈래”라고 했고
엄마는 한숨을 쉬면서도 내 손을 잡으셨다.
어떤 집에서 도착해서는 내내 엄마 옆에서 꾸벅꾸벅 졸았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깼을 땐
엄마랑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 조용하고 차가운 밤공기로 가득했다.
그때 하늘에 달이 높이 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달이 우리를 계속 따라오는 것이였다.
“엄마, 달이 자꾸 나 따라와.”
내가 말하자 엄마가 깔깔 웃으시며 말하셨다.
“달이 널 좋아하나 보지.”
나는 걷다가 뛰었다가 뒤로 가기도 하고 옆으로 비켜도 봤다.
어떻게 움직여도, 달은 끈질기도 잽싸게도 바짝 나를 따라왔다.
나는 그게 신기해서 계속 엄마 옆에서
달을 보면서 뛰고 걷고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 밤의 공기가 아직도 기억난다.
달이 떠 있었고, 별이 몇 개 반짝였고,
옆에는 엄마가 있었다.
그 밤공기와 달, 엄마와 함께 걷던 그 길.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어쩐지 또렷하게 남아 있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