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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Jul 29. 2022

7월 29일 강종연의 하루

샐러드

종연은 매일 저녁 샐러드를 챙겨 먹고 있다. 야채를 먹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자취를 하다 보니 제대로 먹지 못하는 때가 많았던 종연은 저녁을 샐러드로 고정해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고 있다. 원래 같았으면 집에 늦게 외서 기름지거나 인스턴트식의 음식을 먹던 것이 종연의 저녁 식습관이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먹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샐러드로 바꾼 것이다.

종연은 매일 오후 8시에 퇴근했다. 원래 퇴근 시간은 6시지만 제때 퇴근하는 법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저녁을 늦게 먹을 수밖에 없었는데 종연은 이 패턴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퇴근 시간을 빨리 하기는 어려웠고 퇴근하자마자 회사 근처에서 밥을 먹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어떤 것을 먹냐가 문제였다.

그러던 중 종연의 회사 근처에 샐러드 가게가 생겼다. 샐러드와 샌드위치, 그리고 포케를 파는 곳이었는데 점심시간에도 근처 직장인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는 곳이었다. 종연은 점심에는 배부르게 먹고 저녁은 이곳에서 간단하게 챙겨 먹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분명 간단하게 먹는 것이 종연이 계획한 것이었지만 종연은 샐러드 가게에서도 꽤나 많은 양을 먹었다. 원래 샐러드만 먹다가 포케를 우연히 먹은 종연은 그 맛에 반해버렸다. 그래서 종연은 거의 매일 저녁 포케를 시켜먹었다. 샐러드에 현미밥까지 더해진 것이라 종연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는 더 많이 먹게 되었다. 

그렇게 종연은 매일 저녁 샐러드 가게에서 샐러드나 포케 등의 음식을 먹었다. 종연은 그렇게 먹는 자신이 건강해질 것이라 믿었다. 저녁 식사를 마친 종연은 이후 원래 타던 지하철 정거장보다 1~2 정거장을 더 걸어갔다. 몸을 움직여 살이 찔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종연은 몸을 심하게 움직이는 운동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걷는 것은 좋아했다. 

종연이 저녁을 먹고 주변을 잠시 산책하고 집에 가면 보통 10시쯤이 되었다. 특히 요즘처럼 날이 더울 때는 온몸이 땀으로 범벅되었다. 종연은 샤워를 마치고 냉장고에 넣어둔 과일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부족한 영양소를 그렇게라도 채우려는 것이었다. 종연은 주스를 마신 다음에는 바로 잠에 드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최대한 하루를 길게 사용하려고 했다. 그래서 종연은 최대한 늦게 잤다. 

아침에 일어난 종연은 배가 고파 라면을 먹거나 다른 인스턴트 음식으로 아침을 때웠다. 점심에는 회사 사람들이랑 맵고 짜고 살이 찌는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샐러드와 간단한 걷기, 주스 마시기 등… 요새 종연의 하루를 이렇게 흘러갔다.

건강을 위해 샐러드만 한 끼 챙겨 먹을 뿐 다른 습관들은 그렇게 건강에 좋은 것은 없었다. 그래서 종연은 살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살이 찌고 있었다. 요새 종연은 샐러드를 아침에 먹고 점심은 일반 식단, 그리고 저녁은 아예 굶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그때뿐이었다. 8시 저녁 퇴근은 종연에게는 너무 배고픈 하루의 마무리였다. 

종연은 오늘도 평소와 같이 살았다. 종연은 불금이지만 그래도 빼놓지 않고 샐러드를 챙겨 먹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내일 종연은 친구들과 술 약속이 있고 일요일에도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생각이다. 종연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의 식습관을 완전히 개선하는 데는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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