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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연 Feb 12. 2018

원주 간현산보다 소금산? 최장 최고 출렁다리가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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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afe.naver.com/hongikgaepo




2월도 겨울이다. 

옷차림도 기온도 상황도 겨울이다. 

다만 절기상 입춘이 지났기에 잠깐잠깐 낮시간에 봄이 오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될 뿐이다. 강에 겨울철새들은 겨울이 영원할 듯 유유히 떠다니고 새벽 마라톤을 연습하시는 분들은 차가운 입김으로 구름과자를 만드시며 열심히 달리신다.  




아침 버스는 열심히 달려 버스에서의 일출을 보여주며 서울에서 1시간 30여 분 만에 '간현유원지'에 도착한다. 

간현유원지는 원래 '간현산'이 더 유명했으나 최근 개장한 최장 200미터 최고 100미터 높이의 '출렁다리' 덕분에 '소금산'이 더 유명해지는 역전 현상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 기록을 작년 감악산 출렁다리가 세웠었으나 일 년 만에 소금산 출렁다리가 역전하는 바람에 현재 최장 최고 기록은 소금산 출렁다리가 1위이다. 

주차장에 도착해 '섬강'을 따라 올라간다. 

오늘 눈 소식도 있었으나 여기엔 최근에 눈이 내린 적이 없는 것처럼 바닥에 흙먼지가 날린다. 

'섬강'을 따라 '삼산교'를 넘어 '삼산천'을 거슬러 올라가 출렁다리는 보이지 않고, 입구가 너무 막히는 바람에 바닥이 깔린 옆쪽 길로 올라간다. 

겨울의 흔적이라곤 언제 내렸는지 모를 잔설이 계절을 증명하고 있고, 녹음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 인듯하다. 

서둘러 올라가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한다. 

빨리 올라오는 바람에 많이 기다리지 않고 출렁다리를 건너게 됐다.

다리를 건너며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건너는 바람에 다리는 무게감과 안정감으로 출렁거리는 스릴을 느낄 수는 없었고, 뒷분들의 따가운 눈길에 사진 한 장 제대로 못 찍고 멈추지 않으며 건너게 된다. 

이렇게 기록적인 최장의 출렁다리를 직접 건너 보니 숙제를 일찍 끝낸 듯 마음이 가볍다. 

그런데 이상하다, 지도상의 다음 지명이 없다. 






건넌 후 다시 지도를 확인해 보니 다리를 거꾸로 건넌 걸 알게 된다.

 "이런!" 

소금산 정상을 완주하려면 꼭 '계단길'을 이용해 출렁다리로 시작하거나 '404계단'을 이용해 '정상'을 간 후 '출렁다리'로 내려와야 한다. 

왔던 출렁다리를 다시 건너려니 기다리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져 지도를 확인하니 육로도 있다. 

육로는 300미터, 출렁다리는 200미터니 출렁다리는 거리에 대한 필요성보다 기록을 위한 관광을 위한 목적이 조금 더 크다고 하겠다. 

육로로 다시 되돌아가 소금산 정상으로 달려간다. 

산의 정상부는 동네 편안한 육산처럼 바위가 많이 보이진 않고 경사만 조금 있는 상태에서 정상부를 보여준다. 343미터 소금산 정상에 올라 정상석 사진을 찍고, 서둘러 내려간다.  






'404계단'으로 내려가려는데 길이 엄청 막힌다. 

30여분 지났는데 10미터를 채 못가는 상황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삼산천'이 굽이굽이 흰 뱀같이 똬리를 트는 것 같다. 

그릴까 고민하다 이 줄에서 이탈하고 다시 끼면 뭐 라들 하실 것 같아 조금 더 내려간다. 

줄 서시는 분이 이야기하신다. 


"도봉산 Y계곡처럼 주말에는 한 방향으로만 가게 해 놔야지 이게 뭐 하는 거야!" 


흡사 작년 가을 전체 1시간 30분이면 갈 거리를 5시간 걸려서 갔던 설악 망경대가 생각났다. 

'망경대'는 오픈하고 사람들이 엄청 몰려 입구에서만 1시간이 넘게 지체했던 기억이 있다. 

조금씩 조금씩 더 내려가니 내려가는 사람이 더 많은 줄 알았는데 올라오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계단도 각도가 '대둔산' 못지않게 수직에 가까운 각도다. 

뒤에서 "타당" 소리가 나더니 무언가 떨어진다. 

"뭐지?" 

뒤돌아 봤더니 어딘가 걸려서 내 스틱이 빠져 떨어졌는데 한 조각은 뒤에 분이 들고 오시고, 한 조각은 계단 밖 완만한 절벽으로 떨어졌다. 

바로 뒤에 떨어진 내 스틱 하나를 챙기고, 뒷분께 조각을 받은 후 계단 밑 절벽에서 나머지를 챙긴다. 

조심히 내려가다 내려가는 분들이 조금 띄엄띄엄 다닐 때쯤 내려다보는 나무 사이의 '삼산천'을 계단 옆 바위에 걸터서 그린다. 

밑에서부터 정체되어 느릿느릿 올라오는 분들이 궁금하신지 내가 뭐하는지 물어보기도 하시고, 올라와서 뒤로 돌아와 그리는 걸 구경하다 가시기도 하고, 피 같은 막걸리를 따라주고 가시기도 한다. 

산에 오는 분들은 모두 호기심 많은 따뜻한 분들 같다. 





그림을 마무리하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다시 내려가니 바로 앞에 봉우리가 멋있게 앞을 가로막는다. 

오늘 본 봉우리 중에 가장 아름답다. 

사진을 찍으며 내려가다 시간을 보니 '간현봉'에 가기엔 애매한 시간이 되었다. 

차라리 출렁다리가 연결한 '소금산 절벽'을 그리자는 생각에 물길을 따라 내려가니 깎아지른 봉우리들과 절벽들이 아름답게 뻗어있다. 

'소금산'이 '작은 금강산'을 빗대어 만들어진 이유가 여기 있었다. 

'삼산천'이 얼어서 그 얼음길을 따라 그리기 좋은 위치를 잡아 먹으로 간단히 스케치한다. 

먹물이 붓이 얼어 나무 막대기처럼 꼿꼿해 그 붓을 가지고 대략 느낌을 거칠게 담아낸다.  










삼산천을 따라 내려가다 '암벽공원'에서 발길을 머무른다. 

암벽에도 개척한 루트에 따라 개척자의 이름이나 새로운 길 이름을 만들어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조용히 그 모습만 담은 후 다시 물길을  따라 얼음길을 따라 내려간다. 

길을 따라 내려가니 길들이 한눈에 다시 그려진다. 

이 강의 모래사장에 70,80년대 학번 선배들이 엄청 많이 엠티들을 왔다던데 지금은 그런 엠티보다는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산악회 단위의 사람들이 더 많이 보인다. 

얼음을 따라 사람들의 흐름을 따라 이렇게 또 과거의 공간에 새로운 사람의 길로 다시 바쁜 길이 생겼으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원주 '간현 유원지'의 새로운 부흥기가 오길 기대한다.    






2018.02.11


https://brunch.co.kr/@2691999/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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