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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지만 근력도 유산소도 하고 싶어? 쓰러스터!

현대인은 아무래도 바쁘니까

by 밈혜윤

도대체 내 시간은 누가 다 쓰는 거야

현대인은 바쁘다. 시간이 없다. 기력도 없다. 내 시간을 훔쳐 쓰는 ‘회색 신사’(소설 <모모>를 잊은 건 아니겠지!)를 잡아다 흠씬 두들겨 패기라도 하고 싶지만 우리는 심지어 그럴 기력도 없다. 회색 신사가 우리 앞에서 우리의 피 같은 시간을 말아 시가를 퐁퐁 피우며 지나가도 우리는 달려갈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자원을 알뜰살뜰 아껴서 쓰는 수밖에. 오늘의 주제는 어떻게 하면 근력과 유산소를 모두,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할 것인가.


결론을 말하기 전에, 헬린이 여러분은 궁금하실 것이다. 정석은 뭔가요? 스트레칭 30분, 근력 60분, 마무리 유산소 10~20분(너무 빨리 뛸 필요 없음)이다. 그러니까 이 정석을 따르면 운동에만 순수하게 두 시간을 써야 하고, 준비하는 시간과 샤워하는 시간 등을 합치면 세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뜻이다.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죠? 시간이 없어서 웨이트를 하기 어렵다는 오늘의 주제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죠?


이제 진짜 시작하자. 짧은 시간 안에 근력과 유산소를 모두 잡고 싶다면 ‘쓰러스터’를 추천한다. 스쿼트에 프레스를 결합한 동작이라고 보면 된다. 바벨이나 덤벨을 쥐자. 덤벨을 들기도 힘들다면 헬스장에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된 봉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들자. 바벨이나 봉을 쥔 경우 두 손을 어깨너비보다는 좀 넓게 잡는다. 어깨너비보다 좁게 잡으면 프레스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기상천외하게 들어 올린다고 해도 반드시 부상을 입는다. 바벨, 봉은 어깨 앞에 위치하게 두되, 팔꿈치를 몸 앞쪽으로 밀어주는 느낌을 계속 잡는다. 덤벨은 어깨 위에 위치하게 둔다. 준비 끝. 앉았다가 일어난다. 일어난 뒤에 바벨, 봉, 덤벨을 위로 올린다. 끝.


이렇게 끝내면 초급자 여러분을 위한 글이 아니지. 바쁜 현대인이지만 시간을 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조금 더 하겠다.


스쿼트? 프레스?

쓰러스터에서 앉는 동작은 그 유명한 ‘스쿼트’다. 스쿼트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제자리에 앉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는 스쿼트를 이렇게 하면 안 되고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글이 많을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제대로 근육을 통제하지 못하는 것은 고중량일 때 문제 된다. 초심자가 시작하는 매우 가벼운 무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초심자는 들어 올리는 무게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동작의 감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둘째, 그냥 제자리에 앉는 자세 자체가 너무 뒤틀려서 세월이 누적되면 부상의 위험이 커 보이는 경우가 문제다. 지금 당신은 이 두 가지 이유를 까먹어도 좋다.


아무튼 스쿼트의 결론만 기억하자.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제자리에 앉는다. 앉을 때 너무 털썩 앉지 않기! 무릎에 부담이 간다. 3~5초에 걸쳐서 천천히 앉아 본다. 일단 이것만 해도 훨씬 나은 스쿼트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 쉽죠? 안 쉬워요? 이 이상 쉬울 순 없는데.


그다음 일어나서 손에 든 것을 천장으로 밀어내기. 이때 ‘일어나서’를 설명하는 데 큰 책임감과 부담을 가진다. 당신이 곧이곧대로 일어남을 완료하고 그 다음에 팔을 들어 올린다면? 정직한 스쿼트+프레스가 된다. 물론 굉장한 운동이다. 다만 근력+근력의 운동으로 전환이 되어 버린다. 오늘 우리는 근력+유산소를 목적으로 하므로 방법을 조금 바꿔준다. 일어남을 완료하기 전에, 그러니까 일어나면서, 일어나는 반동을 가지고서 천장으로 팔을 밀어줘야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볼까? 발에서 시작된 힘이 우리의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를 타고 올라온다. 그 힘이 미처 사라지기 전에, 우리는 허리를 앞으로 밀어주면서 팔도 천장으로 밀어준다.


개인적으로는 상술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쓰러스터의 감을 잡았다. 처음엔 쓰러스터라는 동작이 할 만하고, 재밌고, 별 것 아닌 것 같겠지만 10회를 넘어가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친다. 한 세트를 종료하면 심박수가 평온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심장이 평온해지면 숨을 크게 두어 번 쉬고 다음 세트 진행. 15회를 목표로 3~5 세트. 앉고 팔을 밀며 근력 운동을, 심박수를 쥐어 패면서 유산소를 마쳤다.


시계를 한 번 보자. 우와! 한 시간 미만으로 근력과 유산소를 동시에 해냈다. 참으로 가성비, 아니 가심비가 내려오는 운동이다. 어쨌든 오늘의 운동을 마친 당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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