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다닐 때부터 도서관으로 소풍 다니던 아기다.
그래서 그런지 하루에 한 번 도서관으로 출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벽 6시도 되지 않은 시간에 잠을 깨서는 도서관에 간다고 신발을 찾는다.
아직 자야 하는 시간이라고 달래기를 삼십 분, 울고불고 난리다.
"도서관에 가자요~" 으앙~
거실 창밖으로 보이는 맞은편거리에 어린이도서관이 살짝 보이지만 거리는 썰렁하다.
"저어기 도서관 보여? 아직 문을 안 열어서 가고 싶어도 못 가는 거야"
말귀를 알아듣는 편이라 울음을 그치고 책을 꺼내온다.
두 돌도 안된 아기가 도서관에 완전히 꽂혀있다.
어찌어찌하여 아기는 다시 잠이 들었지만 나는 그냥 아침을 맞이하고 만다.
아기 엄마 아빠가 출근을 했다.
커피를 마시며 라디오를 켜고 잠시후
"할머니! 일루 와요~" 하며 잠에서 깬 아기가 부른다.
이제 아기가 출근준비를 할 차례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응가를 할 때까지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다.
읽어주는 책 다섯 권, 혼자 보는 책 다섯 권...
아기가 혼자 책을 보는 동안 나도 매일 읽고 있는 단편집에서
한 편을 골라 읽기 시작한다.
잠깐이지만 그 시간이 매우 소중하다.
아기는 구석에 가서 조용히 서 있다. 큰 볼일을 보는 중이다.
고도의 집중시간이 끝나고, "끙~ 했어요" 하며
스스로 욕실 쪽으로 걸어간다.
뒤처리가 끝나면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고 기저귀 가방을 등에 메고
집을 나선다. 오늘도 오전은 그렇게 지나갔다.
코리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