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별 조각들
가을 들녘에
노란 애기똥풀꽃
바람 속에 불씨처럼 깜박이며
봄의 기억을 데려온다
한때 무성하던 꽃들의 군락은
여름의 그늘로 흘러갔는데
홀로 남아 선 너는
지금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듯하다
잠시
길을 잃은 사람처럼 서서
계절의 달력을 뒤적인다
봄인가, 가을인가
혹은 계절이란 마음을 잊은 순간인가
노란 꽃잎은 대답 대신
바람에 흔들리며
빛 한 조각을 흘려보낸다
#작가노트
애기똥풀꽃은 보통 봄의 꽃인데, 가을에 이렇게 드문드문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이상해지지요. 계절의 질서가 잠시 흔들린 듯, 길을 잃은 듯한 감각이 찾아옵니다. 봄에 무성히 피어나던 그 힘찬 생명력이, 가을의 바람 속에서 홀로 깜박이며 남아 있는 듯 보이니까요.
이 모습은 마치 시간의 경계가 무너진 순간 같기도 합니다. 봄의 기억이 가을에 스며들어 와, 우리로 하여금 지금이 과연 어느 계절인가 묻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애기똥풀꽃은 가을의 들길에서 길을 잃은 노란 불씨처럼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