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에 의한 결과다. 실패가 아니다.

선택에 대한 용기를 응원하는 문화.

by 꿈을 지키는 등대

자신을 망치기 위해, 야단과 질타를 듣기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아이는 없다.

아이가 스마트 폰을 오랜 시간 사용하는 선택을 한 것은 부모에게 야단과 잔소리 듣는 결론을 바라는 것이 아님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인정이나 소통 또는 부정 감정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 즉 아이들이 선택한 최선이 스마트 폰이라 생각한다.

"왜 그렇게 스마트 폰을 많이 하는 거니?" 하며 다그치는 것은 그 선택을 한 아이를 탓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선택과 과정이 잘 못 된 것임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함께해야 한다.

"어떻게 해서 스마트 폰을 많이 보게 되는 걸까?"는 질문으로 아이가 무엇을 원하여서 스마트 폰을 선택했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소통과 인정과 부정 감정을 다루고자 하는 목표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선택과 과정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아이가 인식하도록 말이다.

사람은 자신을 위한 최선을 선택한다. 가장 좋은 것을 행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잘되지 않을 뿐이다. 바라는 결과가 아니라고 해서 그 과정에서 최선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에디슨은 만 번의 실패와 1번의 성공으로 전구를 발명했다. 하지만 에디슨은 만 번의 불이 켜지지 않는 방법과 불이 켜지는 단 하나의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즉 만 번의 불이 켜지지 않는 방법을 찾아낸 것에 대한 성공을 한 것이다.


우리는 실패의 의미를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을 때 즉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를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그 결과로 결론 맺도록 한 선택과 그 과정의 몫이다.

모든 결과는 선택과 그 과정에 의한 산물이다. 원하는 결과가 아닌 것은 선택과 과정의 문제이지 결과가 잘 못 된 것이 아니다.

처음 선택 하여 결과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분석하여 찾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선택에서는 바라는 결과를 위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바라는 결과가 아닌 다른 결과에 이른 것이지 실패가 아니다.


나의 생일 이였다. 아이들이 나의 생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귀여운 캐릭터가 꽂혀있는 볼펜을 선물로 줬다. 고마워서 책상 연필꽂이에 꽂아두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이 볼 때 마다 귀엽다, 예쁘다, 나도 이런 거 있다....매일 한 마디씩 하며 그 볼펜의 존재를 인식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볼펜만 있고 캐릭터가 사라졌다.

쉬는 시간 조용히 만져보길 허락을 구한 B 여학생이 만져보고 난 이후에 사라졌다. B 학생은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개미만큼 작은 소리로 인사를 하며 들어 온다. 물론 수업에 대한 의지도 흥미도 자신감도 없었다. 그 개미만큼 작은 목소리에 나의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들으려 애썼고, 결국 나의 그 몸부림에 B는 웃기 시작했다. 그런 B의 과제 도전과 성과에 엄청난 리엑션(?)의 기쁨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젠 편하게 B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머리를 넘긴 어여쁜 얼굴도 잘 보인다. 다른 친구와도 애기도 하며, 교실 끝에서 인사해도 다 들린다. 참 고맙고 기특한 아이라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그 B가 만져본 후 볼펜의 캐릭터가 사라졌다. 사라진 캐릭터가 문제가 아니라, 정말 B가 그랬을까? B 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힘들어졌다. 물론 교실에는 cctv 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날, B가 인사하며 들어온다. 여느 때와 똑같이 인사하며 맞이했다. 학습에 대한 B의 반응에 칭찬과 응원을 보냈다. 그렇게 수업을 마무리하고, B를 부른다.


"B야, 잠깐 선생님 좀 보고 갈래?"
"......네"
"B야, 어제 선생님 볼펜 만져봤었잖아~."
"네."
"그런데, 그 캐릭터만 없어졌어. 혹시 기억나는 거 없니? 선생님이 선물 받은 거라 꼭 찾고 싶거든. "
"모르겠는데요."
"그래...에고....그럼. 좀 귀찮긴 하지만 cctv 봐야겠네. 선생님이 혹시 다른 곳에 넣어두고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우리 B가 혹시 지금 막~기억나는 것 없어?"
"....어......"
"어...뭐가 이제 기억나? 선생님은 B가 솔직하게 말하면 너무 기쁠 것 같아!"
간절한 마음으로 그 아이와 눈을 마주했다.
"기억났어요...제가 예뻐서 만지다가...모르고 주머니에 넣었어요..."
"아~~그랬어? 예뻤구나!"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를 끄덕였다.
"그럼 그 캐릭터 지금 가지고 있니?"
끄덕끄덕 하며 대답을 대신한다.
"그럼 다시 선생님 줄 수 있어?"
주섬주섬 가방을 풀어 뒤적이다 작은 손안을 가득 채운 캐릭터가 보인다. 조심스레 나를 향해 건네는 작고 여린 손을 살며시 포개고 말했다.

"고마워! B야. 다시 기억하고 사실대로 말해주고, 이렇게 선생님에게 다시 돌려줘서 정말 고마워! B야, 이게 그렇게 예뻤어?"
고개를 숙인 채 끄덕끄덕하며 대답을 대신한다.
"그럼 이거 선생님이 B에게 선물로 줄께! 다음에는 '선생님~이거 너무 예뻐요~! 이거 저 주셔도 돼요?' 하고 물어봐 줘~! 그럼 선생님이 우리 B에게 다~ 주지!"
"네..."
"선생님은 이런 캐릭터 보다 우리 B가 훨씬 예쁘고 소중하거든! 알겠지? 이젠 선생님에게 먼저 말하기다~!"
"네~~그런데 선생님 이거 선물로 안 주셔도 돼요! 선생님이 선물로 받으신 거잖아요. 미안해요.. 예뻐서 모르고 가져갔어요. 그런데 많이 봐서 이제 없어도 돼요!"
"그래? 용기 내서 사실대로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B야!"

"네~선생님 고맙습니다.“

깍듯하게 인사하고 돌아가는 B의 표정이 밝아서 다행이다. 그 아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추궁하지 않았다.

다만 용기를 내어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 받아들여지고 이해받으면 관계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잘못된 선택에서 자유 할 수 있는 건 사과든 이해든 마음을 솔직히 나누는 용기에서 누릴 수 있음을 선물하고 싶었다. 아동기 시절에 경험하는 '인정'받음은 바른 정체성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신의 용기에 인정받은 그 아이의 경험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또 사랑을 줄 수 있는 힘의 세포로 살아났으면 좋겠다.

실패는 성공의 반대가 아니라 선택에 의한 다른 결과이다. 그래서 선택과 과정을 분석하며 다른 대안을 찾아 원하는 결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다. 그 디딤돌을 지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겐 새로운 선택을 위한 용기를 응원해 주는 따듯한 문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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