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치유
과거의 '악몽'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험'으로 재해석하기 위한 작업
나는 유방암 환자였다. 정확히는 3기 말.
뼈에 전이되지 않아 죽을 확률은 거의 없지만, 2년 정도 치료와 안정이 필요했던 남들에게나 벌어지는 줄 알았던 일이 나에게 생겼다. 그렇게 나는 16번의 항암주사와 3번의 대수술 받았고, 5년의 시간이 흘러 완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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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제 와서 왜 도대체 왜 글을 쓰는 것일까? 가까운 지인들은 분명 이렇게 조언을 할 것이다. 아팠던 과거를 사람들이 많이 알아서 좋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숨길 필요도 없는 일 아닌가? 혹여 몇 사람은 신파로 사람들에게 동정을 받으려고 한다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아파 본 사람은 안다. 사람들의 동정이 때로는 큰 상처가 되고, 스스로를 나약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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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첫 번째 독자는 나 자신이다.
7년의 시간을 잘 극복해 낸 나 자신을 위한 글이다.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는 글을 쓰면서 아팠던 나의 과거를 '악몽'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경험'으로 재해석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동안 나는 가족들, 친구들 앞에서는 입으로는 괜찮다. 괜찮다 수 없이 말했다.
심지어 특유의 밝음과 웃음으로 아팠던 일들이 아무 일도 아닌 듯 웃음으로 승화해서 지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반은 진짜 괜찮았고, 반은 괜찮지 않았다.
괜찮지 않았던 절반의 나
나는 문득문득 서글픔이 찾아오는 밤이면, 스스로 몸을 '토닥토닥' 해주며 내 몸에 사과했었다.
"미안해 ~ 그동안 너무 함부로 굴려서 미안해 ~ 사랑해주지 않아서 미안해 ~"
이런 나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렸고, 이런 내 모습이 다소 웃긴 것 같아 피식 웃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면서 나 자신을 위로했지만, 온전히 괜찮아지기 까지는 7년의 시간이 걸렸다.
몸이 아프고,
마음도 힘이 들어지면서,
나는 텅 비었다.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고, 열정을 다해 살아온 삶들이 일순간 와르르 무너지며,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마음이 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대하는 내 모습과 온전한 내 안의 모습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의 마음은 꽁꽁 얼어붙기 시작했다.
그 얼어붙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고, 힘겹게 작은 씨앗이 다시 심어지기까지 7년
앞으로 쓸 글들 속에 '나의 엉뚱함'과 '깨달음'이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웃음'과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을 작성하는 데 있어 나 자신에게 솔직하기를 나에게 바래본다.
핌비 ( Play In My Back Y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