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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하 Jul 31. 2021

7. 인생을 바꾸는 가장 확실한 무기

 인생을 살다 보니 두 가지를 꾸준히 하면 성공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독서’와 ‘운동’이다. 이는 육아에도 어김없이 통용된다. 엄마가 꾸준히 책을 읽고 성장해 나가며 운동을 통해 체력까지 강해지면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엄마가 되어줄 수 있다. 둘 중에서 더 중요한 요소를 하나만 꼽으라면 당연히 운동이다. 육아를 하면 알게 된다. ‘강한 정신력에 강한 체력이 깃든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을. 일단 체력이 좋아야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아이의 실수도 웃으며 넘길 수 있고 아이와 지치지 않고 놀 수 있는 원동력은 정신력이 아니라 체력이다.

   

  이영미 작가의 <마녀체력>이란 책을 접하기 전까지, 나는 거의 그로기 상태였다. 상태가 꽤 심각했는데도 ‘워킹맘이니까 힘든 거지, 엄마들은 원래 힘든 거야.’라며 스스로 문제 인식조차 못하고 살았다. 몸이 힘들만도 했던 것이 일을 다시 시작한 이후로도 아이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어린이집 등 하원 시간을 오전 10시, 오후 4시로 기준 삼고 어떻게든 이를 고수하려 했다. 그 사이 최대한 일을 끝내려고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며 숨쉴틈 없이 일했다. 하원 이후, 아이와 놀아주고 저녁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련의 과정이 겨우 끝나고 나면 다시 일을 시작했다. 새벽 한 두시가 되어서야 겨우 일을 마쳤다. 시간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업무 환경이 좋아 다른 건 일절 고려하지 않고 일을 시작했건만 결국 그것이 내 몸에는 독이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업무 컨디션까지 바뀌었다. 서울 수도권까지만 현장 취재를 하던 업무 조건에서 전국으로 취재를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회사에서 차량 지원이 되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국 팔도를 돌아다녔는데 늦지 않게 아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매번 전력 질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업무가 끝나는 새벽 시간은 더 늦어졌고 수면 시간은 점점 더 줄었다.  


 친정, 시댁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상황이 못 되었고 그렇다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더 오랜 시간 머물게 하는 것도, 남에게 맡기는 것도 모두 싫었기에 결국 내 몸만 더 축나게 되었다. 1년쯤 지나자 몸이 점점 신호를 보내면서 병원을 종류별로 돌아가며 다녔는데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고 수술을 하기도 했다. 남편은 일을 그만두거나 내키지 않더라도 시터를 써야 한다고 계속해서 나를 설득했고 그 과정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같은 문제로 다툼이 이어졌다. 하지만 나는 아이도, 일도 여전히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 한 채 어떠한 선택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마녀체력>이라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럴 수가! 누가 대신 내 얘기를 해주는 걸까.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저질 체력으로 허덕이고 있는 엄마들이라면, 특히 나처럼 운동과 거리가 멀었던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극 공감하며 읽게 될 것이다. 평소 몸도 약한 와중에 워킹맘으로 고군분투하던 저자는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결국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하는 꿈만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그래, 운동을 해야 한다. 살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


 책을 덮고 바로 헬스장을 등록했다. 새벽 5시 40분에 기상해 헬스장에 갔다. 6시에 오픈하자마자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남편 출근 시간은 아침 7시. 남편이 집을 나서기 전까지 집으로 돌아가려면 딱 45분 정도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저 멀리 해가 뜨는 것을 보며 30분간 러닝머신 위를 달렸다. 그 기분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그리고는 딱 15분간의 짤막한 근력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겨우 이 정도 해서 운동이 될까 싶었지만 평소에 워낙 운동을 안 하고 살았던 덕분(?)인지 효과가 바로바로 나타났다. 처음엔 몸이 더 피곤하기도 했지만 날이 갈수록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지고 하루가 다르게 몸에 에너지가 솟구쳤다. 여전히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일과 육아를 했지만 확실히 뭔가 덜 힘들고 기운이 났다. 운동의 효과가 이렇게나 클 줄이야.


 공부든 일이든 성공이든 무엇이든 잘 해내려면 강인한 체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육아는 더욱 그렇다. 평생 몸을 움직이는 것과 거리를 두고 살았던 나에게 사실 가장 절실히 필요했던 것은 운동이었다. 앞선 챕터에서 아이에게 가장 해서는 안 되는 행동, ‘화내기’에 대해 언급하며 화를 내지 않은 방안으로 ‘마음의 수행’과 ‘내려놓는 육아’를 얘기했지만 운동을 통한 강한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언제든 너그러운 엄마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여, 어떻게든 짬을 내서 운동을 하자. ‘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아이와 함께 더 행복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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