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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선인장 Apr 02. 2021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기

갠지스강은 어떻게 수천 년 동안 세차게 흐를 수 있지?

이젠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로의 안부를 물을 현지인 친구들도 몇몇 생겼고 게스트 하우스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준비하고 나눠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오쇼의 책도 다 읽었기 때문에 더 이상 원하는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다른 곳의 일정을 빼서라도 리시케쉬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너무너무 궁금한 것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 동굴에 있다는 아쉬람.

 

말하면 말하는 대로, 생각하면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했던가. 인도의 수많은 유명지 중에 굳이 리시케쉬에 온 이유는 정말 순수하게 요가와 명상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특별히 전문적으로, 구체적으로 해본 적이 없었기에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에 와보니 요가와 명상은 정말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신세계였다.

 

우연히 유카를 만나 찾아오게 된 나마스떼 게스트하우스에선 마침 내가 머물던 시기 정말 요가와 명상만을 하러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다.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아쉬람을 찾아서 매일 요가와 명상을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덕분에 요가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고급 정보들을 들을 수 있었지만 이성적인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았다.

 

“오랫동안 자기에게 맞는 요가를 찾으러 여기까지 온 사람들도 있어. 정말 그 마음이 간절하고 매일 생각하고 원하고 바라면 꿈속에서도 나온대. 아쉬람에 가서 요가와 명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말 초월한 사람들은 그 옛날 요가를 만들었던 창시자들이 직접 꿈속에서 나와서 그 사람에게 직접 가르쳐준대.”


 “꿈속에서?? 창시자들이??”


 “응. 요가 종류도 아주 다양하잖아. 어떤 요가가 정말 자신에게 맞는지 모를 때에도 기원전 창시자들이 나와서 말해준대. 너는 하타 요가는 맞지 않아. 라자 요가가 더 맞으니 바꾸라고.”

 

기껏해야 남아공에서 하타요가라는 말은 들어본 것 같다. 대부분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요가나 핫요가 정도만 들어봤는데 갑자기 요가라고 하더라도 종류가 많고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니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 나중에 찾아보니 요가에도 카르마, 즈나나, 라자, 박티, 하타, 쿤달리니, 만트라 요가 등 정말 다양한 요가가 있었다.

 

“요가는 다 건강에 좋은 거 아니었어? 자기에게 맞고 안 맞는 요가가 따로 있는 거야?”

 

게스트 하우스 친구들 중에 ‘그 정도’도 모르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 많게는 몇 년 짧아도 3개월은 인도의 다른 지역과 리시케쉬에 머물며 자신에게 맞는 요가를 찾아 탐험을 한 친구들에게 이제 겨우 ‘일주일’ 머문 나의 요가 이해도는 유치원생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프랑스에서 온 앤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번에 게스트하우스에 새로 온 사람들 있잖아. 자매라고 했던 사람들.”


내가 게스트하우스에 오고 이틀 후엔가 마지막 방에 여자 두 분이 들어왔었다. 공동주방에서 가끔 마주치며 잠깐 인사한 적이 몇 번 있어서 자매가 왔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항상 동생 분만 보여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프랑스에서 왔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거든. 언니가 몸이 안 좋아서 동생이 간병하는 중이라고 하더라고.”


“오. 정말요?? 어디가 아프대요?”


몸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남 이야기 같지 않아서 괜히 더 마음이 쓰였다.

 

“둘이서 인도 여행 중이었는데 요가를 배우러 인도에 왔대. 그런데 어떤 요가가 언니에게 너무 안 맞았던 거야. 거의 몇 주 동안 방 안에서 시름시름 앓기만 했대.”

 

‘세상에. 무슨 요가를 했길래 몇 주 동안 아플 수 있을까?’


“그럼 요가가 맞지 않아서 지금 저렇게 아픈 거예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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