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판형
판형은 그림책의 비례와 사이즈를 말해요. 여기서 사이즈는 책이 덮여 있을 상태를 말합니다.
그림책은 크기가 제각각이에요. 전집처럼 예쁘게 책장에 자리 잡아야 하는 게 아니라면 보통 출판사에서는 사이즈에 제한을 두지 않아요.
물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크기는 있어요. 제가 학교에서 수업할 때는 A4를 기준으로 비율을 조정하라고 이야기했어요. 기준을 안 정해 주면 정말 손바닥 같은 크기를 정하더라고요. 아마 집에 있는 프린터기가 보통 A4만 출력하다 보니 A5보다 작은 책으로 만들어 오는 것 같아요.
물론 작은 책들이 있어요. 보통 유아들이 보는 책들이 조금 작은 편이지요.
그러나 서사가 있는 이야기책이나 시각 활동을 위주로 한 책들은 그렇게 작지 않아요.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그림책의 범위를 (크건 작건) 벗어난다면 그 이유는 있어야 해요.
편집자뿐 아니라 독자들도 궁금해하니까요.
사이즈는 위의 부분만 염두에 둔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요.
소설책을 비롯한 교재나 참고서도 보통 위, 아래로 조금 긴 판형에 긴 쪽을 묶어서 책을 만들어요.
하지만 그림책은 그 부분에서 제한을 두지 않아요.
긴 쪽을 묶기도 하고 짧은 쪽을 묶기도 하죠. 긴 쪽을 묶어서 좌우로 넘길 수도 있지만 위, 아래로 넘길 수도 있어요. 모두 자유예요.
보통 가로로 긴 형태의 책들은 펼쳤을 때 수평적으로 더 길고 와이드 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보통 대자연이 드러나는 원고에서 주로 사용하죠.
위아래로 긴 책들은 수직적 느낌이 강해서 긴장감을 유발할 때 주로 사용해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번 판형을 정했다면 그 판형이 변해선 곤란해요.
물론 판형이 변하는 것 자체가 콘셉트인 책이거나 꼭 필요한 경우라면 당연히 예외겠지요.
위 그림에서 왼쪽은 판형이 변하지 않은 모습이고 오른쪽은 판형에 변하는 모습이에요.
왼쪽은 어떤 크기인지 어떻게진행될 지 한 눈에 보이는 반면 오른쪽은 어떤 크기인지 어떤 순서로 봐야 하는지도 알 수 없어요. 그림책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구성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