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 마라 1.창업Talk(6화)

6. 성공적인 오픈 ,예기치 못한 난관들

by 박주민 Jul 28. 2021

진정한 동기부여란게 이런 것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생각으로 직접 계획하고 직접 준 비하고 직접 실행하는 것. 그랬다. 이 자그마한 까페하나 오픈을 위해 그렇게 발품을 팔고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하는동안 힘들다고 느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책임의 무 게만 빼놓고 본다면 마치 96년도 신입사원때 가졌던 느낌이라고나 할까. 무엇이든지 잘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였고 힘이 절로 솟아났다. 직장생활을 이렇게 한다면 어떨까. 안 된다. 직장생활을 이렇게 하면 나와 동료들이 함께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 3월2일 드디어 역사적인 까페의 오픈날이 다가왔다. 그동안의 수고가 열매를 맺은  듯 오픈 첫날부터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첫 손님 세분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의외의 분들이였는데 할아버지 2분과 할머니 1분 이셨다. 그때는 오픈시간을 정하 지 않은 상태라 우린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미리 문을 열어 놓았는데 8시경쯤 세분이 기다 렸다는 듯이 들어오신 것이다. 그렇게해서 오전 9시경이 되니 우리가 기대했던 학부모와 동 네 분들 여럿 무리들이 삼삼오오 줄을 이어 들어오셨다. 금방 홀안은 가득찼고, 이런 현상 은 거의 일년 내내 유지되었다. 중심상권도 아닌 후미진 이곳에서 소위 오픈발의 요소도 있 었겠지만 출발이 좋았다. 그런데, 창업 첫해부터 예기치 않았던 일들로 맘고생이 참 많았다. 커피장사는 잘되어 오히 려 커피일로 힘든일은 없었다. 사실은 오픈전부터 문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인 테리어 담당실장은 관리실에 뭘 물어보려해도 늘 사람이 없고, 설사 누가 있어도 명쾌한 답 변이 없어 뭐 이런데가 다있나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보통 상가는 상가협의회라는 게 있 어서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는데 첫 회의에 들어간 순간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높은 고성 이 오가며 목소리가 정말 큰 여자사장님과 어떤 남자사장님이 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였 다. 앉아있는 다른 사장님들은 늘상 보아온 모습이였는지 담담한 표정들이였고, 정말 나는  말문이 막혀 멍하니 서 있다가 그냥 돌아왔다. 이후 회의를 서너번 더 들어갔는데 상황은  늘 같았다. 오픈날 떡을 맞추어 상가를 두루 돌며 인사를 하고 다녔다. 2층에 있는 마트매 니저에게 떡을 드리며 인사를 드렸더니 업종이 뭐냐고 물어온다. “커피숍입니다”하고 말했 더니 내 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커피숍이요 여기에요 커피숍이 될려나 안될긴 데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초면에 “ 반갑다 라든지 건승하세요 ” 정도로 마무리 해주면 좋 으련만 그는 그의 상식으로만 판단하고 내게 다소 무례한 실언을 한 것이다. 그 후 그 매니 저는 몇 개월이 지나도 사람들로 늘 붐비는 우리까페를 지켜보며 늘 의아해 했다. 손님들의  반응들도 표현의 느낌과 정도만 달랐지 초반엔 우려섞인 목소리들이 아주 많았다. 역시 그 려한 우려들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모두 바뀌였다. 어떤분은 내손을 붙잡고 이곳에 커피숍  차려주셔서 고맙다고, 잘 들어오셨다고, 심지어 상가가 한결 밝아져서 좋다며 만날때마다  칭찬을 해 주신분도 있었다. 오늘은 최종 리허설을 위해 직원들과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식오픈을 하루 앞두고  교회성가대 식구들이 대거 방문하기로 된 것이다. 한 20여분이 왔었고 우린 열심히 응대했 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않아 젊은남자 한명이 황급히 뛰어 들어오더니 나한테 큰소리를 치 며 당장 물을 쓰지 말라는 것이였다. 그리고 자기를 따라 지하에서 운영중인 불가마 사우나로 가자는 것이였다. 귀한 손님들도 오셨는데 챙피하기도해서 그를 얼른 따라 나섰다. 알고 보니 그는 사우나 운영을 맡고있는 매니저였고 우리가 물을 쓰니 지하 사우나실로 물이 떨 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였다. 따라가보니 진짜 물이 새고 있었고 손님들이 그 물에 젖어 항 의가 들어왔단다. 나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혔다. 우리는 오늘 처음으로 리허설을  하느라 설거지를 할 때 물을 썼고, 그 이유로 지하 사우나실에 물이 새었던 것이다. 졸지에  난 가해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도 참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만 생각해보 면 나도 피해자인 것을 알 수 있었을텐데 자기문제에만 빠져 나에게 멱살잡이라도 할 것처 럼 언성을 높이고 달려들었으니 말이다. 참아야했다. 그리고, 일단은 사태를 수습해야만 했 다. 내일이 오픈이고 각종 오픈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문을 못 연다는 상상은 하기도  싫었다. 어차피 오늘은 공휴일이고 하니 따질건 급한불 먼저 꺼놓고 하자고 다짐하였다. 인 테리어 업자에게 긴급히 전화를 하였다. 삼일절이라 다들 쉬고 있었을 상황이였지만 아직  대금이 입금되기 전이여서 그런지 담당실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수도 및 배관전문가 를 보내주었다. 그들은 점검을 하더니 막힌 배수관만 교체하면 금방 해결될 거라며 나를 안 심시켰다. 나는 그동안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감을 상가화장실로 가지고가서 세척을 하였다. 대걸레 를 주로 빠는 화장실 구석 큰 수도쪽지에서 불꽃 설겆이를 하였다. 찬물만 나오기 때문이였 다. 손시려 죽는 줄 알았다. 시간이 흘러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가게로 오셨다. 막힌 배수관 이 생각보다 길어 작업이 길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셨다. 순간 한숨이 흘러 나왔다. 결국,16 미터에 달하는 배수관을 교체하고 나서야 겨우 마무리 될 수 있었다. 세상에 이럴수가 있나 “ 왜 우리가 상가 배수관을 세입자인 우리가 우리 비용으로 고쳐야 하지” 한숨이 흘러나왔 다. 그 다음날 나는 관리실로 찾아가 꽉 막힌 배수관을 증거로 내보이며 원인규명을 위해  따지기 시작했으나, 정확한 원인도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는 사람을 찾을 순 없었다. 관리 실장은 이해안되는 말만 연신 해댈 뿐 이였다. 심지어 집주인조차도 결국엔 나타나지 않았 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난 창업후 얼마 안되어 이른 아침을 이용 커피교실을 시작했는데 어 느날 수업중에 역한 냄새가 나 바닥을 보았더니 하수도가 역류하여 까페를 한강으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수강생들을 다 돌려보내고 장사도 반나절동안 못했건만 어느 누구도 영업손실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상가내에는 대형업체들 이 몇몇 있는데 이들이 오랫동안 전기 및 물 사용료를 내지 않아 한전과 수도사업부로부터  경고를 받았고, 급기야 상가전체를 대상으로 단전, 단수공문을 보내왔는데 꼬박꼬박 월세와  관리비를 내온 내가 왜 이런 공문들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 다. 또 여름이 다가오자 각 상점들마다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하는데 벽면 선반에 놓여진  찻잔들이 떨어지고 손님이 앉아있는 벽쪽이 심하게 흔들려 알아보니 옆집 편의점쪽에서 사 용하는 대형실외기 2개가 떡하니 우리가게 외벽에 붙어 있었던 것이였다. 굉음을 내며 돌아 가는 소음과 진동이 원인이였다. 편의점 사장님을 찾아가 정중히 말씀을 드리고 실외기 이 전설치를 부탁드렸는데 몇일이 지나도 진전이 없었다. 다시 찾아가 말씀드렸더니 “본사가  움직이지 않아서라며 당신이 들어온 뒤로 피곤해졌다며 되려 나한테 뭐라고 하는게 아닌가” 정말 화가 났다. 나도 나지만 직원들과 손님들이 불편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힘들었다. 결국 몇 번의 걸친 요청 끝에 거의 2주가 다 되어서야 실외기는 옮겨졌다. 도대체 왜 자기네 외벽에 설치를 안하고 남의 외벽에 한 걸까. 그 2주간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였 다.난 당연히 장사를 시작하면 장사 자체로 고되고 제일 힘든 일 일거라 생각했다. 왜냐하 면 여긴 중심상권이 아니였기에. 그런데 달랐다. 티저식으로 진행해 왔던 우리의 오랜 홍보 활동과 정성을 다한 서비스들이 빛을 발하여 BEP는 첫달부터 훨씬 초과했고 시간이 지날 수록 매출은 늘어만 갔으니 말이다. 이렇듯 예상치 못하게 상가와 주변상점들로 인해서 곤 란함을 겪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나는 상가법 전문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장사 전문가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껏 사회생활을 해 오면서 나름의 지혜와 수완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였다. 이곳에 와보니 상식이 통하질 않았다. 나중에 좀 알아보니, 우리 상가의 경우가  좀 심하긴 했고 상가마다 어지러운 스토리들이 다들 있었다. 특히, 창업 첫해에 나는 초보 사장으로서 이웃상점들과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다. 웬만하면 참고 인내하려 했다. 누구나 그렇지 않겠는가. 어느덧 나도 장사의 세계에 발을 들여 논 것이다. 그 좋아하던 합 리성이 어떻고 상식이 어떻고만 따져서는 문제해결이 안된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전 06화 커피전문점 함부로 창업하지 마라 1.창업Talk(5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