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_보송한 얼굴의 너에게
서랍에 초콜릿은 하나쯤 넣어두렴
한 조각 입에 넣고 입속을 굴려보면
요령을 알게 되겠지
문장을 녹여 먹는
한 줄씩 늘어나는 이름을 떠올리며
매일 도착하는 속삭임을 듣고 있니
마침표 찍기 전까지
긴장을 놓지 말자
단어가 잡아먹는 비문을 보기 위해
쓰려고 쓰지 않는 습관을 지닌 네게
함부로 행운을 빌어
계속해서 태어나길
_이나영 시인, <보송한 얼굴의 너에게>
책 곁에서 일하다 거제에 오게 된 사람. 시집 <언제나 스탠바이>를 썼어요. 각종 글을 윤문하고, 글쓰기 수업도 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거제에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