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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샌드위치 세대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어린 아이를 둔 부모이면서 양가 부모님의 자식인 끼인 세대, 안녕하신가

by 장효진

올해도 1/3이 지나고 곧 5월이다. 5월은 날도 푸르고 꽃도 피고 지역 곳곳마다 축제로 들뜨는 분위기로 가득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뿐만 아니라 석가탄신일에 근로자들에겐 근로자의 날이 끼어 있어 징검다리 연휴 사이 연차를 쓰면 올해는 6일짜리 연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설레고 마음 푸근한 5월이지만 아마 나처럼 40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5월이 설이나 추석 명절이 낀 2월, 8월만큼이나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하는 시기일 것이다. 당장 아이들을 데리고 좋은 추억 쌓기 나들이는 물론이거니와 아이를 위한 선물, 외식을 준비해야 한다. 곧이어서는 양가 부모님 시간차를 두고 찾아뵙고 식사 한끼라도 정성스레 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도 하고 약간의 용돈도 준비한다.


아직 어린 아이를 가진 젊은 부모는 어버이날에 어버이보다는 자녀로서 본분을 다하기에 여기저기에서 끼인 세대, 즉 샌드위치 세대이기 십상이다. 우리는 가운데서 아이들에게 추억의 씨앗을 뿌리면서, 아름드리 나무로 성장해서 맺은 열매로 부모님께 보은하는 세대다. 우리 끼인 세대, 샌드위치들은 경제적으로나 마음 씀씀이나 체력적으로나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때가 바로 5월인 것이다.


샌드위치들은 5월에 갑자기 소비가 커지기 때문에 가계계획에서 연중 비용으로 가족대소사에 들어가는 경비를 미리 고려하여 매달 얼마간 저축을 해두는 것이 좋다. 생각해보면 명절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생신, 어버이날, 결혼 기념일 등 거의 매달 이벤트가 있는 편이다. 그 중에서 5월은 가정의달이라 아예 못박아 둔 것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올해처럼 연휴로 시간 여유가 많을 때에는 조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함께 가족행사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아이의 선물은 값비싼 것보다 평소 갖고 싶었던 것들 중에 의미있는 것들로 선정하고 예산 안에서 정하는 것이 좋다. 우리 아이는 평소 취미로 즐겨하던 슬라임 중 천연 재료를 사용한 슬라임 세트를 갖고 싶다고 하였다. 바람풍선이나 뽁뽁이 등 다양한 스킬을 보여주면서 공연아닌 공연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뒤처리만 잘한다면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크게 시끄럽거나 하지 않아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동생네는 모처럼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다고 한다. 시부모님과 아이와 함께 3대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올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아이들이 자라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될 한페이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날인 어린이날이 숙제로만 남아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평소 표현하지 못한 감사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날을 적극활용하는 것은 어린 시절 나의 어린이날을 지켜주신 부모님들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아이가 몇년 후면 훌쩍 커서 같이 다니려고 하지 않는 사춘기를 맞을테고 부모님은 지금보다 어깨가 한뼘은 더 줄어들어있을 지도 모른다. 지금이 가장 어리고 건강하고 행복한 때가 아닐까.


숙제나 부담이 아니라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마음껏 드러내고 또 미래에 되뇌일 수 있는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는 설렘으로 5월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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