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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케 Sep 07. 2022

중요한 건 ADHD가 아니야

[젊은 ADHD의 슬픔]을 읽고


대부분의 ENFP들은 이 책을 보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ADHD인가..?' 나도 그랬다. 작가의 성격적 특성들이 나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소리에 병적으로 예민한 것. 말을 과하게 많이 하는 것. 남이 볼 땐 무모할 정도로 마감 시간에 항상 쫓기는 것. 무언가에 흥미가 쉽게 생기고 쉽게 식는 것... 등등. 실제로 ADHD가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대도, 나의 타고난 기질뿐만 아니라 시대적. 환경적 특성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왜, 핸드폰을 자주 보는 사람은 집중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에 어떤 기능이 고장난다고 하지 않던가. 그리고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도 핸드폰의 일일 스크린타임이 6시간을 넘는다. 어쨌든, 어떤 이윤들, 당장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으니.. 뭐 어때ㅑ용.

읽으며 내내 너무나 다정한 글이라고 생각했다. 각자 크기와 깊이는 다르겠지만, 누구나 스스로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고치려 할 것이고, 누군가는 받아들이려 할 것이며, 누군가는 외면하려 할 것이다. 그 어떤 방법도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리고 그 모든 방법이, 심지어 외면하는 방법까지도, 결국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작가의 것은 ADHD였다.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들을 가감없이 글로 보여줬다. 쉽지 않아 보였다. 어떤 문장은 너무 마음 그대로의 날것처럼 느껴져서 내 마음까지 두근거렸다. 그런데 싫지 않았다. 오히려 작가를 응원하게 되었다.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말로는 예전부터 그랬고, 글로도 점점 그렇다. 나이를 먹을수록 나의 솔직한 날것의 마음을 보여주는것이 왠지 부끄러워진다. 그래서 어딘가 슬며시 감추고, 다듬고, 광을 내어 내놓는다. 그래서 이런 글이 더 재밌다. 그리고 이런 글을 쓰는 사람도 좋아하게 된다.

나는 뭔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정말 싫었다. 왜 그렇게 안 되는지 스스로가 답답했고, 나처럼 부족한 사람은 그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등장한 MBTI가 나를 많이 위로해 주었다. 나같은 사람이 세상에 생각보다 많고, 이런 사람에겐 또다른 장점이 있다는 걸 되새겨줬다. MBTI를 통해서 내가 싫어하던 내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스스로 감추고 싶어하는 부분에 있어서, 나 같은 사람이 나 말고도 많다는 것은 굉장한 위로가 된다. 나 같음에도 불구하고 잘 사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렇게 MBTI가 나를 위로했듯, 이 책도 나를 위로한다.

결국 중요한 건 ADHD가 아니다. 본인의 일부를 비로소 받아들이고, 함께하기로 한 그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앞으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나를 마주하게 될까. 그럴 때마다 내 편에 나 자신이 꼭 함께 있어주길 기대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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