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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킴 Jun 06. 2019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기까지

첫 독립출판 책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가 나오기까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겠다.' 마음먹은 지는 어느덧 약 2년이 지났다. 정확히는 첫 독립출판물을 내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지는 약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라는 책을 만들고 나서 사람들이 작가로 불러주기 시작했고, <자고 싶다>라는 두 번째 독립출판 책을 내게 되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외로운 창작자의 길을 걷고 있다. 뭔가를 이뤄보겠다고 혼자 아등바등하고 있지만 정작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창작자의 길.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노트에 끄적여 놓은 메모와 낙서를 보면서 우연히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창작욕구도 욕구이지만 말주변 없는 나라도 이렇게라도 누군가에게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막 엄청난 경험을 한 것은 아닐지라도 소소하게나마 보고 느낀 것을 누군가와 함께 공유하며 '이런 사람도 있구나.' 위로를 받고 도전을 꿈꾸며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캐나다에 떠나기 전의 일상은, 모두가 그러하듯이 졸업하자마자 학생 신분을 벗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그토록 되고 싶던 디자이너가 되었다. (어린 시절의 꿈은 필립스탁이나 카림 라시드처럼 세계에서 잘 나가는 제품 디자이너였지만 현실에서는 소박한 직장인.) 내 평생의 길이 창작자라는 걸 일찌감치 알았다. 그토록 배우고 싶던 미술을 배우지는 못해 길이 틀어질 뻔했지만 운 좋게도 미대에 가면서 디자인 전공을 할 수 있었고, 디자이너로 취직해 앞으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인생은 절대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말. 사회에 나와 배운 나의 첫 쓴 신고식이었다. 2년도 채 못 채우고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나는 이제 두 번 다시 디자인 일 안 할 거야. 컴퓨터 꼴 보기도 싫어."라고 선언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일이 이제는 세상에서 제일 하기 싫은 일이 되었다. 그렇게 방황의 길로 들어선다. 누구보다 좋아하는 게 뚜렷하고, 하고 싶었던 게 뚜렷했던 만큼 단단했던 멘탈이 산산조각으로 무너지자 수습하기 어려웠다. 확신에 차 걸어왔던 길에서 벗어나고 나니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기분이었다.

 

언제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주변을 탐구하며 쉬지 않던 모든 사고 회로가 멈췄다. 창작이라는 삶의 원동력이 멈추자 평범했던 일상도 많이 바뀌어져 있었다. 하루 종일 티비 앞에 있던지 쉬지 않고 음식을 꾸역꾸역 먹거나 그게 아닌 대부분 시간은 잠만 잤다. 마음 한켠이 공허했고, 웃음기도 사라졌다. 그나마 정신 차리고 있는 날에는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뭔가에 신이 나서 가슴이 뛰는 날이 올까? 아님 별 거 아닌 것에도 감동받아 우는 날이 올까? 다시 뭔가에 열정적으로 빠져들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 뿐이었다.

 




모두가 실천하는 그 공식. 퇴사 후 여행. 그래서 떠나게 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서의 1년. 지금껏 지내온 일상과 틀에서 벗어나 아무도 없는 새로운 곳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 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 회사를 그만두고 약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캐나다 워홀에서의 1년이라는 삶도 그 안에 포함되어있다.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는 타지에서 혼자 울고 웃는 과정 속에서 마음이 점차 회복되어가는 이야기와 그림이 담겨있다. 1년이라는 시간은 마음이 회복하기까지 길다면 길 수도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한국에 돌아왔을 때의 마음가짐은 전과 많이 달라져있었다. '내가 앞으로 뭘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바로 자신감. 감사하게도 이 책을 시작으로 다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브런치에 연재할 글들은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 책에 담지 못한 뒷 이야기들이다.

그럼  <캐나다 떠나보니 어때> 비하인드 스토리 재밌게 보시기를 바라며 첫 글을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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