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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없이 살자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

by 피터팬


떨어져 산 지,

어느새 2년째.


처음엔 그냥

‘잠깐의 거리’일 줄 알았다.

근데 그 잠깐이 자꾸 연장되더니...

어라? 연재 중이네?


매달 한 편씩,

월간 장거리 연애.


주말마다 만나

밥 먹고, 얘기하고,

싸우고, 다시 웃고.


그러다 헤어지는 날엔

어김없이 눈물이 고인다.

공항 게이트 앞에서

작별의 뽀뽀는 늘 3초 이상.


그 3초 안에

수많은 감정이 밀려온다.


‘왜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해?’

‘아냐, 이렇게라도 함께 있는 게 다행이지.’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생각하게 된다.


만약

같이 살았더라면 어땠을까?


아침마다

서로의 이불을 뺏으며 티격태격했을까?


화장실 문 열어두고

소소한 전쟁을 벌였을까?


아니면,

눈 뜨자마자 마주한 얼굴에

살짝 웃으며 “잘 잤어?” 했을까?


글쎄.

아마 둘 다였을 거다.


지지고 볶고,

그러다 또 끌어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하고, 또 미워하고.


그런 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이잖아.


그런데 지금은

이 거리가

우리 사이에 뭔가를 더 키운 것도 같다.


더 기다릴 줄 알게 됐고,

더 말할 줄 알게 됐고,

무엇보다

더 보고 싶어할 줄 알게 됐다.


물론 가끔은

후회된다.


혼자 라면 끓일 때,

몸살 나서

이불만 끌어안고 누워 있을 때,

괜히 보고 싶은 날,

전화 대신 안아줬으면 싶을 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뇐다.

“후회 없이 살자.”


그러니까

지금 이 순간도

그저 흘려보낼 게 아니라

잘 견디고,

잘 웃고,

잘 살아보자.


곧 또 만날 테니까.


그때 아내한테 말할 거다.

“보고 싶었어, 진짜 많이.”


그러면

너도 웃으며 말하겠지.

“그러게, 괜히 떨어져 살았네.”


...근데 또 싸우겠지?

그래도 괜찮아.

그것마저도

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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