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으로 사랑을 전하는 남편
남편은 얼마 전, 회사에서 하루동안 교육을 받았다.
그 날은 남편과 평소보다 더 많은 카톡을 주고 받았다. 평소에도 출근 후 짬짬이 카톡을 주고 받았는데, 교육을 듣던 남편은 하루종일 자리게 가만히 앉아 있다보니 더 자주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서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4시가 되었고, 나는 퇴근해 아이를 하원시키러 갔다.
하원 장소에서 수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내 옆에 불쑥 나타났다. 정확히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했던 남편은 생각보다 일찍 교육을 마쳤다. 덕분에 우리는 함께 수지를 맞이할 수 있었다.
수지는 하원 장소에 엄마 아빠 둘다 있는 걸 보고 좋아했다. 신난 수지가 콩콩 뛰며 우리 곁으로 왔다.
그리고 우리는 잠시 정차해 두었던 남편 차에 함께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남편은 차에 타자마자 편의점에서 파는 팝콘 하나를 건넸다. 왠 팝콘이냐고 물으니, 교육 시간에 오후에는 영화를 봤는데 그 때 받은거라고 했다. 남편은 팝콘을 먹지 않고 챙겨와 건네 준 것이다.
내가 영화보면서 먹지, 왜 안먹었냐고 물으니 남편이 이렇게 답했다.
"너희 주려고."
남편은 팝콘을 보며 우리 생각이 나서 일부러 먹지 않고 가져온 거였다. 별거 아닌 작은 팝콘 하나였지만, 이 팝콘을 보고 나와 수지를 떠올려준 남편이 새삼 다정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남편이 그동안 회사에서 간식을 종종 가져왔던 게 떠올랐다. 동료들이 마카롱이나 빵같은 달달한 디저트를 주면 먹지 않고 집에 가져온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아마도 그때마다 달콤한 걸 좋아하는 나와 수지를 떠올렸던 것 같다.
양이 아무리 적어도, 남편은 크기나 양에 상관없이 늘 간식을 챙겨왔다. 우리 맛보라며 건네는 그 마음이 참 다정하게 느껴졌다.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고, 그 작은 것을 나누려는 마음에서 늘 사랑을 느낀다. 그래서 남편을 볼 때마다 사랑은 말보다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은 어떻게든 꾸며낼 수 있지만, 행동에서는 숨길 수 없는 진짜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날 남편이 가져온 팝콘은 나랑 수지가 맛있게 잘 먹었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남편은 흐뭇하게 웃었다.
회사에서 간식이 생길때마다 우리가 좋아할 모습을 떠올리며 챙겨오는 남편을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 난다.
그렇게 우리가 먹는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는 남편을 바라볼때, 또 한번 다정한 사랑을 느낀다.
매일 이렇게 사랑받고 또 사랑하며 보내는 날들이 하루하루 참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