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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한 Nov 16. 2020

#19. 그림을 부르는 재료들

 손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림에 적합한 재료들이 필요한데요. 사실 좋은 재료들이 너무 많아서 이를 모두 언급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펜 드로잉, 펜 앤 워시, 수채화를 위한 재료들을 선택하시기 위해 참조하실 수 있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펜 드로잉 재료들


 펜 드로잉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펜은 보통 만년필과 라이너 두 종류를 제일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꼭 이 두 종류가 아니더라도 볼펜, 플러스펜, 붓펜 등 다양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만년필의 경우 상당히 고가의 만년필도 있으나 드로잉을 위한 펜이 비쌀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펜 드로잉의 시작은 LAMY logo 만년필과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초반에 힘을 많이 주며 그리는 잘못된 사용법으로 LAMY logo 만년필에서는 잉크 샘 현상이 나타나고,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는 촉이 자주 망가지게 되더라고요. 펜을 쓰실 때는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후 알게 된 것이 Platinum사의 Preppy 만년필입니다. 2020년 11월인 현재 가격이 2~3천원대인 저렴한 만년필임에도 3년째 쓰는 지금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위의 그림도 이 만년필로 그린 것이고요. 가격이 저렴한 다양한 펜류들을 테스트해보시고 가격 가성비도 좋으며 손에 맞으시는 펜들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단 이때 한 가지 유의할 것은 잉크의 흐름이 좋은 펜을 쓰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길게 라인을 쓸수록 균일하게 잉크가 잘 공급되어야 합니다. 중간에 라인이 끊어지면 흐름과 리듬도 끊어지게 되고 또 잉크가 잘 나오도록 힘주어 라인을 그을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펜의 수명도 짧아지게 되니 유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일반적인 펜류가 아닌 다음에 소개할 만년필은 좀 다른 유형의 만년필인데요. 예전에 두께가 조절되는 펜에 대해서 이후에 이야기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죠? 바로 Sailor사의 후데(Fude) 만년필입니다. 밑은 하나의 후데 만년필로만 그린 그림들입니다.


 후데 만년필은 본래 캘리그래피용 만년필인데요. 펜 드로잉을 하시는 분들도 즐겨 사용하는 도구이자 저도 이 만년필이 만들어 내는 라인의 느낌을 매우 좋아하여 잘 사용하는 만년필입니다. 가격은 2020년 11월 현재 15,000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보통 만년필과 달리 촉이 꺾여 있는데요.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두께 조절이 가능합니다. 촉이 꺾인 각도에 따라 블루(40도)와 그린(55도)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데 그린이 더 많이 꺾여 라인 두께 변화 폭이 더 큽니다.(즉 더 두껍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그린색을 추천드립니다.


 펜 촉을 뒤집어 사용하는 가장 얇은 두께, 펜촉을 세워 사용하는 얇은 두께, 펜촉의 방향대로 사용하는 중간 두께, 펜촉의 옆 방향으로 사용하는 가장 두꺼운 두께까지 4가지의 라인 두께를 사용하실 수 있으며 이를 모두 연결하여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좀 더 이해하시기 쉬우시도록 후데 만년필 사용법에 대하여 설명한 영상 링크도 공유합니다.

https://youtu.be/xVMZI6Hfq0M


 펜 드로잉을 위한 종이는 선택 폭이 넓습니다. 특별히 질감이 강해서 펜촉을 쉽게 상하게 하지 않는 대부분의 드로잉용 종이들이 모두 사용 가능하고요. 수채 채색을 고려하지 않고 펜 드로잉만을 위해서는 일반 무지 노트 및 연습장도 충분히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림을 꾸준히 그리시기 위해서 스케치북을 사용하는 것의 이점에 대해 이전에 언급했듯이 너무 장수가 많지 않은 스케치북 형태이면 더 나을 거 같습니다. 사이즈 또한 자유이지만 어반 스케치를 위해 a5 사이즈 스케치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수채화 재료들


[숲의 소리 수채화 - 아르쉬 황목/ 100% 코튼/ 300gsm/ 8절 - 2020.08.30]


 펜 드로잉 재료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순서 상으로 펜 앤 워시 재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 것 같지만 펜 앤 워시 드로잉이 수채화와도 연관이 있고 수채 비율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에 따라 재료가 많이 달라질 수 있어 수채화 재료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수채화의 기본 재료들을 나열해보자면 우선 종이가 있겠고요, 수채물감, 팔레트, 물통, 붓, 스케치를 위한 연필 등이 있겠습니다. 예전에 물과 친한 재료들이 있다고 했죠? 수채화는 '원하는 대로 그린다.'가 아닌 '물을 컨트롤한다.'가 더 중요한 개념이 되는데요. 이 '물'이라는 녀석이 한 성격을 하기에 자기와 잘 맞는 재료들을 쓸 때와 그렇지 않은 재료들을 쓸 때 매우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우선 물과 잘 맞느냐의 선택에서 제외가 되는 재료들은 연필, 팔레트, 물통입니다. 이 외의 재료들인 종이, 수채물감, 붓은 물과 잘 맞느냐가 매우 중요한 재료들인데요. 이 중 가장 중요한 재료들을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저는 종이 > 붓 > 물감 순으로 나열하겠습니다. 때로 종이 > 물감 > 붓 순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이 부분은 그리시는 분들마다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제 경우는 붓이 물감보다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붓이냐 물감이냐의 문제와는 상관없이 수채화를 그리시는 분들 거의 대부분이 가장 중요한 재료로 여기시는 것은 바로 '종이'입니다. 바로 물의 특성을 그림으로 실제로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 종이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수채화 용지 (Watercolor Paper)


 물과 친한 종이로 시작하는 경우 우리는 +10의 위치에서 그림을 시작한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물과 친하지 않은 종이로 시작한다면 우리는 필경 -30 이하의 위치에서 시작하게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이 신경질을 낼 수도 있는 상황이 됩니다. 물이 좋아하는 종이의 기준으로 다음의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바로 '코튼(cotton) 100%와 무게 300그램(gsm) 이상의 종이'입니다. 이 기준의 종이와 그렇지 않은 종이 비교를 해보면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때로 아르쉬와 같은 물과 친한 종이를 물이 마르면 색이 연해지는 부분으로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물과 친하지 않은 종이가 오히려 발색이 좋아 보이기도 하죠. 그 이유는 물감의 원료인 피그먼트(pigment)가 종이로 침투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른 특성 때문입니다. 물과 친하지 않은 종이는 채색 시 물과 물감이 종이 표현에 둥둥 떠다닌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피그먼트가 거의 전혀 침투하지 못하기에 색 자체는 강렬해 보이죠. 다만 그것 외에는 수채화로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매력적인 이점들을 거의 대부분 표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물과 친한 종이의 색이 연해지는 부분은 물과 피그먼트가 충분히 종이 안으로 침투하여 종이가 이를 잘 소화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그 위에 레이어를 올려 투명한 색의 겹침을 표현하기에도, 물을 많이 사용하여 물이 표현하는 다양한 효과와 부드러운 블렌딩의 표현에도 매우 뛰어납니다. 이는 물과 친한 종이일수록 종이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글루 성분이 적고 그렇지 않은 종이일수록 반대로 글루 성분이 많아서 종이가 숨 쉴 공간이 없어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물과 친한 종이들이 주로 수제 종이이다 보니 가격의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종이를 가장 저렴한 형태로 구매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밑은 이러한 종이들을 접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형태입니다. 좌측부터 지류 - 패드 - 스케치북의 형태인데요. 동일 크기로 비교했을 때 지류가 가장 싸고 그다음이 패드, 그다음이 스케치북 순으로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스케치북의 경우에는 A3 사이즈보다 큰 크기는 구하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지류를 롤로 구매하는 경우는 가격이 제일 싸겠지만 종이를 재단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2절의 지류를 구매 후 원하는 크기로 재단하여 쓰시는 것이 여러 면을 고려했을 때 가장 경제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수제 종이이다 보니 브랜드별 특징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데요. 브랜드 별로 수작업을 하더라도 글루 포함 양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이는 동일한 물의 양을 사용했을 때 물이 얼마나 늦게 마르는가로 직접 느껴보실 수 있는데요. 물이 늦게 마를수록 수채화의 다양한 표현들을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마음껏 즐기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러 좋은 브랜드들 중 수채화 마스터님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브랜드로는 샌더스 워터포드(Saunders waterford)와 아르쉬(Arches)가 있습니다.


 수채화 종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실 때 세목, 중목, 황목과 같은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종이가 물과 친한지를 알고 수채화에 적합한 종이를 선택한 후에는 종이 질감에 의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종이를 만든 방식에 따라 종이 질감이 나뉘는데 이 질감의 종류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위의 세 단어들이고 질감에 의한 특징들을 표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을 거침없이 많이 쓰면서 아주 부드러운 표현부터 거친 드라이 브러시 효과까지 낼 수 있는 종이는 황목이고, 세목은 세밀하면서도 여러 레이어를 쌓아 올려 표현하는 그림들에 좋습니다. 중목은 세목과 황목의 중간 특성을 가지고 있어 많은 분들이 중목을 선호하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황목이 가진 와일드함에 매력을 더 많이 느끼고 있어요.

[비 내린 후의 거리 수채화 - 아르쉬 황목/ 100% 코튼/ 300gsm/ 8절 - 2020.09.02]


수채화 붓 (Watercolor Brush)


 붓 또한 종이처럼 물과 친한 붓과 그렇지 않은 붓으로 크게 구분되고 그 안에서 또 다양한 종류의 붓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물과 친한 붓과 그렇지 않은 붓의 차이는 물과 친한 종이와 그렇지 않은 종이의 경우처럼 그 차이가 매우 크진 않습니다. '수채화를 잘 그리기 위해 물과 친한 종이를 꼭 써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반드시 그렇습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반드시'의 레벨입니다. 그렇지만 '수채화를 잘 그리기 위해 물과 친한 붓을 꼭 써야 하나요?'라는 질문의 답은 '쓰시면 좋은 것이 분명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입니다. 다음은 물과 친한 붓과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붓의 차이입니다.

 천연모는 합성모보다 물과 물감을 훨씬 많이 머금을 수 있습니다. 좋은 종이가 물과 물감을 종이 깊숙이 빨아들여 물을 충분히 써야 하는 수채화에 적합한 것과 같이 천연모 또한 그러합니다. 종이가 물과 물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 종이 표면에만 겉도는 단점이 있듯이 합성모 또한 물과 물감을 많이 머금지 못해 자주 물과 물감을 공급해줘야 하고 이로 인해 잘못하면 불필요한 붓 자국이 많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지 못한 종이가 수채화를 그리는 것에 어떠한 장점도 없는 것과는 달리 합성모의 경우 천연모보다 붓의 탄력이 좋고 워시 아웃에 천연모보다 유리하기에(천연모보다 잘 닦임) 적절하게 사용하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천연모도 붓모의 종류가 청설모 털인지, 담비 털인지 등에 따라 품질 차이가 있지만 이보다는 합성모와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그리실 때 더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천연모와 합성모라는 큰 범주 외에도 용도에 따른 다양한 종류의 붓들이 있는데요. 많이들 사용하시는 붓의 종류들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런 종류들의 붓이 합성모인 물붓을 제외하고는 모두 천연모로도 합성모로도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채화를 그리실 때는 천연모와 합성모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용 용도에 맞는 종류의 붓을 선택하여 사용하면 되는데 이 중 물붓은 사용하실 때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물붓은 물통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편한 사용성으로 수채화를 처음 그리실 때 바로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고 저 또한 그랬는데요. 붓대로부터 공급받는 물의 정도와 이로 인한 붓모의 수분 상태는 일반 붓의 경우와 매우 달리 특별한 상태가 됩니다. 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아 수채화에 익숙하신 경우에 가능합니다. 사실 물붓은 초보자를 위한 붓이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 수채화를 그리시는 분들께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또한 물붓의 사용에만 익숙하신 경우 물통을 사용하여 일반 붓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경우 상당히 적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배움에 있어 특별한 방법으로만 그리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합성모인 물붓의 탄력과 샤프한 팁을 활용하고자 하여 물붓을 사용하더라도 주로 붓대에 물을 담지 않고 물통에 붓을 담궈 사용합니다.


수채화 물감 (Watercolor Paint)


 수채화 물감 또한 브랜드도 많고, 가격대도 참 다양합니다. 물감의 경우 브랜드별 특징도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아 여러 브랜드의 물감들을 테스트해보면 좋지만 여기서도 물과 친한 물감과 그렇지 않은 물감이 있습니다. 바로 전문가용 물감과 학생용 물감의 차이인데요. 붓과는 달리 학생용 물감의 경우 좋은 수채화를 그리기에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품질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학생용 물감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떤 브랜드를 사용하시건 꼭 전문가용(보통 professional로 표기되는데 만약 브랜드에서 professional 상위 버전도 만들고 있다면 그 버전이 전문가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로 신한 수채화 물감의 경우 professional 버전이 아닌 더 상위 버전 SWC 물감이 전문가용입니다.) 물감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가격 대비 경제적인 브랜드의 전문가용 수채물감을 선택하시는 것이 비싼 브랜드의 학생용 물감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품질이 좋습니다.


 또한 수채물감은 그 형태에 따라 밑의 사진처럼 좌측의 튜브 물감들과 우측의 고체 물감으로 나뉠 수 있는데요. 고체 물감의 경우 튜브 물감보다 피그먼트 응집력이 좋아서 보통 튜브 물감을 굳혀 사용하는 경우보다도 물을 훨씬 많이 물감도 훨씬 많이 녹이셔야 합니다. 이를 잘 조절해야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물붓과 마찬가지로 고체 물감도 초보자용이 아니라 수채화에 익숙하신 분이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채화는 다른 그림들보다도 재료 품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물과의 상성이 어떤 재료를 쓰는지에 따라 그림의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과 친한 재료들을 쓰는 것은 우리의 수채화 실력을 0 혹은 + 상태에서 시작하게 합니다. 하지만 물과 친하지 않은 재료들을 쓰신다면 필경 우리는 - 상태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이는 본인의 그림에 대해 더 실망하게 되어 수채화와 멀어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바른 재료의 선택은 수채화의 경우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특히 무엇보다도 종이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펜 앤 워시 재료들


 펜 앤 워시의 재료들을 수채화 재료들 이후에 설명하는 이유는 펜 앤 워시가 수채화와의 접점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수채화 재료들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펜에 대해서는 좋은 선택을 해놓고 종이, 붓, 물감에 있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물이 싫어하는 재료들로 골고루 준비하실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펜 앤 워시를 펜에 더 집중하느냐, 수채화에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해봤습니다. 각 타입 제일 하단 부의 비율은 Pen : Watercolor의 비율입니다.


 제가 그린 펜 앤 워시 그림들 중 각 타입에 해당되는 그림들을 골라 봤습니다.

[Pen & Wash Type1 - Pen 90% : Watercolor 10%]


[Pen & Wash Type2 - Pen 70% : Watercolor 30%]


[Pen & Wash Type3 - Pen 50% : Watercolor 50%]


[Pen & Wash Type4 - Pen 20% : Watercolor 80%]


 이 중 수채 비율이 반 이상으로 올라가는 Type3 부터는 재료들을 선택하실 때 수채화 재료들의 특성을 잘 고려하셔야 합니다. 물이 본격적으로 본인을 드러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펜 앤 워시의 경우 일반적으로 방수 잉크가 들어 있는 라이너 종류나 만년필에 방수 잉크를 충전하여 사용하게 되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수채물감으로 채색할 시 물에 잉크가 녹아 번지기 때문입니다.(이런 느낌을 활용하여 그리는 느낌도 재밌습니다.) 요즘은 방수 잉크도 다양한 브랜드와 컬러로 잘 나와 있습니다. 만년필에 잉크를 충전하는 것은 밑의 사진처럼 이미 잉크가 들어 있는 카트리지(윗 사진)를 구입하여 충전하는 경우와 해당 만년필 브랜드와 호환되는 컨버터(밑 사진)를 활용하여 잉크병에서 잉크를 빨아올려 충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양한 잉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로 컨버터를 사용하지만 꼭 컨버터가 없더라도 다 사용한 카트리지에 주사기로 잉크를 주입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저는 주로 굉장히 진한 블랙 방수 잉크인 Platinum 사의 Carbon Black 잉크를 만년필에 컨버터로 충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부 방수 잉크의 경우 펜 촉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원하시는 브랜드의 방수 잉크에 대한 상세 설명을 참조하신 후 사용하시는 것이 낫겠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그릴 때 재료 선정에의 기준을 이해하시고 그리실 그림에 맞는 재료들을 선택하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또한 위의 정보들을 토대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재료 선정 기준들을 만들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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