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면 하고 싶었던 것들

자유가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by 지구대장

목 차

프롤로그

00 아무도 물어보지 않아서 나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01 퇴사하면 하고 싶었던 것들

02 비로소 보이는 것들

03 돈 버는 것 빼고 다 해보기

04 1년만 살아보자

05 걷기를 시작하다

06 계단을 오르다

07 공부를 시작하다

08 스쿼트를 시작하다

09 운동하고 싶어지는 그림을 그리다

에필로그




퇴사하면 하고 싶었던 것들

'퇴사하고 이거 해야지~'라며 제일 하고 싶었던 1순위 같은 것은 없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회사원 살아오면서 넉넉하진 않았지만 불안과 불편 속에서도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았기 때문에 나중으로 미뤄둔 것은 그다지 없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와 권고 사직서에 사인을 하고 회사를 나오면서 나는 거기서 멈췄다. 나의 일상도 한순간에 멈췄다. 다른 직장을 찾아보며 그다음 회사로 재취업을 하며 커리어를 계속 이어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생각이고. 내가 회사를 막 그만둔 그 시점에서는 나는 멈췄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그대로 돌처럼 굳어버린 것 같았다.


그동안 회사에서 바쁘게 지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면 무엇을 위해 그렇게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내 지난 삶마저 가루가 되어 사라진 듯 느껴졌다. 나의 시간이 가루가 되었다면 나도 가루가 된 걸까.


회사원으로 살며 안정적인 급여와 회사에 다닌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그래서 커리어를 잘 쌓고 있고, 나는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나는 그 집단속에서 당장이라도 뛰쳐나오고 싶었기 때문에 최면을 걸 듯이 매일 나를 다독이며 출근을 했었다.


멈춘 나와 멈춘 내 일상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알 수 없는 나날들이 반복되었다. 몸은 편했고 마음도 편했으나 어딘가 모르게 시큰거렸다. 시큰거리는 게 마음인지 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한 가지가 있다면 그저 이전의 삶과 똑같은 삶은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스쳤다. 회의가 있는 날은 아침 7시에 출근했고, 일이 많으면 밤 12시가 넘어 퇴근하는 그런 삶이었고, 이제는 정말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욕구가 되어 내 결정을 기다리는 듯했다. 그 욕구는 결론을 구체화시켰다. '퇴사하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현재 은퇴한 사람처럼 사는 이 삶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싶어 졌다.


회사에 다니지는 않지만 일을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일하는 삶,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찾아서 해보는 삶, 누군가에게 나의 것을 나눠주는 삶..


생각은 욕구가 되었고 욕구는 결정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루어지게 만들며 그 다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폭포수 쏟아지듯 많은 생각들이 한 꺼번에 쏟아지기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져 내리는 생각을 바쁘게 주어 담았다.


퇴사 후 멈추었던 나, 나의 커리어, 그리고 나의 일상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내 인생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느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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