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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인경 May 31. 2024

후회

잘못이다
술이 미련하게도 기억을 불러
추억의 자리를 준 것은
옮기는 걸음마다

그 때가 그리고 그대가

없는 곳 없다


골목은 원근처럼 좁아져
벽에 긁힌 팔꿈치마다
쓰라림에 인상 짓는
지랄같은 몸부림
막다르지 않고서는 끝이 없고

돌아섬도 없다


그리운 그 때가 그대가
저 끝에 서 있어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야
그리워한 것이 그 때였는지

그 때의 그대였는지

배고픈 내글레리아 파울러리처럼
망각을 산소처럼 호흡하고
기억의 공간을 밀어 무너뜨리고 나니
원근처럼 멀어져가는 희미해진 시야에

소실된 그 때는 그 때의 그대는
상관없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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