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 대학에서 참가자들의 통증(Pain) 반응에 대해 실험한 재밌는 결과 보고가 있다. 요가 수련을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12명의 요가 수련자와 14명의 섬유근육통(스트레스와 관련된 질환으로 간주되고 있음) 환자, 16명의 건강한 일반 사람들로 구성된 세 그룹을 가지고 통증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조금의 통증에도 아주 예민하게 반응했고, MRI 결과로도 통증과 관련된 부분의 뇌가 큰 변화를 보였다. 반면 요가 수련자들은 아주 강도 높은 통증에도 잘 견뎠고 MRI에서도 뇌의 움직임이 아주 적었다. 이 연구 결과는 요가가 스트레스와 통증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많은 요가 책이나 요가원들이 요가를 설명하고 광고할 때 " Yoga is good for relaxation and stress management"(요가는 몸과 마음을 이완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된다.)라는 문구를 사용한다. Relaxation과 Stress management는 매우 비슷한 의미로 들리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트레스 관리가 먼저 되어야 비로소 이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먼저 스트레스의 정의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MedicineNet.com에 보면 " 스트레스는 나 자신 스스로 혹은 세상 밖에서 받는 자극에 대한 반응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현대 사회에서 지나친 스트레스 경험으로 인해 우리가 스트레스 하면 부정적 의미로 받아들이는데, 그러나 생물학적(Biological) 관점에서 보면 스트레스는 중성(Neutral), 부정적(Negative), 긍정적인(Positive) 경험을 모두 포함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말은 우리가 스트레스 없이 (Stress- Free) 살기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내 안에서 혹은 내가 사는 환경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도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하는 질문은 "그럼,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할 것인가?"이다. 우리 몸은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스스로 잘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그것은 자율신경계이다.(Autonomic Nervous System) 이 자율 신경계는 몸 안의 장기(Organs)와 항상성(Homeostasis)을 조절한다. 예를 들면, 신장, 장, 위와 같은 체내 기관 등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 또한 호르몬 분비, 혈액순환, 호흡, 소화 및 배설과 같은 여러 활동의 조절을 통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 자율 신경계는 2개의 하위 조직인 교감신경계(Sympathetic system)와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 system)로 나뉘는데 이 두 개는 서로 반대로 작용하기도 하고 상호 보완적이기도 하다. 즉, 한 개가 활성화(Activated) 되면 다른 것은 억제된다(Suppressed).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를 쉽게 차를 예로 들어 보기로 하자.
당신의 교감신경계가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면 부교감 신경계는 브레이크(Brake)라고 설명할 수 있다. 차의 엑셀러레이터와 같이 교감신경을 통해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그러나 때때로 당신은 필요할 때 브레이크를 밟아서 천천히 가야 하고, 차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계속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모드에만 있다면 기운도 소진되고 집중력이 떨어져 벽에도 부딪칠 수 있고, 기름도 바닥나고, 몸의 시스템에 혼란이 와서 오랫동안 인생 여행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이렇게 질문하겠지.... "그거 간단하지 않나요? 브레이크를 밟아 스탑(Stop)하면 되잖아요." 글쎄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의 기술(Skill )과 테크닉(Technique)이 필요한 것이다. 답은 교감신경의 활성화 상태에서 부교감 신경의 활성화 상태로의 즉각적인 전환인데, 문제는 어떻게 전환시킬 수 있을까?이다. 그것은 일단 움직이는 거다(Movement). 에너지는 흘러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이다
미국에서 가끔 경험하는 사례를 들어 설명해보자.
내가 친구와 함께 밤에 어두컴컴한 시골길을 운전하고 가는데 갑자기 사슴이 내 차 앞으로 뛰어들었다고 하자. 순식간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다. 사슴을 치여서 죽이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이지만 내 차 앞유리가 깨 부숴 지고 차 앞부분이 상당히 망가지는 것을 감수하는 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또 심지어는 내가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 내 몸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손에는 식은땀이 나고 호흡은 빨라져서 가슴이 튀어나올 거 같고, 얼굴은 하얘져서 일종의 패닉 상태(Panic)를 느낄 것이다. 이런 나를 보고 옆에 탄 친구가 나에게 "뭘 그런 거 가지고 그래? 잊어버려!!"라고 한다면 그 말이 귀에 들어올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 상황에서 느낀 엄청난 긴장과 공포 그리고 차의 망가짐에 대한 걱정, 불안으로 차 안에 갇혀 꼼짝달싹 못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부정적 스트레스의 에너지 흐름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막혀 평상의 안정된 상태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무척 많이 소요될 것이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 원인에 대한 에너지 해소 없이 부정적 에너지를 홀드(Hold)한 채 신체적, 정신적 억압을 하는 것은 결국 생리학적 발란스를 깨게 되어 언젠가는 몸과 마음의 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이 상황에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일단 차를 움직여 가까운 공원이나 한가한 곳에 세우고 차 밖으로 나와 걷거나 뛰거나 하는 거다. 어쨌든 움직이는 게 답이다.(Movement is the answer.) 스트레스가 강할수록 강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다시 동물의 세계를 한번 보자.
야생 동물들은 스트레스가 없다. 얼룩말이 스트레스로 위궤양 걸렸다는 말 들어봤나요? 약육강식의 먹이 연쇄로 인해 잡혀 먹히는 것에 대한 위험성이 늘 삶에 도사리고 있지만 얼룩말이 사자를 피해 죽기 살기로 달리고 난 후 "어휴, 살았다!" 하고 나면 금방 다시 일상의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왜 그게 가능할까?' 그 이유는 긴장하고 불안할 때 나오는 아드레날린과 다른 호르몬들이 몸속으로 다시 다 재흡수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동이 스트레스 조절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지속적인 운동은 만성적인 스트레스 조절에 더 도움이 되고 또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바로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일단 밖으로 나가서 단순히 땀나게 빨리 걷는다든가, 달린다든가, 피트네스에 가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 들말이다.
나에게 개인 요가 수업을 받고 있는 홀란타(Holanta)는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가끔씩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거 같다. 그럴 때면 나에게 땀나게 요가를 하자고 요청한다. 그러면 웜업(Warm up)을 10분 정도 한 다음에 약 35분간을 열심히 비니 요가 스타일의 빈야사 플로(Vinyasa Flow)로 땀나게 빠르게 움직이고 난 후 10분 쿨다운(Cool down ), 5분 사바사나 (Shavasana)로 마무리를 해서 몸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를 회복하여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럼, 요가가 스트레스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요가를 단순히 몸의 스트레치라고 제한된 개념이나 경험을 가지고 접근하면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요가는 몸을 스트레치하고 근육을 강화화는 아사나(Asana), 그리고 호흡운동(Pranayama), 명상(Meditation)등의 방법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 모든 방법들이 스트레스를 매니지 하는데 도움을 준다.
다른 스포츠나 댄스와 달리 의식을 집중한 상태에서 깊은 호흡과 함께하는 아사나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놀기에 집중하여 자신의 불편한 것들을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것처럼 우리도 요가를 할 때 포즈와 호흡에 매우 집중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또한 집중력이 향상되어 생각이 명료해짐으로써 스트레스 원인(Stressor)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고 불안감이 줄어든다.
둘째, 느리고 깊은 호흡은 요가에서 아주 강조되고 있는 부분으로 몸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느리고 깊은 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몸과 마음을 고요한 상태로 유도한다. 또한 몸 안에 있는 장기와 몸 구석구석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긴장감을 낮춘다. 내가 가르치는 비니 요가는 아사나 수련 중에 특히 호흡을 많이 강조하고 있어서 수련의 효과를 극대화(Maximize)시킨다.
긴장된 마음(Tense Mind) =긴장된 몸(Tense Body)
릴랙스 한 마음(Relaxed Mind)= 릴랙스 한 몸(Relaxed Body)
셋째, 부정적인 감정들 예를 들면, 분노, 두려움, 죄책 감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특히 그 감정이 억눌린 채로 표현되지 않을 때는 마치 몸안에 폭탄을 숨겨놓은 것과 같다. 이런 억눌린 감정들은 때로 걸러지지 않은 채 발산되기도 하는데 소리를 지르거나 화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거나 이유 없이 불같이 화를 내는 것 등이다.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요가 수련을 통해 우리의 감정적 에너지를 많이 풀어내고 있다는 걸 아는가?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몸에서 가장 쉽게 스트레스가 쌓이고 긴장을 느끼는 곳은 목, 어깨, 골반 그리고 흉추이다. 이 부분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불편함을 풀어줌으로써 마음속에 붙들고 있는 감정적인 것들도 같이 해소되는 것이다. 몸에 긴장이 느껴지고 마음 불안이 있다고 생각될 때 요가원을 찾아 골반 여는 운동을 몇 가지 해보라! 그리고 운동 전과 후를 비교해보라! 감정의 다름을 느낄 것이다. 그래도 아직 불안, 긴장이 남아있다면 길고 깊게 내쉬는 호흡을 몇 분 동안 해본다. 더 발전하여 명상까지 시간을 연장해본다.
2015년 포츈 50개 기업(Fortune 50 in the 2015 Fortune 500 list) 안에 들어간 미국 최대 건강 보험 회사 에트나(Aetna)는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 매니지먼트(Body-Mind Stress Management) 프로그램으로 비니 요가(ViniYoga)를 선택했고, 13,000명의 직원들에게 Free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다. 매 수업 시간마다 미리미리 예약이 완료되고 언제나 빈자리가 없이 꽉 차며 직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잠의 질이 좋아졌고(Better Sleep), 스트레스를 덜 받음으써(Less Stress)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업무능력이 월등히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더 좋은 일은 이 프로그램 후에 회사의 수익이 높아져 낮은 임금을 받던 일부 직원들의 보수가 33% 올랐다는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으로 요가와 명상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과 안정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으며, 전보다 훨씬 스트레스에 덜 노출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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