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고나 2024년 10월 4일 금요일
대표적인 반려동물이라고 하면 역시 강아지와 고양이로 나눠지지 않을까 싶다. 생물학적으로 종 자체가 다르지만 결정적으로 태생적으로 성격 차이가 크다. 이런 부분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있다.
"만약 동물이 말을 할 수 있다면
개는 서투르게 무슨 말이든 할 것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우아하게 말을 아낄 것이다"
강아지는 대체적으로 맹목적일 정도로 애정을 갈구하는 면모를 가진다. 십중팔구는 그러하니 타고난 천성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고양이는 도도한 면이 있고 쉽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현재 10년째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들도 처음에 나를 그렇게 반기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가면 비좁은 곳으로 숨어버리곤 했다. 꾸준히 눈을 마주치고 스킨십을 하다 보니 이제는 같이 동침을 할 정도의 사이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먼저 다가오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마음에 아프고 울적할 때 비로소 몸을 부대끼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면 마치 내 마음을 읽는 것 같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항상 나를 바라봐주는 든든한 존재라는 점이다. 이를 발 보여주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 '조지 엘리엇'의 명언이 있다.
"고양이들은 무척이나 유쾌한 친구들이다
녀석들은 아무것도 묻지도, 비판하지도 않는다"
인간의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참견이다. 처음에는 공감대를 형성해 줄 것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급격한 태세전환과 함께 비판 모드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 너를 위해서야'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말을 듣게 된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이게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결국 본인이 생색을 내고 상대방을 까내리기 위한 모종의 장치였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강아지와 고양이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비판하지 않으며 내 편이 되어 준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강아지와 고양이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내가 고양이에 빠지게 된 이유는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 애호가로 잘 알려진 미국의 소설가 '릴리안 잭슨 브라운'의 명언을 살펴보자.
"고양이들은 안쪽에 있든 바깥쪽에 있든 닫힌 문을 싫어한다
고양이들은 문밖으로 나가면 들어오고 싶어 하고
들어오면 나가고 싶어 한다"
고양이 집사라면 공감할만한 얘기라고 생각된다. 10년 전에 고양이 자매를 집으로 데리고 온 첫날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당시 캣타워나 화장실과 같은 고양이 용품들은 거실에 다 자리 잡고 있었다. 밤이 깊었기에 작은 방에 가서 문을 닫고 자려고 했다. 그런데 두 마리 모두 방문을 긁으면서 애달픈 울음소리를 내는 것 아닌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경험이었기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작 문을 열고 나가면 고양이들은 그런 일 없었다는 것처럼 후다닥 원래 자리로 돌아가곤 했다. 아마도 고양이 입장에서는 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가 갑자기 사라진 것에 대한 불안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충분한 유대감이 쌓이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 문턱을 넘지 못한 거 아닐까..
예전에는 방문을 넘기 전에 두리번거리다가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아무 거리낌 없이 내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올라와 내 옆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참으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과정 없이 나에게 무한한 애정을 주던 뀨라는 아이가 있긴 했지만 아무리 봐도 일반적인 사례는 아닌 거 같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들께서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되는 반려동물을 만났다면 하루하루 매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면서 좋은 추억을 남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