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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년

by 조앤 Jan 07. 2025

영원히 남아 있는

카톡의 숫자 1


정말 슬픈 바람이 분다.

구멍난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그 깨어진 마음들이 무엇으로 위로를 받을


영원히 남아있을 카톡의 숫자 1


그가 가던 날

 목장 밥 준비한다고 주방에 있었는데 

남편이 전화를 했나보다.

missed call 여러개

그리고 카톡이 와있었다.

'왜 전화 안받아요.. SJ 가 죽었어요'

'누가 죽어요? SJ가 왜요..?'

뒷북 치듯이 놀라 우버 잡아타고

그의 아파트로 달려갔다.

폴리스라인이 쳐 있었다.


스무살 꽃다운 청년이 아팠단다..

전날밤에 목장모임에  자기목원들 끓여 준다고

매운탕꺼리 냉장고에 넣어 놓고는 친구들하고 태국고추 먹기 내기하며 장난치고 웃었었는데

새벽에 일이 났었나보다

아무도 몰랐다..ㅠㅠ


어렵사리 한국에 계신 그의 아버지 연락처를 수소문해 받아들고

생때같은 그의 아들의 죽음을 전하는 남편의 목소리가 떨렸다. 숨을 고른다.

몇 번씩 말이 끊어진다.

.. SJ가 천국으로 갔어요.....교회 모임에 나오지 않아 살던 집에 가 보았더니

 ... 그렇게 있었어요.. 

천국의 소망이 있어도 부모에게 자식의 죽음소식을 전하는 일은 이렇게 힘든 일이었구나


멀리서 아버지의 슬픔을 삼키는 목소리가 울린다

...걔가 좀 아팠어요...


그의 부모들이 그가 살던 여기로 왔다

타지에서 갑자기 떠나간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러 여기로 왔다

그의 엄마는 차마 내 아들 얼굴 못 보겠네..안보려네.. 하며 울었다

결국 그의 아버지와 남편만

경찰이 그의 차가운 몸을 의탁한

그를 부검한 병원 영안실로 갔다.


덩그러니 남은

그의 엄마는 자기 카톡에 남은 1을 나에게 보여 준다


아들 일어났어..? 1

아들 ..  1

있다가 일어나면 카톡해..1

아들 .. 나 운동가니까 일어나면 카톡해...1

아들.. 아직..? 1

.

.

.


늦잠자는 줄 알았다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숫자 1이다.

뜨겁게 달궈진 눈물이 아무리 막아도

눈 밖으로 뛰쳐나온다


처음 와 본 미국이란 곳을

아들의 자랑스러운 졸업식도 아니고

갑작스런 장례를 치르러 오게 되다니..

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마치고

아들이 자주 다니던 곳

한적한 호숫가의 한  나무밑에 그를 남기고

작디 작은  하나에  조금 담아 가지고 가셨다..


바람이 분다 구멍난 마음에

정말 슬픈 상실의 바람이 분다.

참 아프다.

곧 2주기네..

벌써 2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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