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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영준 Mar 16. 2022

글을 빠르게 퇴고하려면 단락-문장-단어 순서로 점검한다

틀린 단어가 보이면 아예 글 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미국의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는 『노인과 바다』, 『해는 또 다시 떠오른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집필한 전설적인 인물이다. 특히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를 집필하면서 39번을 고쳐 쓴 일화로 유명하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그의 말에서 고쳐쓰기에 대한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헤밍웨이_pixabay 편집


뜬금없지만 개인 의견으로 너무 여러 번 고치지 않기를 덧붙인다. 아무래도 일상생활에 쫓기면 글쓰기 자체가 어렵다. 직장에서 업무 처리도 바쁜데 보고서까지 수차례 수정하려니 더욱 힘들다. 가능한 한 빨리 초고를 쓰고 한두 번만 고쳐서 완성하면 좋겠다. 문서 작성하는 일이 문학작품 수준에 대단한 글솜씨를 요구하지 않기때문이다. 일단 문서작성에는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우선이다. 메시지만 전달하면 나머지는 잘못 쓴 단어나 안 맞는 표현 정도 오류를 고치고 마무리하자. 만약 시간 여유가 있다면 꼼꼼한 퇴고를 그때 하자. 고쳐 쓰면 좋아진다. 당연하다.


고쳐쓰기를 퇴고(推敲)라고 부른다. 글쓰기의 마지막 단계인 점검(Check)이 고쳐 쓰기인 퇴고다. 이미 작성한 내용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작업이다. 퇴고는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기가 쓴 글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나가면서 어울리지 않은 표현이나 잘못 사용한 단어 등을 점검하는 글쓰기에서 마지막 과정이다.     


고쳐 쓰기를 내용적 측면과 형식적 측면으로 나눈다. 첫째가 내용 고치기다. 글에서 주제를 벗어나는 내용이 없는지를 살핀다. 회사 업무를 주제로 회의하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취미를 말하면 문제 사원으로 찍힐 뿐이다. 주제를 중심으로 글 내용이 채워져야 한다. 둘째는 형식 고치기다. 만약 직장에서 보고서가 올라왔다. 그런데 문서 서식도 전혀 맞지 않고 여기저기 틀린 단어가 보인다. 아예 보고서 내용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만큼 형식이 중요하다. 보고서 작성에 오탈자 확인은 기본이다.     


고쳐 쓰기를 하려면 단위로 나누어 확인하면 쉽다. ‘글-단락-문장-단어’ 단위로 차례차례 확인하는 방법이다. 처음에 단어들이 모여서 문장을 만든다. 문장들을 모아서 문단을 만든다. 다시 문단들이 모이면 글 한 편이 완성된다. 글 전체 수준에서, 문단 수준에서, 문장 수준에서, 단어 수준에서 훑고 지나가면서 고쳐 쓰면 빠르고 쉬워진다.  마치 산을 오르는 등산과 비슷하다.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나온 길을 살피는 방법이다.    



1단계, 글 전체 수준에서 대주제로 삼은 메시지 전달을 확인한다.

2단계, 단락 수준에서 소주제로 삼은 메시지 전달을 확인한다.

3단계, 문장 수준에서 간결한 문장인지 확인한다.

4단계, 단어 수준에서 적합한 어휘를 바꾸고 오탈자를 확인한다.    

 

1단계, 글 전체 수준에서 대주제로 삼은 메시지와 분량을 확인한다.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라면 과감하게 뺀다.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이 중요하다. 주제는 글에서 중심이 되는 생각이다. 글 하나에 주제도 하나다. 연극에서 주인공은 한 명이다. 주인공이 여럿인 연극은 무슨 내용인지 헷갈린다. 국가의 원수인 대통령도 한 명이다. 왕이 여럿이면 나라가 망하기에 십상이다. 메시지가 여러 개로 분산되면 글을 읽는 사람이 혼란스럽다. 주제가 모호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글이 전개되면서 주제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새 주제와 동떨어진 다른 이야기로 빠지기 쉽다. 글 한 편으로 3~7개 단락으로 구성하면 분량이 적당하다.    

      

2단계, 단락 수준에서 소주제로 삼은 메시지 전달을 확인한다.

단락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내용상 끊어서 구분한 하나하나의 토막을 가리킨다. 문단이라고도 부르며 글을 이루는 중간 조직 단위다. 글쓰기에서 여전히 어려운 부분이 단락 쓰기다. 어느 정도 이야기로 일단락을 짓고 넘어가야 한다. 단락에서 소주제를 벗어난 문장은 과감하게 뺀다. 그래야 흐름이 자연스럽다. 단락 하나를 소주제문 1개 + 뒷받침문장 3~6개=단락 1개로 구성한다. 중심 문장 하나를 뒷받침문장들이 지지하는 모양새가 좋다. 단락 하나로 4~7문장으로 구성하면 분량이 적당하다.     


예를 들면, 중국 삼국 시대 때에 유비가 촉나라를 세우고, 황제임을 선언했다. 그는 촉나라 건국을 도운 다섯 명의 장수를 황제 바로 아래 '오호 대장군'으로 임명했다. 관우, 장비, 황충, 마초, 조자룡이다. 이 다섯 명은 전, 우, 좌, 후로 네 방향에 맞춰 전 장군, 우장군, 좌장군 등 그 명칭을 부여했다. 그들 임무는 황제를 위해 장군 다섯 명이 사방을 긴밀하게 지켜주는 역할이다. 즉, 황제 1명을 중심으로 장군 5명이 긴밀하게 뒷받침한다.     


3단계, 문장 수준에서 간결한 문장인지 확인한다.

문장이란 우리의 생각이나 느낌을 완결된 내용으로 표현하는 최소의 언어 형식이라고 정의한다. 문장은 문법이 맞아야 올바르다.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가 기본이다. 주어+서술어만 맞춰도 글이 나아진다. 문장 하나에 메시지 하나만 담으면 간결하다. 그래서 문장 맨 끝에 마침표를 찍는다. 문장이 하나 끝났다는 표시다. 단문으로 가장 기본 형태다. 문장을 간결하게 쓰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문장 수준에서는 이미 써 놓은 문장을 읽고 간결하게 고쳐 쓴다. 통상 한 개 문장에 30~40자 수준이 적당하다. 길어도 70자를 넘지 않아야 장황하지 않다. 공백이나 문장부호까지 포함해서다.      


4단계. 단어 수준에서 적합한 어휘를 바꾸고 오탈자를 확인한다.

단어는 낱말을 의미한다. 글을 이루는 작은 단위다. 단어만 다르게 사용해도 표현이 풍부해진다. 같은 단어라도 문장에 따라 다르다. 단어를 선택할 때는 문장에 따라 어울리는 단어를 골라 써야 한다.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쓰게 되면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생긴다. 문장 전체를 살펴보고 어휘를 선택한다. 맞춤법 확인은 기본이다. 틀린 단어나 잘못된 표현은 바로 고쳐 쓴다.   

  

두산백과에서 언급한 글을 수정하는 6가지 원리를 참고 사항으로 마무리한다. ①첨가의 원리(부족한 내용 채우기), ②삭제의 원리(넘치는 내용 삭제하기), ③대치의 원리(더 나은 내용으로 바꾸기), ④상세화의 원리(더 쪼개서 설명하기), ⑤통합의 원리(묶어서 설명하기), ⑥순서 조정의 원리(순서를 바꾸어 나은 쪽을 검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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