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을 선택할 때 생각해야 할 키워드
우리 아들 또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꼰대라고 욕해도, 시대에 뒤떨어진 얘기라고 비난해도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습니다. 이건 먼저 길을 떠난 사람이 남겨야 하는 방향 표시 리본 같은 것 같아요.
직업을 선택할 때는 복잡한 고려 사항들이 각자 있겠지만 재미와 의미, 이 두 가지는 꼭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재미와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평생 본인이 밥벌이로 선택한 일인 직업은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재미라는 것이 '야구를 좋아하는데 야구 선수가 되었다'와 같이 단순한 연결고리에서만 느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어려운 과제를 해냈을 때 사수의 칭찬을 듣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더 깊숙이 파헤쳐서 남들이 모르는 내용을 먼저 알게 되었을 때와 같이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재미도 있습니다. ,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과 닮아가는 것을 느낄 때와 같이 자신의 성장에 재미 포인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선택한 일이 연봉이 아무로 높다하더라도, 이러한 재미가 일도 없는 경우, 의외로 버티게 힘듭니다.
이 재미는 다양한 단계, 상황 등등에서 찾을 수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쉽게 질린다는 점입니다. 재미로만 일을 한다면 언제 가는 질리게 되고, 또 다른 재미를 찾아서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늘 똑같은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거나, 매일 똑같은 사람들과 같이 일하게 된다면 새로운 재미를 찾고 싶을 겁니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재미에 의미를 더해야 합니다. 내 일을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고 느끼거나, 아니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거나 하는 인생에서 추구하려고 하는 가치와 연관된 그 '무엇'을 실천하거나 찾을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이 내 인생에 주는 의미를 찾는 것이기도 합니다.
직장 생활 27~8년 경험을 돌아보면, 일을 통해 재미와 의미가 5:5로 정확히 얻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젊었을 때는 재미를 더 추구하게 되고, 그 순간순간 느꼈던 재미가 그리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이가 점점 들게 되면서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이미 직업도 회사도 선택한 상태에서 재미와 의미를 같이 추구하게 되면 실현하기가 힘들어요. 처음 나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고민할 때, 이 두 단어를 대입해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마케팅 리서치로 일을 시작했어요. 1~2년 이 일을 배우다 보니, 리서치 업무보다는 마케팅 업무를 하는 브랜드 매니저나 마케터의 업무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이직을 했습니다. 제 판단이 맞았어요, 내가 기획한 제품이 시장에 나가서 직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서 부담도 되었지만 잘 되었을 경우, 따라오는 성취감으로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일에 몰입했습니다.
지금은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선배들과 동료, 후배들이 잘 만들어 놓은 K-beauty라는 우리나라의 뷰티 산업의 경쟁력을 잘 가꾸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걸 실현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은 거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생각들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 됩니다. 그러나 의미를 타인과 공유하기에는 좀 쑥스럽기는 합니다).
최근에 여운이 무직하게 남는 책을 읽었습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인데요. 거기에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삶을 의미있고 목적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이것이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다'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일에 의미를 더 하는 것은 어쩜 흔들리는 나를 스스로 잡아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