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계속. 나의 육아 파트너

'아빠'는 '아! 빠트렸네!'의 준말인가요

by 시애

# 1.


“아빠, 아기 똥 쌌어. 씻기러 가자.”

“소똥이야?”

“아기가 똥 쌌다니까 갑자기 무슨 소똥이래?”

“조금 쌌냐고.”

아, 그러면 많이 싸면 대(大)똥이고요?






# 2.


“엄마 다 먹었어. 이제 아빠 밥 먹어.”

“생각보다 빨리 먹었네. 급식했나?”

“집에서 무슨 급식?”

“급하게 식사했냐고.”

“누가 ‘급식’이란 말을 그렇게 써?”

“그럼 급하게 먹는 걸 뭐라고 불러? 빨식?”





# 3.


“엄마, 아기 목토시 좀 갖다 줘.”

“갑자기 목토시?”

“분유 닦아주게. 목에 끼는 거.”

“그건 손수건이지.”

“겨울에 목에 길게 감는 토시도 있잖아.”

“그건 목도리고.”





# 4.


“엄마, 이 감귤색 무늬 옷 입히면 돼?”

“그거 누가 봐도 빨간 하트잖아. 굳이 따지자면, 다홍색?”

“그래, 홍시색이잖아. 감색.”

“…….”

“감귤색이랑 감색이 달라?”

심지어 감색은 푸른색 계열이에요.






# 5.


“아기 모자반 언제 없어진다고 했었지?”

“모자반? 우리 집에 모자반이 있어?"

"아기 목 뒤에 빨간 거 있잖아."

"... 그건 연어반."

“…….”

"모자반은 반찬이고."

제주도에서 몸국을 맛있게 먹었더랬죠.






# 6.


아기가 낮은 포복 자세로 서재까지 왔다.

“(엄마 미소) 아이구, 우리 아기 왔네.”

“(아빠 뿌듯) 내가 돌돌이 밀대로 앞을 미니까 아기가 따라왔어."

“(엄마 당혹)”

“(신남) 자, 이제 다시 가자!”

“(다급) 아기로 컬링하지 마!”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11개월이라 말도 못 하고.






# 7.


“아기 손톱 깎아야 돼.”

“손톱깎이 어디 있지?”

“원래 놔두던 곳에 없어?”

“(모든 방의 모든 곳을 한참 찾는 중) 아무 데도 없어!”

“없어?”

“오, 여기 있네. 왜 여기 있는 거지?”

“... 거기가 원래 제자리야.”

“제자리에 있을 줄은 전혀 몰랐지!”

네, 괜찮습니다. 아기 아빠가 참 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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