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소개할 학습방법에는 말하기, 듣기, 쓰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습법에 자신의 말을 녹음해서 들어보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내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를 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치 가수가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할 때 노래를 하는 동안 헤드폰을 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모니터링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도 아닌데 굳이 녹음을 해서 확인하거나 헤드폰을 쓰고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기 귀에 들리는 자기 목소리와 상대방이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이라도 녹음된 자기 목소리를 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도 이상하고 어색하게 들려서 경악을 금치 못하거나 기계가 잘못된 게 아닌지 의심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만약 아직도 해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녹음한 당신의 목소리를 주위 사람에게 들려주면서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똑같이 들리는지 물어보라. 틀림없이 상대방은 그렇다고 할 것이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그것은 엄연한 당신의 목소리이다.
내 귀에 들리는 내 목소리와 상대방이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어릴 적 과학 시간에 배운 것처럼 소리는 진동의 형태로 전달된다. 즉 입에서 나온 소리의 파장이 공기를 통해 상대의 청각 신경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말소리는 입에서 나온 소리가 공기를 통해 다시 자신의 귀로 들어가 들리는 것과 동시에 두개골을 타고 진동이 전달되는 소리가 있는데, 내 뼈와 조직을 타고 직접 전달되는 만큼 더 크고 강력하다. 이 두 가지 소리의 조합으로 인해 목소리의 주인은 타인에게 전달되는 소리와 상당히 느낌이 다른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목소리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하는 말을 녹음 또는 영상으로 녹화해서 재생해 보면 말하는 도중에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온갖 어색한 말투와 추임새 그리고 불필요한 동작 따위를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음~, 에~, 그러니까~ 같은 식이다. 우리가 말을 할 때는 사고 및 연상 작용이 동시에 일어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 느낌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어 부단하게 편집, 재구성해서 언어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말투나 몸짓 또는 말을 연결하기 위해 중간에 삽입하는 소리 등에 대해 좀처럼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삼자의 관점으로 다시 듣거나 보가 언제 했는지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는 자신의 행동이나 말들이 무수히 눈에 띄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전달 되는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나의 경우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가이드나 통역을 할 때 휴대용 보이스 레코더에 연결된 소형 핀 마이크를 옷에 차고 다니면서 내가 하는 말을 전부 녹음하고 집에 돌아와서 녹음한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 시간 동안 듣곤 했는데, 그런 방법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녹음한 소리를 들으면서 발음이나 표현을 교정하는데 시간 투자를 하면 더욱 좋겠지만 단순히 들으면서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 만으로도 나쁜 버릇과 발음을 교정하는 데 굉장한 효과가 있다.
오늘의 결론;
자기 목소리와 친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