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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올해는 만나볼 수 있을지...

찻사발축제는 문경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다. 그러나 올해의 찻사발 축제는 5월 1일로 예정되어 있다가 기약 없이 미루어졌다. 모든 분야에서 드라이브 스루와 사이버 세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가상으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 만약 매트릭스 같은 영화가 현실이 된다면 몰라도 직접 보고 만져야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열리는 축제는 지자체의 경제적인 부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로컬푸드라던가 지역에서 거래되는 로컬 장터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만나게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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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작년의 찻사발축제를 만나 본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1년이 훌쩍 지났다. 작년만 하더라도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걷는 것의 가치가 얼마나 컸는지 알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 순간이 참으로 감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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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어떤 사람이나 가치는 대체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일부 사람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때문에 마스크를 쓴 것을 제외하고 거의 볼 수 없었는데 올해는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색해 보인다. 문경새재같이 공기가 좋은 곳은 마스크보다는 그냥 숨 쉬는 것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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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이 있는 고택에서 앉아서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올해는 건너뛰게 될 수도 있다. 봄꽃이 만개한 곳에 앉아서 연못을 보는 것도 기분이 좋았었는데 올해는 더욱더 그 시간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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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손길이 하나하나 손에 닿은 찻사발을 구경하면서 돌아다니고 때론 내미는 차 한잔에 눈인사를 하면서 돌아다녔던 이곳은 문경새재의 촬영세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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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사발 등에 발라지는 유약의 종류와 명칭은 도자기의 종류에 따라 도기유(陶器釉)·석기유(炻器釉)·자기유(磁器釉) 등으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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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이 서로를 마주 보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잠시 멈추어지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했던 모든 일들을 돌아보고 이 시간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를 다들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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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만 하더라도 2020년이 되면 무언가 일어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슈와 전염병으로 생활이 확 바뀔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조용하기만 하지만 문경에 자리한 장인들의 혼이 담겼던 찻사발에 비추어진 내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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