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독하게 보고 싶은 밤
낮잠을 자서 그런지, 낮잠에 잠시 아빠가 나와서 그런지 잠이 안온다.(현재 새벽 3시 7분) 아빠의 기억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를 지독한 그리움으로 가득 채웠고 절망이 나를 삼켰다.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이 절망감. 삶의 의미를 무지하게 퇴색시킨다.
요즘엔 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전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삶의 의미도 목적도 잃은 채 그저 숨 쉬시며 살고 있다. 때론 아빠가 너무 그리워서 나쁜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곧 이성을 찾곤 한다. 아빠 곁이 그립다. 아빠의 떡두꺼비 같던 손이 너무 그립다.
엄마는 아빠가 꼭 항상 당신 곁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난 사실 그런 느낌은 아직 모르겠다. 다만, 아빠가 늘 나를 지켜주고 있다고 믿는다. 정말 신기하게도 내가 힘들 때, 혹은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아빠가 가장 먼저 생각나고 꿈에도 나타나 주신다. 난 여전히 아빠를 많이 의지하고 있나보다. 아빠가 무형의 존재로 내 곁에 늘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부재하다는 것. 너무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