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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노요코 Apr 30. 2022

대상의 부재에서 오는 지독한 그리움

#15.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아빠

대상이 부재하고, 부재한 대상을 위하여 어떤 행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지독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키는 것인지 요즘 새삼 실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빠 생일에 생신상을 차려드리거나  아빠가 계시던 곳에 가거나 아빠와 함께 가던 곳을 혼자가는 .)


이제는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우리 아빠. 예수님의 부활의 믿음으로, 우리 아빠도 천국에서 하나님의 의로운 팔 안에서 평안히 계실 것이라고 믿고 애써 스스로 위로하지만 여전히 그립고 또 그립다. 손등에 사마귀가 두어개 있는 떡두꺼비 같던 아빠의 두꺼운 손이 너무도 그리워서 사진만 어루만지는 밤이다.

떡두꺼비 같이 두꺼웠던 아빠 손은, 언제나 나를 붙들어주며 나에게 한 없이 커다랬던 아빠의 손은 어느새 야위어 있었고 주사바늘로 인한 상처가 가득했다.


마음이 넓고 너무나도 깊었던 우리 아빠. 아프신 와중에도 자신 보다 남을 더 챙기셨던 때로는 바보같아 보여 아빠에게 볼멘소리를 내곤 했었지. 그 때 아빠의 깊은 마음을 알아주고 아빠와 그 마음을 함께 나누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의미 없는 후회는 나에게 아쉬움과 죄책감을 남긴다. 우리 아빠는 다 이해하셨을꺼야. 아빠는 나를 정말 사랑하셨으니깐.


간혹 아빠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기독교인으로서 천국에서의 다시 만날거라는 믿음은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연약한 인간이기에 아빠와의 재회를 골몰히 생각해본다. 예수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가셔서 예비해 놓으신다고 하셨던 것 처럼 우리 아빠도 나보다 먼저 가셔서 늘 그랫듯이 나를 위하여 먼저 예비해 놓으실거라는 믿음, 분명히 다시 만난다는 소망을 가지고 오늘도 아빠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길고도 어두운 밤을 지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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