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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인 Oct 08. 2022

6.2. 동적인 조직과 4방도

6.2.  동적인 조직과 4방 구조

   

이전 단락에서는 한국식 모순 경영의 특질과 한계를 소개하였다. 이번 단락에서는 개인의 주체성을 펼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자. 대체로 한국기업은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업무 분장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각 부서, 팀, 개인은 분업화된 방식으로 업무가 분류되고 할당된다.    


  


정적인 조직 vs 동적인 조직


가령 모 이벤트 회사에서 최고경영자가 토크 콘서트, 혹은 공연을 하겠다고 목표로 정하면, 기획부서, 섭외부서, 홍보부서, 디자인부서, 회계부서, 고객부서 등이 각 부서에 맞게 분류된 업무들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디자인부에서는 기획부에서 건네준 콘서트 기획안을 가지고 공연에 필요한 무대미술, 조명, 현수막, 홍보출판물 시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업무 진행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디자인 직원은 기획부 직원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기획 구상이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한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또한 홍보부와 연락하여 무대 디자인과 현수막, 출판물 시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며 회계부와 만나서 주어진 예산에서 얼마 더 지원받을 수 있는지 아닌지 줄다리기 해야 한다.                


실제로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조직도에서는 연결되지 않은 다른 부서, 심지어 조직 바깥의 사람들과 연결되어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즉 조직도에서는 부서, 팀, 팀원 등의 독립체가 개별적으로 분리되고 그룹화 된 방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정적인 방식으로 묘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독립체들이 함께 작동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동적인 관점으로 조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치 통합 센터를 두자      


정적인 조직구조는 기업 공동체를 육성하지만, 공동체를 위한 형태만 제시할 뿐 그 구조 자체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동체는 역동성이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가령 내가 사는 아파트 옆집에 누군가 살고 있다고 하면 이웃 간 상호 작용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나와 옆집 이웃이 실제로 대화를 시작하지 않는 한 중요한 이웃 공동체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동적인 관점으로 기업의 조직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복잡해진 업무 관계 때문이다. 하나의 업무를 수행하려면 다른 부서들과 교류하고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목표 수행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품 개발과 같이 참신한 관점과 혁신이 필요한 부서는 개발자들이 외부와 협업하거나 부서 간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조직구조를 역동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요컨대, 각 부서의 직원들이 업무 상 부딪치는 문제를 기업 전체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답변할 수 있는 컨트롤 센터 혹은 통합 센터를 두는 것이 좋다.      



CEO 중심에서 ‘통합센터' 중심으로


모든 기업은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 고객을 위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기업에는 '가치(value)'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조직이 따로 없다. 오히려 일부 가치 전략을 짜거나 조금이라도 가치 활동이 있는 단위는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다. 이렇게 분산된 구조 때문에 기업의 가치 창출이 하나의 단위로 통합되어 발현되기 어렵고 실제로 효과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대부분의 조직구조에서는 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모든 부서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경영자의 역할은 리더십이며, 리더는 사람들을 통합시키는 능력 및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런 후 팀별로 핵심가치를 분배시키고 공동운명의식을 고취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동 목표와 가치 창조는 함께 가지만, 경영자는 열정을 일으키는 것이고 실제 가치 창출은 팀워크에서 이룩된다. 즉 실무자급의 중간관리자와 경영진, 그리고 고객 등 다양한 독립체들의 쌍방향 의견을 종합하고 중재할 때 전체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이 나올 수 있다.


관점의 통합은 어떻게 ?     


기업가 정신이란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그 가치를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려는 추진력에서 비롯된다. 이로부터 새로운 열정과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다양한 실험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기업의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발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고무시키고, 재정 및 제도적 지원을 해줄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기업 공동체의 이사회, 경영자, 임직원들 그리고 고객이 가진 다양한 관점을 통합하거나 차별화하는 데서 해결될 수 있다. 요컨대 기업 내 모든 부서 사이에는 ‘통합 센터’와 같은 중앙 통제 센터가 존재하여 각 구성원들을 연결해주는 협업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조직을 다음과 같이 구상해 볼 수 있다.          


정지훈 구상 _ 원형 조직 관계 "4방 5행도"

                                                

위 도표에서는 기업의 조직을 크게 4개 부서로 나누고 이 독립체들이 중앙에 위치한 ‘통합센터’를 중심으로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관계를 보여준다. 이 통합센터는 조직 내 권력을 통제하면서 가치들을 결합시키고 자원 재배치를 통해 제품개발 및 고객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4명의 상사들 모두와 연결된 양방향 관계를 맺게 되는 원형적 권력 관계를 보여준다. 이를 두고 ‘원형조직 4방도(四方圖)’라 새롭게 명명하고자 한다.


** 다음 단락에서는 '가치통합센터'를 중심으로 한 양방향 관계와 복잡한 흐름에 관해 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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