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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혜탁 칼럼니스트 May 13. 2020

[석혜탁의 칼럼] 서점에 다녀와서 책장에 눈을 돌리니

- 김소영, 오상진 커플의 '책발전소'를 다녀오다

[석혜탁의 칼럼] 서점에 다녀와서 책장에 눈을 돌리니

- 김소영, 오상진 커플의 '책발전소'를 다녀오다



주말을 맞아 김소영, 오상진 커플이 운영한다고 하는 서점에 가봤다. ‘책발전소’라는 이채로운 이름을 가진 곳이다. 워낙 서점에 가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 김소영의 책을 읽었던 탓도 있다.


김소영, 오상진 커플이 운영하는 하는 서점 ‘책발전소’ 외관. Ⓒ석혜탁 촬영


사회학을 공부하고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그가 돌연 책방 주인이 된 기묘한 이야기, 그리고 책에 대한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진작 할 걸 그랬어>.


“나는 남편이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사람인 것이 그가 책을 읽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中

 

누군가의 남편이 된 지금, 유달리 눈에 들어왔던 문장이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고 두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지만, 점점 책을 읽는 데 소홀해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다. 무엇보다 나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화와 토론이 가능한 사람’으로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자문해보았다.


“책장이 있는 곳이 서점이든 서점이 아니든, 책장은 그 책장에 책을 꽂은 사람과 그 책장에서 책을 꺼내든 사람 간의 끊임없는 대화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독자에게 말을 건다. 우연히 펼친 한 권의 책과 한 줄의 문장에서 누군가는 꿈을 찾고, 오래 앓던 고민을 털어내며, 혹은 그날 하루를 살아낼 힘찬 기운을 얻을 수도 있다.”
-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中


우리 신혼집에는 벽 한쪽을 빼곡하게 채우는 하얀 책장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가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해놓은 책들이 곳곳에서 숨 쉬고 있다.


내가 꽂은 책을 그녀가 펼치기도 하고, 그녀가 꽂은 책을 내가 침실로 가져오기도 한다. ‘책을 꽂은 사람과 그 책장에서 책을 꺼내든 사람 간의 끊임없는 대화’가 참 좋다.


“책이 없었다면 나란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도무지 상상하기 어렵다. 30여 년 동안 읽어온 문장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고 믿고 있다.”
-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中


책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책을 읽지 않는다면? 미래의 모습을 점쳐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책과 멀어진다면 분명 그리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겠다.


“사람에게 잘 기대지 않는 성격인 내가 그럼에도 외롭지 않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절망하지 않는 건 언제나 책이 곁에서 말을 걸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준 덕분이다.”
-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中
김소영, <진작 할 걸 그랬어>. 손석희 사장의 추천사가 눈에 띈다.


책에서 꼭 어떤 구체적인 지식, 교훈을 얻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터이다. 고단할 때나, 적적할 때 책은 우리를 위무해준다.


김소영, 오상진 커플의 책방을 둘러보고 맛있는 식사를 한 뒤 집으로 왔다. 즐거운 데이트였다.


소파에 앉아 TV를 켰는데 뒤통수가 따갑다. 키가 큰 책장 속 소설책 무리가 내게 대화를 건다.


오늘 밤에 해야 할 일,

책 읽기다.

서점에서 본 문구. Ⓒ석혜탁 촬영


석혜탁sbizconom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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