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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 Apr 16. 2024

뭐든 진심인 사람들

달리며 만난 사람들의 공통점

지난 1월, 집에 놀러 온 Y언니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넌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제일 열심히 사람을 좋아하는 친구야. 그래서 이 책을 선물해. 


사람을 상상하는 일.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전부라고 애써 믿으면서도 그 안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는 일. 나는 그런 걸 그만둘 수는 없는 것 같아. 사람은 주머니 같다. 나는 그 안이 궁금해. (김화진/ 공룡의 이동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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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보다도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작년 두 번의 혼자 여행으로 깨달았다. 혼자 다니면서도 친구들을 사귀며 마음이 꽉 찬 여행을 했다. 베이시스트, 의사, 대학(원) 생, 간호사, 바 사장님, 네일 아티스트, 마케터... 다양한 분야와 국적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나눴다. 겁도 없이 그렇게 사람을 사귀는 나.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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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회성이 아닌 만남에는 낯을 가린다는 것. 여행은 아무도 나를 모르니 조금 더 나를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반면, 일반적인 사회생활은 그렇지 않다. 조금 더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러닝크루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처음엔 지레 겁을 먹었다. 나는 1:1 만남에 강한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매주 본다고...? 


하지만 지난 몇 주동안 걱정과는 다르게 재밌고, 누구보다 운동에 진심인 사람들을 만났다. 일단 정기런을 비롯한 크루활동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아니지, 운동에 미쳤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진심인 사람들이다. 다들 달리기를 비롯해 운동 한 가지씩은 더 하고 있는 사람들이거나 혹은 했던 사람들이다. 


클라이밍을 오래 했었어요.

프사오 두 탕 뛴 적도 있어. 

크로스핏 하다가 어깨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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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밌는 공통점은 누구보다도 배우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다들 무얼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빼는 법이 없다. 


등산 진짜로 가시죠. 

함께 러닝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A님의 발언에 나는 조금 놀랐다. 그냥 지나가는 약속인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함께하는 모임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약속들을 잡고 있었다. 덕분에 내게는 같은 취미를 가진 언니오빠들이 늘었다. 


마음을 다 쏟아도 헤어지게 되는 관계들. 친구든, 애인이든, 혹은 그냥 지인이든. 관계가 얼마나 오래되었냐는 그리 중요치 않다는 것을 여러 일을 겪으며 배웠다. 그냥 현재 곁에 있는 사람들과 후회 없이 시간을 충실히 보내는 것. 그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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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때론 누구보다 적극적인 우리의 대화가, 달리기에 너무나도 진심인 우리들의 마음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겠으나. 달리기를 하며 만난 사람들 덕분에 다가올 내일이 조금 더 기다려지게 되었다고- 직접은 전하지 못할 말들을 적어본다. 같은 방향으로 오랫동안 함께 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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