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가 돌 하나를 주웠습니다
조약돌처럼 반질반질 둥그스름한
여기서 이리저리 구른 걸까요
어디서 얼마나 오래도록 깎였기에
저토록 매끄러운 얼굴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빛이 나는데, 나는 그 빛이 영
내 것 같지 않아서
가져올 때도 손에 쥘 수가 없었습니다
주먹만 한 돌이 거실에 놓였습니다
아버지는 큼지막한 돌이 든든하다 쓰다듬고
어머니는 아기자기한 돌이 어여쁘다 두드리고
나는 내가 들고 온 돌이
굴러온 돌이 될까 봐 유심히 지켜보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동그란데 미끄러지지도 않고
보석처럼 반짝이는데 흘러가지도 않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건 누구였을까요
돌이 돌 같지 않으면
그건 돌일까요?
돌이 아닌 무언가라면 뭐라 해야 할까요
아무리 봐도 동글동글한 돌인데
믿어 주세요 저건 돌이 아니에요
아버지는 돌에 밥을 주다 목을 잃었고
어머니는 돌을 씻기다 물에 잠겼어요
돌을 버려야 하는데
돌을 들어 올리다 무너져 내린 몸뚱이가
바닥에서 꿈틀대다가 아,
굴러가는 돌이, 이제야,
떠나려는 돌이 돌가루 뿌리가 박혀버린
내 몸을 우악스레 뜯어내며
멀어져가는 돌 하나가
원래 있던 그 자리에 다시 앉아선
내가 주워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