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살을 빼면 유익한 점

- 배부른 게임 10

by 예나네



보름 만에 3. 3Kg 살을 뺐다.




2월 19일부터 3Kg 목표로 살 빼기를 시작하여 3월 5일, 미션을 완수했다. 이전에 난 다이어트를 특별히 하지 않은 걸 보면, 평소 먹는 대로 무조건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다. 그럼에도 난생처음 체중계 숫자가 60이 넘, 동거녀 딸은 마치 자기 책임인 듯, 같이 빼자고 해서 150불을 걸고 "배부른 게임"을 시작했던 거다. 그럼 살을 빼고나서 게 유익한 점은 무얼까.



첫째 : 맘이 우아해진다. 몸에 방이 적정량보다 많으니 24시간 속이 더부룩한 느낌에서 탈피한다. 3Kg 이 줄어서 가뿐해진 몸은 마음까지 날렵하게 만든다. 앉았다 일어설 때도 원스텝으로 일어서고 밥숟갈도 한 번에 살짝궁 놓아버리는, 우아한 사람이 된다. 마음속에 먹는 것을 시도 때도 없이 밝히지 않으니, 하다못해 내 입에 넣을 과일 세척할 일도 팍 줄어든다. 그 시간에 책을 한 자 읽어도 더 읽고 브런치에 글 한 편이라도 더 올리게 된다. 얼마나 우아한 맘으로 변하는가.


둘째 : 쿡이 줄어든다. 냉장고에 음식이 늘 그대로 있다. 쌀도 안 준다. 수박, 사과, 김치가 안줄고 심지어 며칠 전에는 도토리묵도 다 못 먹어서 가슴 아프지만 버려야 했다. 쿡을 자주 안 도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요몇년을 죽기 살기로? 돌아서면 쿡하느라 심신이 바빴는데 이젠 몸이 심심할 정도가 됐다. 쿡이 줄어든다는 건 장을 덜 봐도 된다는 사실과 연계된다. 주부의 주 일과는 쿡과 쇼핑인데, 그 일이 자동으로 반감되니, 자유의 시간이 많다. 생각보다 엄청 부유해진다. 자유.


셋째 : 옷이 풍성해진다. 몸이 비대해지면서 옷가지들이 몸을 조인다. 풍만해질수록 안 그래도 숨쉬기가 어려운데 옷이 조이니 더욱 숨이 가빠진다. 옷이란 건, 입고 나갈 건 없어도 옷장, 옷걸이에 빼곡하게 있다. 다행히 그 많은 옷들이 내 몸에 안 맞아 다시 사야 할 지경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작아서 못 입거나 겨우 숨을 참으며 입던 옷들은, 3Kg이 줄어들면서 아주 볼품 있게 내 몸을 장식한다. 헌 옷으로 분류되어 적십자사로 갈 뻔 한 옷들을 다시 꺼내 입는다. 그 옷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새 옷인양 아끼며 입는다.



넷째 : 시간과 돈이 푹푹 쌓인다.



keyword
이전 09화다이어트, 그 당돌한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