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3. 3Kg 살을 뺐다.
2월 19일부터 3Kg 목표로 살 빼기를 시작하여 3월 5일, 미션을 완수했다. 이전에 난 다이어트를 특별히 하지 않은 걸 보면, 평소 먹는 대로 무조건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다. 그럼에도 난생처음 체중계 숫자가 60이 넘자, 동거녀 딸은 마치 자기 책임인 듯, 같이 빼자고 해서 150불을 걸고 "배부른 게임"을 시작했던 거다. 그럼 살을 빼고나서 내게 유익한 점은 무얼까.
첫째 : 맘이 우아해진다. 몸에 지방이 적정량보다 많으니 24시간 속이 더부룩한 느낌에서 탈피한다. 3Kg 이 줄어서 가뿐해진 몸은 마음까지 날렵하게 만든다. 앉았다 일어설 때도 원스텝으로 일어서고 밥숟갈도 한 번에 살짝궁 놓아버리는, 우아한 사람이 된다. 마음속에 먹는 것을 시도 때도 없이 밝히지 않으니, 하다못해 내 입에 넣을 과일 세척할 일도 팍 줄어든다. 그 시간에 책을 한 자 읽어도 더 읽고 브런치에 글 한 편이라도 더 올리게 된다. 얼마나 우아한 맘으로 변하는가.
둘째 : 쿡이 줄어든다. 냉장고에 음식이 늘 그대로 있다. 쌀도 안 준다. 수박, 사과, 김치가 안줄고 심지어 며칠 전에는 도토리묵도 다 못 먹어서 가슴 아프지만 버려야 했다. 쿡을 자주 안 해도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요몇년을 죽기 살기로? 돌아서면 쿡하느라 심신이 바빴는데 이젠 몸이 심심할 정도가 됐다. 쿡이 줄어든다는 건 장을 덜 봐도 된다는 사실과 연계된다. 주부의 주 일과는 쿡과 쇼핑인데, 그 일이 자동으로 반감되니, 자유의 시간이 많다. 생각보다 엄청 부유해진다. 자유.
셋째 : 옷이 풍성해진다. 몸이 비대해지면서 옷가지들이 몸을 조인다. 풍만해질수록 안 그래도 숨쉬기가 어려운데 옷이 조이니 더욱 숨이 가빠진다. 옷이란 건, 입고 나갈 건 없어도 옷장, 옷걸이에 빼곡하게 있다. 다행히 그 많은 옷들이 내 몸에 안 맞아 다시 사야 할 지경에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작아서 못 입거나 겨우 숨을 참으며 입던 옷들은, 3Kg이 줄어들면서 아주 볼품 있게 내 몸을 장식한다. 헌 옷으로 분류되어 적십자사로 갈 뻔 한 옷들을 다시 꺼내 입는다. 그 옷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새 옷인양 아끼며 입는다.
넷째 : 시간과 돈이 푹푹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