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나네 Apr 03. 2023

내 꿈 내가 사랑


 꽃이불은 늘,
한코로 시작된다.



코딱지만 한, 한 코  코... 일일이 헤아려보진 못했지만, 어림잡아 수만 코가 모여 이불이 된다. 1.2m × 1.1m 크기의 꽃이불이 완성된다. 뜨개질 한 편물의 코가 풀리는 것도 한 코에서 시작된다. 다 된 이불에서 어쩌다, 한 코가 풀리기 시작하면,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듯 걷잡을 수 다.


이불을 뜨는 사람은 한 코, 두 코, 실을 코바늘에 걸 때마다, 건축물의 벽돌을 탄탄하게 쌓듯이 정신을 바짝 차려, 실을 제코에다 튼실하게 걸어야 한다. 좋은 엄마가 되겠다는 꿈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도 다 당차고 귀한 꿈이다. 생각해 보면 소박한 꿈은 다.


바늘이 건 코 하나가 잘못되면, 보잉 747 600만 개 부품 하나가 삐딱선을 타서, 비행기가 날지 못하게 되는 일과도 같아진다. 부품 하나하나 따로 떼어놓으면 비행기가 절대로 날아오르지 못하듯, 한 코 두 코가 코바늘 뜨개의  법칙성에 의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비로소 이불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다. 



실을 걸어 꿈을 향해 나아갈 때마다 문제 늘 발생한다.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듯, 이불을 만드는 뜨개질을 해봐도 늘 그렇다.



이번엔 색상조합에,
문제가 생겼다.



꽃 56송이를 이어 붙여서 가로세로가 반듯한 직사각형의 이불 계획했다. 꽃색은 노랑, 분홍, 보라, 주홍으로 실이 충분했다. 뜨다 보니 바탕색인 크림색이 조금 부족했다. 쓰다 남은 파랑과 보라를 빌려와서 크림색을 대신하여 바탕색을 메웠다. ,  꼭대기 란색도 좀 빌렸다.


색을 조합하기 전엔 늘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 빌려온 색의 조합 전혀 안 맞을까 봐 걱정을 하면서 실을 손가락에 걸어 실을 떠서 코를 더한다. 코를 떠서 평면을 만들어나가는 일은 꿈을 키우는 일이다.


중간에 문제가 생겨 가슴이 덜컥할 때도 있지만, 하다 보면 이 세상에  틀린 건 없다. 꾸역꾸역 인생의 실을 마음에 걸어서, 인생을 떠가다 보면 인생의 평면이 된다.


뜨다가 틀리면 실을 풀듯 다시 시작하면 되고, 색상이 부족할 땐 대체하면 된다. 벽한 건 없다. 번에 덜되면 그 경험으로 다음에 잘된다. 가 뜬 인생을 내가 사랑해 주면 된다. 그러면 남도 나의 인생을 좋아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먼저,
내 꿈을 사랑하자.









이전 23화 자투리 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