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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봉파파 Oct 15. 2019

초등교육, 얼마나 알고 있나요?

  매년 3월 2일이 되면 가장 분주한 공공기관은 초등학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새로운 학년, 학급에 대한 설렘으로 추운 겨울 내내 묵혀뒀던 책가방을 다시 들고 등교를 합니다. 새롭게 입학하는 1학년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부모님의 손을 붙들고 초등학교에 낯선 발을 디딥니다. 모든 게 새롭습니다. 바뀐 계절도, 등굣길의 풍경도, 학교도,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교실도 모든 게 처음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어떤 마음으로 3월 2일을 대할까요?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매년 새로운 3월을 보내는 학생들을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자리에 있지요.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은 보통 자신이 배정받은 새로운 학급과 친구들, 그리고 담임 선생님을 엄청 궁금해 합니다. 겨울 방학 동안 학생들은 학교에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새롭게 담당하는 학급을 정리하고 교육과정을 구성하기 위해 학교에 나옵니다. 방학이지만 학교에 나와 창문 너머로 선생님의 얼굴을 확인하고 도망가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못 본 척 그냥 넘기지만 아이들은 어떤 선생님이 몇 반의 담임인지 엄청 궁금한가봅니다. 그렇게 개학을 하면 누구는 몇 반이네, 누구와 떨어졌네, 우리 우정 변치 말자 다짐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귀엽죠?

새롭게 입학하는 아이들은 조금 다릅니다. 그들에게 초등학교는 정말 낯선 환경입니다. 형제나 자매가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은 그나마 마음의 준비가 잘 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첫 째 자녀들은 정말 맨땅에 헤딩하기죠. 그동안 마음 놓고 다녔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학교 건물은 너무 큽니다. 네모나게 지어진 강당과 교실, 책상은 너무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어른들도 새롭고 낯선 환경에 나서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위축이 될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더하면 더하지 결코 덜하지 않습니다. 왁자지껄 소란스러울 것 같은 초등학교 입학식은 되려 차분하고 조용합니다. 아이들이 긴장을 하기 때문이지요.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긴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학부모들이죠. 저도 아이가 있는데 이제 겨우 세 살입니다. 나중에 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가끔 마음이 먹먹해질 때가 있죠. 자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학부모들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불안한 마음도 크고 걱정도 많으시겠죠? 그랬다고 초등학교에 자녀와 같이 다닐 수는 없습니다. 학교를 살펴볼 수 있는 학교 행사와 같은 일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랬다고 담임교사와 수시로 연락을 하면서 지내기도 낯섭니다. 옛날보다 걱정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같은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는 학부모님들께서 그 인연으로 여러 해 동안 모임도 이어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걱정스럽고 불안한 마음을 서로 공감하고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면서 급속하게 친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만큼 자녀가 초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학부모들에게도 큰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학부모님들께 제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초등학교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죠? 초등학교 교사는 어떤 사람들일 것 같나요? 이 질문은 당연히 학부모들을 추궁하는 게 아닙니다. 질문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와 초등교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시면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초등교육은 초중등 교육법에 따라 의무교육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모든 사람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다녔던 학교는 어땠나요? 지금의 학교도 똑같을까요?


  지금의 초등학교와 초등교육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다녔던 학교의 모습, 언론을 통해 확인하는 학교의 실태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만 비추어 현재의 교육 생태계를 파악하는 건 매우 제한적입니다. 정확하지가 않죠. 학교에 몸담고 있지 않는 이상, 학교라는 곳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학부모들은 대게 자신의 경험과 언론의 보도, 자녀에게 듣는 이야기 등을 통해 이러한 것들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까도 이야기했듯 정확하지가 않죠. 결국 초등학교와 초등교육에 대한 걱정과 염려, 불안을 완전히 떨쳐내기가 힘이 듭니다.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제가 몸담고 있는 초등교육의 생태계를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시키고자 합니다.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과 나름의 생각을 기록하면 초등학교와 초등교육을 정확히 모르는 학부모들에게 참고할 정도의 정보는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학교 밖에서 관찰한 것과 학교 내에서 관찰한 것은 차이가 있겠죠? 제가 관찰한 사실 또한 일부의 경험에 지나지 않고, 제가 재직하고 있는 기간은 초등학교의 사정을 완벽하게 설명하기에 턱없이 짧습니다. 학부모께서는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의 이야기를 진실로 듣기 보다는 이해를 하는 데 참고하는 정도로만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초등학교는 우리의 삶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내가 졸업한 교육 제도이기도 하고요, 우리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인생을 지탱할 수많은 가치들을 학습하는 곳입니다. 정말 중요한 곳이죠? 그 중요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들려주는 초등학교와 초등교육 이야기가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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