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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유리 Feb 16. 2020

#35.

-유일


 내가 만나온 사람 중에 정말 단 하나, 선생님 만이 유일했던 일이 있다.



 내 과거의 일들을 공유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신뢰의 척도였을 거라 생각한다.


 나 자신조차도 마주하기 힘든 내 아픔들을 그들에게 만남의 조건처럼 떠들어야 했던 일은 내게 너무 큰 괴로움이었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사연이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게 만드는 내 이미지를 부정하기도 했었다. 가리고 숨겨도 감춰지지 않는 내 슬픔들을 원망하기도 했었다.

선생님은 단 한 번도 나의 과거를 물어보지 않으셨다. 


  우습게도 나는 선생님에게 정말 많은 내 이야기를 들려드렸다. 아주 사소한 일들부터 너무 아픈 일들까지도. 그냥. 그럴 수 있었다. 그러고 싶었고. 그래도 괜찮다 생각했다.


 언제나 선생님은 자기 눈앞의 나만을 오롯이  주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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