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네 아빠? 당분간 보기 어려울 거다. 00 정신병원에 지금 입원해 있어. 금치산자 신청하려면 인지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해서 입원한 거니까 그렇게 알아.
아빠의 행방을 묻자 작은 아버지는 선심을 쓰듯 말해주었다. 아빠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택시를 타고 병원을 가서 아빠를 찾았고,
면회가 일절 금지된 아빠를 만났다
길고 긴 복도 끝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아예 차단된 환자들을 지키는 문이 있다. 그 앞에 건장한 남자 간호사와 여자 간호사가 문을 지키며 업무를 보고 있다. 여닫이 형태의 작은 문 안엔 환자들이 걷고 쉴 수 있는 큰 쉼터가 있고 그 공간을 기점으로 병실이 나눠지는 듯했다.
‘아빠가 저 안에 있다고?’
간호사들의 눈을 피해 복도 끝을 서성였다.
부지런하고 답답한 걸 싫어하는 아빠가 병실에만 있으실 리가 없으니까. 역시나 아빠가 병실 밖 쉼터 공간에서 왔다 갔다 걸으면서 운동을 하고 있었고, 밖을 쳐다보다 운명처럼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빠는 반갑게 웃으며 절뚝절뚝 문 쪽으로 다가와 톡톡~ 문을 쳤다.
(나) 아빠!!
사태를 파악한 간호사가 벌떡 일어나 샷시를 내렸다. 샷시가 점점 내려가자 아빠는 허리를 숙여 틈 사이로 나를 보려고 애썼다. 기절할 것 같았다.
(나) 저희 아빠 좀 풀어주세요. 네? 저희 아빠 퇴원시켜주세요.
병원 복도에 앉아 미친년처럼 울기 시작했다.
평생을 열심히 살았고, 갑자기 아픈 죄 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다 정신병원까지 오게 된 거지? 가족과의 소송이 화근이었던 걸까?
의사가 왔다. 그는 지금 아무것도 잘못된 것은 없으며, 아빠는 가족들의 합의하에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입원되었음을 건조하게 설명해줬다.
(나) 누가 아빠를 입원시켰나요?.
(의사) 00와 00가 사인했습니다.
(나) 저는 원치 않아요. 제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일이에요.
(의사) 우리나라 법규 상, 금치산자 신청 및 정신병원 입원은 1촌 가족 중 두 분이 동의하면 가능합니다.
그지 발싸개 같은 법.
돈을 지키기 위해 아빠를 정신병원에 2주 동안 입원시킬 수 있는 가족들이 나는 무서웠다. 이렇게 아빠를 막 대할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건 내가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깨달았다.
아빠를 입원시킨 가족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아빠 재산을 다 포기하는 각서를 쓸 테니 당장 퇴원시켜 달라고 울며불며 애원했지만 소용없었다.
피가 마르는 2주의 시간을 보냈다. 그 정신병원에서 아빠는 2014년 어버이날을 보냈다.
꽃집에서 가장 비싼 꽃 바구니를 사서 병실에 넣어드렸다. 내가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는 카드도 함께.
세상에서 제일 슬픈 어버이날이었다.
가족은 누군가에겐 가장 잔인한 관계다.
정신병원에 쉽게 아빠를 넣을 수 있는
법 때문에 평생 울 눈물을 다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