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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 Oct 05. 2022

오늘, 지금에 집중하기


돌아보면, 가장 답답하고 힘들었던 건 일상과의 결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곧 나름대로 균형을 맞추며 되찾을 일상이었는데도 그때는 그게 영원할 것만 같아서.


보고픈 영화는 혼자서라도 챙겨보는 게 크나큰 낙이었는데 영화는 언감생심이었다. 동네 친구는 새로 사귀어야 했고, 대부분 멀리 사는 친구들과는 만날 짬이 안 났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산책 시간도, 출퇴근하며 듣던 라디오도 더 이상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


또 돌아보면, 너무 완벽하려 했던 것도 같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으로 ‘이상’적인 육아 방식을 보면서 허덕이며 따라가려 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것 같고 끝없이 부족한 느낌. 왠지 모르게 졸이는 마음. 모든 게 서툴고 어려웠던 그 마음, 마음. 왜 그렇게도 무거웠을까.


모든 게 서툴고 어려웠던.



오늘, 지금에 집중할 것.


어쩌면 이 당연한 이치는 나에게 거의 생존의 문제였다. 그러지 못하면 당장 살 수가 없었으므로. 미래를 상상할수록 불안해졌다. 우울은 부정적인 미래를, 극단적인 상상을 불러왔다. 이러다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은 불안.


"지금에 집중하려고 해 보세요.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죠. ㅇㅇㅇ님이 원래 뭘 못하거나 그런 사람인 게 아니에요. 꼼꼼하고 실수하기 싫어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데, 평소라면, 평소의 에너지라면 그걸 잘 배분해서 해냈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 출산과 육아가 쾅, 하고 얹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그만큼 에너지가 나지 않는 것일 뿐이에요. 그냥 약 먹으면 나아요. 심플하게. 뭐가 문제인지는 본인이 잘 알아요."


오늘을 살면서, 지금에 충실하면서, 지금 해야 할 것들, 지금 중요한 것, 지금 즐거운 것, 지금 필요한 것을 충실히 할 것. 빠르게 결정하고 지나치게 신중하지 않고,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도, 너무 꼼꼼하게 하려고도 하지 않고, 책임감에 짓눌리지도 않고.


그래, 심플하게, 지금을, 살자.


그렇게 하나씩 일상 회복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담대하게 하나씩 해 나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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