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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의 하루 Jan 24. 2024

12주 차 - 단축 근무도 끝

이번주는 휴일이 많아서 연휴였다. 그리고 아내의 마지막 단축근무 기간이다. 국가에서 법으로 정해놓은 단축 근무 기간은 산모의 유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8주에서 12주까지 만이다. 이후에는 유산 가능성이 적어지고 안정기가 찾아온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출퇴근 지하철 환경 때문에 걱정이 많다. 그나마 단축 근무를 하면서 아내가 붐비는 퇴근 시간을 피해서 집에 안정하게 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다시 출퇴근 지옥철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출산 휴가를 미리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있다. 회사와 논의가 원만하게 된다면 아내의 출산 휴가를 미리 사용할 계획이다.


아내의 단축 근무 기간 덕분에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빠게 퇴근 후 병원 운영 시간에 맞춰서 갈 수 있었다. 안정기가 코 앞이라지만, 아내는 여전히 두통과 배 아픈 증상이 심해 예약 없이 당일에 병원을 찾아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병원에서 아가들한테 아무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받아보고서야 제대로 안심이 됐다. 아내와 내가 가입한 ‘마미톡’이나 ‘베이비빌리’ 같은 출산/육아 커뮤니티에서 12주에도 배 속 아가가 떠나버린 경우도 적지 않아,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우리 부부는 늘 불안한 느낌이다. 아내가 먼저 그런 슬픈 사연을 보고 공유해서 같이 눈물 흘린 일들도 많았다. 정보가 많을수록 더 불안해지는 것 같아 당분간 그런 출산/육아 커뮤니티 글을 찾아보지 않았다. 


병원을 자주 간만큼 초음파 사진을 다른 산모보다 좀 더 자주 찍었는데, 마지막으로 봤던 초음파 사진의 귀여운 아기 젤리곰은 사라지고 어느덧 다 자란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다소 외계악당? 같이 생겼다는 생각을 지울 수는 없었지만 머리, 뇌, 입, 눈, 몸과 길게 뻗은 손과 손가락이 보이니 이제 정말 사람의 모습으로 커간다는 게 신기했다. 몇몇 부모들은 아이들의 더 많은 초음파 사진을 찍기 위해서 필수 방문 날짜가 아닐 때도 병원에 간다고 들었다. 이렇게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알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첫 째 모모의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은 이제 정말 사람 같다. 그러다 카메라를 인식했는지 손을 갑자기 위로 번쩍 들어서, 마치 발표시켜 달라는 초등학생 같은 모습이다. 둘째 봉봉이는 늘 밑에 눌려있어서 사진에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 탓인지 사이즈도 조금은 작아서 걱정이다. 두 아이들 모두 뱃속에서 사이좋게 건강하고 이쁘게 무럭무럭 자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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