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숨왈츠
하나둘셋 하나둘셋 네가 숨쉰다
하나둘셋 하나둘셋 너의 가슴이 새근거린다
쉬이--익
콧구멍의 포동포동한 살결을 따라 들어간 공기는
포도송이 같은 폐포에 닿아 혈액 속에 산소를 내어주고
적혈구는 부지런히 온 몸을 돌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포마다 숨결을 불어 넣는다
콩닥콩닥 숨결 일렁인 자리마다
맥이 뛴다
구름 뒤에 숨은 달무리처럼
투명한 너의 살갗 아래로 숨결이 무리진다
하나둘셋 하나둘셋 네가 숨쉰다
하나둘셋 삐이-삑 하나둘셋 삐이-삑
불안한 경고음을 내며 너에게 숨을 불어넣던
인공호흡기의 단호한 일상을 기억한다
움푹움푹 패이던 가슴
들숨 한 번, 날숨 한 번
꼭꼭 씹어 밥을 먹듯 터벅터벅 쉬던 숨
무수한 경고들이 그림자 지던 그곳에서
나는 매일 두 번
하염없이 너의 숨을 바라보았다
잠은 너무도 어두워서
너무도 밤과 닮아
나는 어둠 속에 불안을 밀어넣고
가만히, 잠든 너의 날숨을 센다
하나둘셋 하나둘셋 포근히 오르내리는 늑골의 율동에
애써 안심하고
130밀리미터 작은 너의 발을 감싸쥔다
콩닥콩닥 나의 손 안에 너의 숨결이 춤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