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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PD Sep 18. 2023

골든타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라이브커머스 이야기 (3)

우리가 사건 사고 뉴스를 접할 때 자주 듣게 되는 단어 중 하나가 '골든타임'이 아닐까 합니다.

'골든 타임을 놓쳐서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의 일이라 해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골든타임은 보통 인명 구조 시 치료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간을 의미합니다만, 그 시간을 넘길 경우에는 결과를 돌이킬 수 없다는 뜻도 되므로 어찌 보면 꽤 잔인한 단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골든타임은 우리의 생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좁게 보면 라면이 익는 시간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할 것이고, 넓게 보면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는 시기에도 골든타임이 존재할 것입니다.


라이브커머스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바일 방송을 여러 번 진행하다 보면 여기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곤 합니다. 그것도 아주 처절하게 말이죠.

    


 

일반적으로 TV홈쇼핑은 SB(Station Break)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홈쇼핑에서 부르는 SB타임은 보통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나 종편 프로그램의 시작 전 혹은 종료 후의 광고 타임을 뜻합니다. 약 5분을 넘기 힘든 이 시간에는 채널을 돌리는 재핑 고객이 대거 유입되기 때문에 홈쇼핑 방송들은 이 순간을 잡기 위해 그야말로 사력을 다합니다.


SB타임 전략은 사실 간단합니다.

짧은 시간에 구매를 위한 필수 정보 및 지금 사야 하는 이유를 전달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당 시간의 PT 흐름은 구매를 위한 필수 정보(가격, 무이자, 구성) → 방송 중 혜택 → 이 방송의 의미 → 지금 사야 하는 이유가 연이어 빠르게 소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이와 좀 다릅니다. 라이브커머스의 주문은 방송 시작 시점에 주로 몰립니다. TV홈쇼핑의 SB타임이 방송 초반에 오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방송을 할 때 고객들이 가장 상품 조회를 많이 하는 시간대는 방송 시작 후 10분 이내입니다. 상품 조회를 거치지 않고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신장을 위해서 방송시작 후 10분까지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현상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나, 방송을 여러 번 운영해 보니 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는 대부분의 고객이 방송 알림 문자를 보고 들어오는 것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알림 문자를 받고 들어오는 고객들은 대략적인 방송 상품과 메인 혜택이 무엇인지 알고 들어오게 됩니다. 얼마간의 기대를 하고 들어왔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몇 분간 시청해도 사은품으로 준다고 하던 상품이 안 보인다거나, 00% 할인된 정확한 금액이 노출이 안된다면 그 고객들은 시청을 포기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요.


따라서 푸시 알림 문구와 방송의 결을 일치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고객들에게 인지부조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들어온 고객들을 구매로 이끌기 위한 초반 PT의 조건에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모 플랫폼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10분 이내 시청 고객이 전체의 1/3 정도이며, 구매를 할 때 품질보다는 가격을 먼저 본다고 합니다. 또한 가격이 저렴한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포털 사이트에서 가격비교를 하거나 단골 쇼핑몰의 해당 상품 가격을 본다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물론 품질에 대한 비중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방송 중 구매 혜택이 구매 결정을 할 때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도 90%에 달한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상의 내용을 가지고 초반 PT 전략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을 도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방송 시간 전체를 놓고 볼 때 방송 시작~10분 이내의 PT가 가장 중요합니다.


2. 첫 PT에는 오늘 가격과 혜택이 좋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는 다른 사이트와 비교를 해도 자신 있다는 정도의 임팩트가 있어야 합니다.


3. 가격이 괜찮다고 판단된 다음 품질에 대한 얘기를 들으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지점은 이 지점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따라서 품질에 대한 얘기는 가격과 연관을 지어 에지 위주로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알림 문자에 적힌 내용이 반드시 PT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5. 초반 PT를 할 때 화제 전환을 위해 상품과 별 관계없는 상황극이나 장황한 오프닝이 있지는 않은 지 유의해야 합니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초반 10분은 매출의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대를 그냥 흘려보내게 되면 당일의 좋은 매출은 요원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초반 10분 이후에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방송을 끝까지 지켜보던 고객들의 주문이 종료 전 몰리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다만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초반 10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라이브커머스 판매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매출에 대한 변수는 골든타임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이유야 무엇이든 매출의 향상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것,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알려주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에 있어서만큼은 골든타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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