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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PD Sep 25. 2023

황금시간대를 찾아서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라이브커머스 이야기 (4)

"언제 방송을 하는 게 좋을까요?"


라이브커머스 경험이 별로 없는 협력사와 미팅을 할 때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아마도 '언제 방송을 하면 고객들도 많이 시청하고 매출도 높게 나오느냐'는 말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협력사가 원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속내를 고백하자면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상품의 특성에 따라 공략해야 하는 시간대도 달라져야 하는 데다가, 고객이 많은 시간대라 할지라도 경쟁이 치열한 점을 감안하면 좋은 시간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명쾌한 정답을 알려드리고 싶지만 답을 낼 수 없는 질문이 바로 언제가 라이브커머스를 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냐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TV홈쇼핑의 경우에는 매출이 상대적으로 보장이 되는 프라임타임 시간대가 존재합니다. 지상파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들이 끼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SB타임을 끼고 있는 시간대가 TV홈쇼핑의 황금시간대가 됩니다.


방송 종료 10분 전까지 20%도 달성을 못하고 있다가 인기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재핑(zapping) 고객들의 주문이 쏟아져 순식간에 나머지 80%를 달성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프라임타임의 위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해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프라임타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오전 11시와 저녁 7시, 8시가 고객들이 모바일 라이브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시간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고객들이 있다고 그 시간에 하는 방송이 매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이유로 가장 큰 것은 역시 치열한 경쟁입니다.


저녁 8시를 기준으로 보면 한 플랫폼에서만 동시에 수십~수백 개의 방송이 송출됩니다. 게 중에는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가 출연하는 방송도 있고, 유명 브랜드의 초특가 방송도 있습니다. 그런 방송에 고객들을 뺏기게 되면 제 아무리 프라임타임에 방송을 한다고 해도 내 방송에 들어오는 고객은 매우 제한적일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고객들이 적게 포진해 있더라도 경쟁자가 적은 비프라임 시간대가 차라리 유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제가 정답이 없다는 말로 회피한다는 느낌을 받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답이 없다고 아무 때나 편성을 하지는 않을 거냐고 되묻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라이브커머스 기획사는 보통 저마다의 자료와 데이터를 가지고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시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최선의 정답은 모르지만 차선의 답은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식품 방송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오전 프라임 시간대와 저녁 프라임타임 시간대 중 어디가 더 적합할까요?


이 경우에는 당연히 식품의 속성을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같은 식품이라 하더라도 반찬용이냐, 아이들 간식용이냐, 아니면 술안주용이냐에 따라서 적합한 시간대가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술안주용으로 적합한 식품을 오전 시간대에 방송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기 마련이니까요.


따라서 일반적으로 자주 쓰는 방법은 시간대를 바꿔서 다양하게 테스트를 해보는 것입니다. 그런 후 테스트 방송 중 가장 지표가 잘 나온 방송의 시간대에 자원을 집중 투자하는 것이죠.


핵심은 첫술에 배부르려 하지 말고 얼마간의 탐색 기간을 거치라는 것입니다.

처음 방송을 할 때는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노출 적합한 시간대를 몇 개 골라 진행해 본 다음, 그중 가장 적합하다 생각되는 요일과 시간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정도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처음 몇 번의 시행착오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처음부터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은 라이브커머스도 예외가 아닌 듯합니다)




총소리만 안 들릴 뿐이지 오늘도 라이브커머스 업계는 전쟁 중입니다.

저마다 자신의 상품에 맞는 황금시간대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기획하고 그리고 방송을 진행합니다. 성공하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다시 모여 머리를 맞대고 개선점을 찾습니다.


그러나 말이 황금시간대일 뿐이지 정말로 대박을 주는 시간대와 플랫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급하게 대박을 기대하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 곳이 라이브커머스 세계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1800년대 중반 골드러시 시기에 한탕으로 부자가 된 사람보다 알거지가 된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서부로 떠난 그들로 인해 지역 개발이 된 것 또한 역사적인 사실인 것을 보면 모든 라이브커머스 관계자들을 리스펙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들의 그러한 노력들이 라이브커머스 업계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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